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할수록 노래방은 호황

성매매와의 전쟁이 계속될수록 노래방은 점점 더 인기를 끄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성매매 단속이 노래방까지는 그 손길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노래방은 보도방을 통해 여성을 부르는 ‘기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속의 효과도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생겨난 노래방은 아가씨만 노래방에서 고를 뿐 직접적인 성관계는 같은 건물의 위층에 있는 가정집에서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따라서 성매매에 대한 단속이 심화될수록 오히려 노래방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특히 노래방은 일종의 ‘성매매 연계지’의 효과가 있어 남성들이 이곳에서 여성을 만난 뒤 밖으로 나가 모텔로 향하게 되면 단속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퇴폐 노래방의 현실을 취재했다.

아직 미혼인 직장인 A씨. 그는 몇 개월 전만 해도 정부의 성매매단속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도대체 왜 국가가 개인의 아랫도리를 관리하냐’라는 것이 그의 지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간에 성매매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늘 단속 걱정에 시달렸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최근 그는 이러한 걱정을 말끔하게 털어냈다. 자기 나름대로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노래방 도우미와 2차를 나가면 되는 일이었다. 이 간단하고 쉬운 것으로 이미 대한민국 정부가 진행 중인 성매매와의 전쟁이 무력화된 것이다.

A씨는 “솔직히 노래방을 잡지 않고 성매매와의 전쟁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웃긴 짓이 아닐 수 없다. 성매매란 것이 무엇인가. 돈을 주고 여성의 성을 산다는 것 아닌가. 마음만 먹으면 노래방에서 그런 일은 수백 번이라도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물론 사람에 따라서 2차를 가지 않겠다는 경우가 있지만 도우미를 부를 때 미리 업주나 보도방에게 이야기를 하면 그것도 사전에 해결되는 문제다”라고 밝혔다.

사실 A씨의 이야기처럼 성매매는 이렇게 쉽고 간단하게 노래방을 통해 이뤄질 수가 있다. 집창촌이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제는 특히 집창촌이 거의 폐쇄 지경에 이른 상태에서는 보다 변태적인 성매매가 문제시 되고 더욱이 노래방은 그중에서도 가장 선진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색다른 성매매 업소, ‘상가건물 노래방’

최근 생겨난 가장 기상천외한 퇴폐 노래방은 이른바 ‘상가건물 노래방’이라고 하는 곳이다. 이 노래방은 일단 거의 무조건 상가 건물의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상가건물의 위에 있는 가정집에서 성매매를 하기 위함이다. 그러니까 노래방 업주는 지하 노래방과 위층의 가정집까지 함께 임대를 해서 본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을 경험해봤다는 한 남성은 “친구들과 기분 좋게 1차를 한 상태에서 길거리에서 삐끼가 다가왔다. 예전에 강남의 한 지역에서 삐끼를 따라 단란주점에 갔다가 100만 원이 넘는 술값을 뜯긴 적이 있어서 처음에는 삐끼의 이야기도 듣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그 남자의 말이 우리는 노래방이기 때문에 술 같은 건 먹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단속의 염려가 없는 성매매고 강남의 삐끼를 이용한 술집이 아니니 안심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귀띔했다.

그가 따라간 곳은 한 상가 건물의 지하 노래방. 삐끼의 말처럼 그는 술도 시키지 않아도 됐고 간단히 노래방 비용 1만5000원만 냈다는 것. 그 후 3~4명의 아가씨들이 방으로 입장했고 그중에는 러시아 여성도 함께 끼어 있었다고. 주인의 말이 ‘여기서 그냥 재미있게 놀든 아니면 데리고 올라가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고 한다.

그가 찾아간 곳은 바로 위 3층에 있는 가정집이었다. 상가건물이어서 그런지 비교적 넓은 가정집이 있었으며 여성들이 이곳에서 생활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그는 그곳에서 본격적인 성매매를 했다고. 비용도 일반 성매매 비용에 비해 크게 비싼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 후 그곳의 단골 마니아가 돼 주변의 친구들을 소개시켜줬다. 그는 “처음엔 반신반의해서 갔는데 실제 가보니 이제까지 전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색다른 업소가 있었다. 이제는 불안하게 안마니 집창촌이니 그런 곳을 갈 필요가 전혀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렇듯 가정집을 이용하는 것은 단속하는 데 무척이나 어려움이 따른다. 확실한 첩보가 없이는 도대체 어느 곳이 일반 가정접이고 또 어느 곳이 성매매가 이뤄지는 곳이지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우미와 보내는 쾌락의 시간

최근에는 오전 12시에 문을 닫는 노래방도 생겼다. 일반 노래방은 손님이 거의 끊기는 새벽이면 자연스럽게 문을 닫지만 이곳은 오히려 새벽 4시 정도가 ‘피크 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 화류계 종사자들이 이 노래방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룸살롱 여성 도우미들뿐만 아니라 웨이터, 영업상무 등 화류계에 근무하는 남성들도 이곳에 와서 도우미를 찾는다는 것. 그들은 같은 업소내의 아가씨들과는 ‘썸씽’을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곳에 와서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하지만 이곳이 그렇게 단순히 스트레스만 푸는 곳은 아니다. 도우미들은 즉석에서 ‘펠라치오’ 등을 해주는 등 거의 변태적인 그룹섹스를 방불케 하는 서비스들이 이어진다는 것. 특히 이곳은 화류계 종사자들이 많이 오는 만큼 서로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진상을 부린다거나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노래방 도우미들조차도 이곳 업소를 선호한다.

이곳이 아침까지 한다는 소문을 듣고 최근에는 일반인들조차 ‘한번 제대로’ 놀기 위해서 이 업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마음먹고 다음날 아침에 들어갈 작정을 하고 이곳에 와서 도우미들과 쾌락과 환락의 시간을 보낸다는 얘기다.

하지만 노래방 도우미들의 문제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도우미들이 불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들이 바로 성병을 옮기는 ‘파이프라인’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실 룸살롱 등에서는 근무하는 여성들은 정기적으로 보건소 검진을 받아야 하는 것이 의무사항이다. 그러나 노래방 도우미의 경우 보건소의 성병 점검 대상에서 제외되다 보니 질병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음지에서 계속해서 전염이 될 수밖에 없다.

경기 외곽지역의 한 보건소장이 에이즈 환자의 감염경로를 추적해본 결과 차라리 룸살롱이나 집창촌에서는 성병 감염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 등에서의 무분별한 만남이 성병의 주요 감염 경로였다고.

특히 일반인들조차 노래방 도우미들을 ‘전문 직업여성’이라고 보지 않는 인식이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상당수가 주부나 대학을 휴학한 여대생, 혹은 원래는 직장에서 일을 하다 더욱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노래방 도우미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그녀들 중에서는 아예 직업적으로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을 뿐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는 ‘2차’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는 룸살롱 아가씨들보다 2차를 가는 횟수 등도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연령층이 점점 더 낮아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심지어 가출 여고생이나 좀 성숙한 여중생까지 이러한 노래방 도우미를 자처한다는 것. 짧은 시간 안에 돈을 만질 수 있고 거기다가 노래 부르고 술을 마시는 일이기 때문에 탈선 청소년들로서는 ‘돈도 벌고 놀 것도 노는’ 1석2조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노래방 단속이 더욱 어려운 것은 경찰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로서는 경찰력이 한계를 보이고 있어 신고가 들어와야만 단속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성매매와의 전쟁이 성공할 가능성도 점차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동석 헤이맨라이프 기자] www.heymanlif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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