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발 국민의당 ‘녹색바람’ 확인될까
-리턴매치에 새누리당 원영섭 도전장


[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20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운동 마감 시간이 24시간도 남지 않았다. 이 가운데 전통적 야당 강세 지역인 서울 관악구갑 선거구가 들썩이고 있다. 친구 사이인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성식 국민의당 후보의 4번째 리턴매치에 새 얼굴인 원영섭 새누리당 후보까지 가세해 경쟁구도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관악갑은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후보와 국민의당 김성식 후보가 네 번째로 맞붙는 곳이다. 둘은 서울대 77학번 동기이자 17대 총선 때부터 맞수였다. 17, 19대 때는 유 후보가 승리했고, 18대 때는 김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달 28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유 후보가 31.2%, 김 후보가 21.4%를 얻었고, 원 후보는 18.3%였다.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후보 선거캠프는 당선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현역 의원인 유 후보는 신림선 경전철 사업 확정 등 19대 국회 때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유 후보는 “경전철뿐만 아니라 제2 서울대 사대부고 유치 등 지역 숙원을 누가 풀어줄 수 있는지는 분명하다”라며 “다른 후보들보다 오차 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에 이변은 없다”라고 확신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후보 캠프 역시 승기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김후보는 “전날 안철수 대표의 관악구 방문을 계기로 녹색바람이 불기 시작했다며 주민들 눈빛이 달라졌다. 민심이 이제는 정말 넘어온 거 같다”라고 밝혔다.

관악구는 호남발 국민의당의 ‘녹색바람’이 수도권에 상륙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 지역이다. 이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이틀 연속으로 김성식 후보(서울 관악갑) 지원에 나서 마치 자신의 선거를 치르듯 각별히 챙기는 모습이었다. 가장 많은 시간을 김 후보에게 할애하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제가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김성식 후보입니다. 20대 국회 열리면 버릇처럼 고질병 도져서 싸울 겁니다. 그때 국민의당이 민생문제 해결 방법 내놓게 되고 그러면 1번 2번도 국민의 압력에 굴복해서 해결에 동참할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제가 국회에서 활동하면서 여러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을 만날 때마다 18대 국회에서 김성식 후보가 했던 일들을 듣게 됩니다. 현장 곳곳에서 제대로 이야기를 듣고 그걸 법안으로 제출해서 결과를 내는 사람이 바로 김성식 후보입니다"며 김 후보를 치켜세웠다.

한편 새누리당은 미소 짓고 있다. 두 라이벌 간의 혈투에 야권 분열로 인한 어부지리 표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원 후보는 10일 "서울대 제2 사대부고를 반드시 유치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원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대 제2 사대부고 유치를 오랫동안 거의 모든 선거에서 관악 정치인들의 주요 공약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관악의 숙원사업" 이라며 이 같은 공약을 밝혔다. 이어 그는 "'하겠다는 공약만 내세우는 것은 추상적인 구호 정치, 낡은 운동권 정치에 불과하다"면서 "원영섭은 문제점과 원인에 대한 분석부터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 관악 갑 지역에는 유기홍 후보와 김성식 후보뿐 아니라 정의당 이동영 후보와 민중연합당 연시영 후보까지 가세했다. 야권 분열이 심화됐다. 여당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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