KTX-산천의 잦은 고장원인이 짧은 제작기간과 시험운전기간 때문으로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조급증이 빚은 예견된 결과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3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코레일 국정감사에서 유선호 민주당 의원은 “현대로템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당초 12개월로 약정된 시운전기간 중 제작사측인 현대로템이 8개월, 공사 측의 길들이기 시운전 2개월 등 총 10개월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또 “615회의 실제 시운전 중 582회는 야간에만 시운전하는 등 KTX-산천의 안정성 확보가 매우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KTX-산천 제작 후 본선 시운전 시 기존 KTX-1의 영업활동으로 시운전 노선을 확보할 수 없는 상태로, KTX-1의 영업이 끝나는 오후 10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5시 30분까지 야간에만 시운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간 시험도 영업운행 차량과 동일운행으로 진행돼 제대로 된 성능시험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KTX-1이 이미 영업 중이고 별도 시험노선을 갖지 못한 상태라면 시운전기간을 늘려서라도 야간 및 주간운전을 충분히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고속철의 조속한 도입을 희망한 철도공사의 조급증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고 결국 KTX-산천의 차량고장 다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유 의원은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프랑스 TGV 모델을 개량한 KTX-1의 경우 초도편성 시운전 완료시점까지 총 63.5개월이 걸렸고 간선형 전동차의 계약납기 기간이 33개월인 점을 비춰보면 KTX-산천의 제작기간이 얼마나 짧은지 알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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