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얻으려 ‘훌렁’…“유명해진다는데 뭘 못해”

연예인 부럽지 않은 인기·수입…자극적 방송 ‘눈살’
은밀한 사생활·도 넘은 콘텐츠…“별풍선이 뭐길래”

[일요서울 | 신현호 기자] 연예인 못지않은 높은 인기와 수입을 자랑하는 직업이 있다.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BJ(방송진행자)가 그 주인공. 먹방을 시작으로 1인 인터넷 방송은 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고, 색다른 재미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수많은 스타 BJ도 배출됐다. BJ들은 돈과 인기를 얻기 위해 자극적인 방송을 경쟁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각종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특히 BJ들의 은밀한 사생활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인터넷 방송국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던 걸그룹 출신의 유명 여성 BJ A씨가 성매매 의혹을 받았다. 이 BJ의 열성 팬으로 알려진 이모씨가 자신이 A씨에게 1억 원 상당의 ‘별풍선’을 주고 성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면서다.

별풍선은 아프리카TV 시청자들이 BJ에게 주는 시청료 개념의 선물로, 한 개당 가격은 100원이다. 많은 시청자 수와 충성 팬들을 확보한 BJ의 경우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 실제로 일부 BJ의 경우 연간 수십억원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이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A씨에게 1억 원 상당의 별풍선을 줬다고 주장했다. 별풍선의 대가는 만남이었다. B씨는 이후 10월 1번, 11월 3번, 12월 6번, 1월 2번 등 4개월 동안 12차례의 성관계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 씨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해당 BJ의 나체 사진을 유포하기까지 했다. 이후 이 씨는 BJ A씨로부터 ‘방송 스케줄 때문에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1000만 원을 돌려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입금 내역, 데이트 사진 등도 차례로 공개했다.

이같은 폭로에 A씨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며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13일 A씨는 자신의 개인 방송 게시판에 해명 글을 올렸다. A씨는 이 글에서 “성매매가 아니라 호감을 느껴 잠시 교제를 한 것이며, 그 이후 B씨가 스토커에 가까울 정도의 이상한 집착으로 인해 헤어지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이 씨에게 지난해 5월부터 결별하기까지 1억 원에 가까운 별풍선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교제나 성관계를 대가로 받은 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앞서 1000만 원을 돌려준 것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고 연락하지 않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줬을 뿐이라고 밝혔다.

A씨는 “이제 둘 사이에 법정 싸움이 될 것 같다.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욕설과 폭언 속에서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며 “더 이상 끌려다니지도, 피하지도 않고 당당하게 필요한 자료들을 공개해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송사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사건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이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다.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7일 오전 흉기로 복부를 자해해 과다 출혈로 숨졌다.

이 씨는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직업도 없었다. 지난해까지 가스배달 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에는 부모에게 2000만 원을 받고 관계를 정리하자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해당 사건은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성관계 영상, 성상납까지

인기를 얻기 위한 BJ들의 도 넘은 방송 행태가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부 BJ의 경우 여성의 신체를 몰래 찍어 방송하는가 하면, 심지어 미성년자와 2대 1로 성행위를 벌인 장면을 내보내 재판에 넘겨졌다.

BJ B씨와 C씨는 서울 강남구 원룸에서 미성년자 D(18)양과 남성 2명의 2대 1 성관계 장면을 유료 시청자에게 방송한 혐의(음란물 유포 등)로 지난해 말 불구속 기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인터넷방송을 통해 음란방송을 사전에 알린 뒤 2만 원 이상을 낸 유료 시청자 300여명에게 성행위 장면을 20여분 정도 방송해 보여주고 700여만 원을 받아 챙겼다.

채팅으로 섭외한 미성년자 D양에게는 출연 대가로 50만 원을 건넸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4~5월에도 두 차례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일대 거리에서 인터뷰를 빌미로 여성들의 동의 없이 다리 등 특정 신체 부위를 촬영, 인터넷 방송을 통해 내보낸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로 서울중앙지검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여성의 신체 사진 방송에 대해 “인터뷰하기로 합의하고 촬영한 영상을 내보낸 것 뿐”이라며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고 있다. 이들은 시청자들로부터 별풍선을 받아 수익을 내기 위해 이런 방송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B씨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여자친구 E씨를 성상납의 도구로 사용했다는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5일 새벽 아프리카TV에서 활동을 하면서 특정인들에게 여자친구를 포함한 여성들을 상납했다는 충격적인 폭로를 했다.

B씨는 한 방송을 통해 “지인이 ‘누군가 내 여자친구를 마음에 들어 하는데 나한테 좀 소개시켜달라’고 하더라”면서 “술자리 한 번 갖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이후 약속을 잡고 만나 술을 마셨다. 그 사람이 주변에 성형한 여자애들이 많아서 풋풋한 대학생 같은 여자를 원한다고 말했다”면서 “은연중에 본인이 하는 공식방송 이야길 하면서 베스트BJ를 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번 가진 술자리에서 B씨는 술에 취한 여자친구를 그의 방에서 잠자리를 갖게 했다고 털어놨다.

폭로가 진행되는 가운데 아프리카TV 운영진은 이용정지 경고창을 띄우고 방송은 종료 됐다. 이후 성상납 논란이 온라인을 통해 일파만파로 퍼졌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자신의 성공을 위해 여자친구를 성상납 도구로 사용하다니 제정신이냐”면서 그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일부에서는 인터넷 방송국의 별풍선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인터넷 방송국 관계자는 “자극적인 방송을 할수록 사람들이 몰려들고 별풍선을 쏘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라면서 “BJ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는 만큼 도덕적인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h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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