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이정표로 신당 윤활유 역할 하겠다”

공천탈락 후보?문재인보다 의정활동 잘했다
상징성 등 확보 위해 이젠 안철수가 중심돼야

[일요서울박형남 기자] 광주·전남이 뽑은 국감스타, 의정대상, 대한민국 헌정대상. 올해만 10여 개의 상을 휩쓴 무소속 황주홍 의원의 활약상이다. 국회의원을 지내는 동안 온갖 어려움을 겪었던 황 의원의 그늘진 얼굴에도 비로소 미소가 번졌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쓰라리다. 19대 국회에 더불어민주당(전신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마크를 달고 입성했던 만큼 당을 떠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게다가 탈당 과정에서 문재인 대표를 비판했고, 더민주당 일부에선 공천탈락 리스트후보 한 명이 탈당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반박할 만도 하지만 황 의원은 강진군수 시절처럼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무소속으로 강진군수에 당선됐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황 의원은 일에 더 열중했다. 19대 국회에서 열정과 그 능력을 인정받은 황 의원은 호남 발전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일요서울이 여러 차례 황 의원을 찾았을 당시에도 업무로 매우 바빴다. 심지어 문재인 대표가 사퇴하지 않자, 동료 의원들과 심야회동을 갖는 등 의정활동 및 현안활동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면서 더민주당 주류 일각에서는 공천을 받지 못하는 인사들이 대거 탈당했다고 비아냥거리는데.
 떠나는 나를 보고 좋은 이야기 해주겠는가. 이해한다. 며칠 전 국회로부터 입법 우수의원상을 받았다. 최상위권 의원들에게만 주는 상으로 알고 있다. 상금도 조금 받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내가 문재인 의원보다는 더 의정활동을 잘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웃음)”
 
- 안철수 신당에서 황 의원은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
 “21세기의 대한민국은 실력과 책임감과 애국심이 있는, 그런 수준 높은 야당, 국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정당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신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초 어떤 신당이든 개인 이름이 붙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해 제3지대 창당을 구상했었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이다.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당초 예상보다 강한 바람이 불고 있고 전국적으로 세가 불어나고 있다. 전국적 상징성과 정당성을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제는 안철수 의원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박준영·천정배·박주선·김민석·정동영 등과의 연대 의지도 동시에 천명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신당 세력의 단일 대오를 위한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다. 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에서만이라도 야권 후보들 간의 단일화를 이뤄내서 여당 대 야당의 1 1 대결구도를 만들어내는 일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그렇게 하면 수도권에서 야당 후보들끼리 경쟁을 피할 수 있게 되어 야권 분열에 따른 공멸의 위험성과 불안을 제거할 수 있다.”
 
- 개인적으로 힘든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일에 끊임없이 매진하고 있는데 농어촌 지킴이라는 별명을 얻은 배경은.
 국회 내에서 가장 충실한 질의와 독창적인 대안을 제시했다고 언론에서 그렇게 평가해준 것 같다. 사실 농어촌 문제는 지역구민들과의 약속이기도 했다. 그로 인해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들어와서 시종일관 농업·임업·축산업·수산업 지킴이로서 역할을 다하려 했다. 7만톤 추가 격리를 이끌어내 당정도 이를 반영해주었고,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인하 철회 및 동결을 비롯해 쌀 문제 해법을 제시해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 야당에 몸담으면서 공공기관 개혁에도 앞장섰다는 평가에 대해.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기강해이 문제를 집중 질타해 즉각적인 개선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일례로 농촌진흥청이 직원 자녀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부조리한 실정을 지적해 개선책을 약속받았다. 그런가 하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골프 동호회를 운영하고 기관이 지원비까지 대주고 있는 부당함을 지적해 재단은 즉각 동호회를 해체시키는 성과도 거두었다. 이 외에도 농어촌공사가 농업용수를 골프장에 판매하는 문제 등을 지적해 관심을 받기도 했다. 공공기관 개혁의 선봉장이라는 언론 평가도 받았다.”
 
- ‘일벌레처럼 느껴진다. 각종 상을 많이도 수상했다. 가장 큰 문제가 선거구 획정이다. 여전히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농어촌지역구가 큰 위기를 맞고 있는데.
“14대 선거 때 73곳이던 농어촌 선거구가 이제 23곳에 불과하다. 농어촌 선거구가 없어지는 동안 400만 농어민을 대변하는 목소리는 작아졌고, ·농 간 격차는 더 커졌다. 농어민의 주권과 대표성이 더 이상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각오로 농어촌선거구 지키기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 여야 의원들과 함께 41일 동안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했고, 2차례의 대규모 상경집회와 2일간의 양당 대표실 점거 농성을 했다. 선거구 획정이 통과되는 그날까지, 농어촌선거구 마지막 1석까지 지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다.”
 
- 19대도 마무리돼가고 있다. 지난 소회를 밝힌다면.
저는 부족한 사람이다. 그래서 지역민들이 보내주시는 신뢰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단 1, 1초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 늘 저를 단련한다. 앞으로도 더욱 낮은 자세로 성실히 일하며, 저의 모든 역량을 지역발전과 정치쇄신을 위해 쏟겠다.”
 
- 여담이다. 본지 보도와 관련해 황 의원이 상당한 고초를 겪은 일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소회를 말씀해달라.
언론의 보도 기능은 충분히 이해한다. 법적인 절차를 밟던 중 그래도 양측이 원만하게 타협점을 찾아 잘 마무리되어 다행이다. 만약 이 문제의 진실을 제대로 살피지도 않은 채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이를 악용하려 한다면 일요서울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해달라. (황 의원은 농담 섞인 어조로 여차하면 박형남 기자가 지역구에 내려와 마이크를 잡아줘야 해요.”라고 본지 기자에게 말했다. 이에 본지 기자는 당연히 그렇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 마지막으로 19대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쉴 틈 없이 달려온 4년이다. 성과도 많았지만, 아직 미완의 꿈도 있다. 저는 그 누구보다 절박하게 야권의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당이 국민의 생각을 좇는 대중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래서 이념에 치우친 당을 바로 세워보겠다며 최고위원 선거에도 출마하고, 진언도 하고, 동료 의원들과 힘을 모아봤지만, 결국 두터운 벽에 막혀 몸 담았던 당을 바꾸지 못했다. 죄송스럽다. 그러나 오직 국민을 이정표로 삼는 새로운 정치개혁의 날갯짓은 이제 막 시작됐다. 부디 날개를 펴고, 국민의 삶에 새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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