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규리 가슴노출 파문

2006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바로 4인조 여성 그룹 씨야 멤버 중의 한 명인 남규리가 공연 도중 가슴이 노출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
사건 당시 객석이 멀리 떨어져 있던 터라 관객들은 이를 눈치채지 못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을 통해 남규리의 ‘노모자이크’ 사진은 인터넷에 퍼지기 시작했고, 네티즌들은 이 사진과 동영상을 퍼다 나르고 있다. 해당 언론이 실수로 ‘노모자이크’ 사진을 올린 것이라고 사과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확대되자 남규리의 소속사인 엠넷미디어 측은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는 사람들에 대해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이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12월 2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SG워너비’, ‘바이브’, ‘씨야’, ‘휘성’이 참석한 ‘빅 4콘서트’가 열렸다.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었다?
이날 참석한 가수들은 열정을 다해 성공적인 무대를 꾸몄고, 가수 이효리가 게스트로 참여해 신곡을 발표하는 등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하지만 문제는 공연이 끝난 후에 일어났다. 공연도중 씨야의 멤버인 남규리가 무대위에서 격렬한 춤을 추다가 어깨 끈이 풀려 가슴이 그대로 노출되는 일이 발행한 것.공연장이 워낙 컸기 때문에 객석에 앉아 있던 팬들은 남규리의 가슴노출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남규리가 무대 뒤로 가서 옷 매무새를 다시 고치고 나타났다는 것이 눈에 띄는 점이었다. 남규리의 가슴노출 사진이 인터넷에공개되지 않았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뻔한 사건이었던 셈.
하지만 이 불미스러운 사건은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순식간에 인터넷을 잠식해 버렸다. 일부 언론에서 남규리 가슴노출 ‘노모자이크’ 사진을 실수로 인터넷에 올리면서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대된 것. 이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인터넷에 올린 해당 언론사는 “모자이크 처리를 한 줄 알았다. 실수로 올린 것”이라며 남규리 측에 적극 사과를 했고, 이 사진은 인터넷에 올린지 2분만에 다시 내렸다. 하지만 발 빠른 네티즌들은 2분 동안 인터넷에 게재됐던 사진을 다운받아 순식간에 퍼뜨린 것. 뿐만 아니라 이날 공연됐던 남규리의 동영상도 빠른 속도로 인터넷을 통해 번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씨야의 소속사인 ‘엠넷 미디어’는 “사진과 동영상을 유포하는 사람들에게는 강력 대응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해당 매체, 휘성 ‘분노’ 이해 못해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상처를 받은 것은 바로 남규리 자신이다. 여성 4인조 그룹 ‘씨야’는 지난해 ‘여인의 향기’로 가요계에 데뷔한 신인그룹. 하지만 고급스러운 가창력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드라마 OST와 가요 순위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룹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씨야가 데뷔 이후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하는 첫 공식 공연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 공연을 위해 오랜시간 준비했는데, 첫 곡에서부터 남규리가 가슴노출 실수를 저질러 나머지 공연도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 사건이 일어난 이후 몇 차례나 더 무대에 올라 공연을 했음에도 침착하게 노래를 다 부르는 성숙한 모습을 보였으나, 사실 무대 뒤에서는 눈이 퉁퉁 붓도록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물론, 이런 남규리의 모습을 바라보는 동료 가수들의 마음이 편했을 리는 없다. 특히 이날 같은 무대에 올랐던 가수 휘성의 분노가 극에 다다랐다. 휘성은 자신의 미니 홈피를 통해 “한 사람이 몰래 겪어도 평생을 두고 힘들어 할 만한 일을 온 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든 사진기자에 분노한다”고 격한 감정을 토로해 화제를 모았다. 휘성의 이 말은 곧 미니홈피에서 삭제됐다. 하지만 휘성의 이 말 역시 네티즌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휘성이 지적한 대로 일부 언론에서 ‘선정성’의 미끼로 남규리의 가슴노출 사진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보는 것에는 무리가 따른다. 해당 언론사에서는 자신들의 실수를 알아채고, 곧바로 인터넷에서 기사를 삭제했고, 남규리 측에도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자와 만난 해당 매체의 한 사진기자는 “이번 사건은 우리의 잘못이 분명히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제3자인 휘성이 자신들을 몰지각한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노이즈 마케팅’ 논란도
그렇다면 이 사건을 지켜본 팬들의 반응을 어떨까. 팬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잘하려고 했던 남규리가 불쌍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자신들의 이름을 건 첫 공연을 그렇게 망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는 것.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사건에 고의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명,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것. 노이즈 마케팅이란, 일부러 사건을 터뜨리거나 부각시키면서 가수나 연기자의 인지도를 상승시키는 마케팅을 일컫는다. 한 네티즌은 “남규리가 이번 공연에서 가슴노출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며 “안무가 격렬하다면 안무에 어울리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올랐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사실 이날 남규리의 의상은 짧은 미니스커트에 끈이 없이 어깨라인이 전부 드러나는 민소매를 입고 나왔다. 그 짧은 상의를 지탱해주는 것은 투명한 패션 브래이지어 끈 뿐이었다. 하지만 그 얇고 투명한 브래지어 끈은 남규리의 격렬한 움직임 때문에 공연 도중 풀어졌고, 결국 가슴이 노출되는 사고를 일으킨 것.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은 “사고는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는 의미있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노출 팽배한 연예계
사실, 이날 공연 안무가 격렬하다면 의상에 좀 더 주의를 기울려야 했음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요즘 연예계에는 ‘벗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선정성’ 노출이 심해지고 있다. 때문에 남규리의 의상이 댄스와는 상관없이 노출이 많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이번 사건은 연말 공연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의도된 상술’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지도 모르나 적어도 ‘사전 준비가 소홀했다’는 점에서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고의성 논란에 대해 “스무살 초반 여가수가 가슴을 노출하면서 까지 얻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 있겠냐”며 이런 논란을 오히려 어이 없이 바라보기도 한다. 여하튼 남규리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자신이 원했건, 원치 않았건 한주 내내포털 사이트 검색순위 1위를 달릴 정도로 폭발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한 순간의 실수로 치부될 수 있었던 사건이 일부 언론의 실수로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피해자인 ‘남규리’가 톱스타 못지않은 지명도를 얻고 있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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