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가율 좋은 차가 팔 때도 좋아정보가 내 중고차 값 결정한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경기회복이 더딘 경우 소비자들이 신차 대신 중고차를 선호하는 동시에 자신이 타던 중고차를 되팔아 이익을 얻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반사이익을 얻는다. 또 그렇다 보니 소비자들의 중고차 가격방어율(감가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요서울]은 현재 우리나라 중고차 시장이 얼마만큼 커지고 있는지, 소비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감가율 좋은 차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자세히 들여다봤다.

신차 대비 거래량 급증…최대 50조 원 규모 예상 
고급세단보다 SUV가, 대형차보다 경차가 ‘인기’

국토교통부 자동차 이전등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체 중고차 거래량은 57만2599대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 중고차 거래량을 기록한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3만374대 많은 수치다.

중고차 할부금융시장도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 상황에서 캐피털사도 공격적인 영업에 돌입했다. 중고차 매물  신설, 온라인 중고차 시세 홈페이지 오픈 등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의 규모도 중고차 거래 시장과 비례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례로 중고차 할부금융시장에 진출한 신한은행의 중고차 대출잔액은 2013년 1월 188억 원에서 지난해 말 2334억 원으로 3년 동안 12.4배 늘었다.

이러한 현상과 관련해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차 대비 중고차 거래량을 비교했을 때 국내 중고차시장은 성장 여력이 남았다”며 “신차 대비 중고차 거래량이 프랑스·영국 등 유럽과 비슷한 3배 수준까지 증가하면 국내시장은 최대 50조 원까지 성장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고차 매매 시장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새 차를 살 때 어떤 차를 사야 되팔 때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감가율이 좋은 차를 고르기 위해선 다양한 정보 수집이 요구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감가율은 신차처럼 화려한 홍보나 프로모션 없이 시장에서 검증된 인기와 내구도 등의 평판으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참조하기 가장 좋은 지표라는 의견이 많다.

통상적으로 중고차 시세는 차의 연식과 주행거리가 1차 가격대를 형성한다. 한 중고차 전문시장 관계자도 “차종도 차종이지만 일단 연식이 오래되고, 주행거리가 많으면 당연히 차 값이 상당히 떨어진다. 외제차도 ‘연식+주행거리=중고차값’이라는 공식을 거스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연식과 주행거리가 비슷하다는 가정에는 가격 방어율이 좋은 차로 SUV차량이 꼽힌다. 또 브랜드 역시 감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차량 색상은 무채색 계열이 인기가 많다. 그 외에는 판매자의 흡연 여부, 차량관리 상태 등이 감가율을 조정한다.

SK엔카가 차종별 시세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감가율이 가장 낮은 차종이 SUV로 나타났다. SUV 2012년식 국산차 기준 감가율은 평균 31.8%다. 평균 감가율이 43.1%인 대형차에 비해 10% 넘게 감가율이 낮은 것이다.

일례로 현대차 투싼ix 2012년식이 30.2% 감가율을 보였고 같은 연식의 기아차 뉴 소렌토 R은 2364만 원으로 감가율이 17.8%였다. 다음 순서로는 경차(36.95)-소형(37%)-중형(43.1%)-대형차(43.1%)가 뒤를 이었다.

소형차 중에서는 2012년식 기아차 올 뉴 모닝이 36.3%, 뉴 SM3 RE는 38.6%의 감가율을 보였다. 수년째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SUV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경차가 매매회전율이 좋아 시세 변동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대형차는 수치상으로도 부진한 감가율을 보인다. SK엔카의 엔카매거진이 2016년 5월기준 SK엔카닷컴에 등록된 2013년 출고 신차 중 지난 3년 동안 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국산차를 조사, 발표한 결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체어맨, 에쿠스 등의 대형차들이 대거 순위에 포진한 것이다. 엔카매거진은 “대형차는 유지비를 고려해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한정되어 있으며, 소비자의 특성상 신차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 중고차를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라는 설명이다. 세단 역시 해치백 모델에 비해 찾는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적어 상당폭의 감가율을 기록했다. 또한 동급 모델일 때 신차 판매량의 비중이 적은 브랜드의 모델들은 중고차로 되팔 때 제값을 받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실제 브랜드별 감가율은 기아차가 35.4%, 현대차36.5%, 르노삼성 39.1%, 쌍용차 39.5%, 한국GM 39.7%을 기록했다. 수입차는 2012년식 기준 아우디가 38.9%로 가장 소폭의 감가율을 자랑했고 폭스바겐, BMW, 벤츠, 닛산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중고차 매매상은 “중고차 시세는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결정한다고 보면 된다”면서 “소비자들이 찾지 않는 차량은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새 차를 살 때 ‘남들과 다른 차’를 선호하면 당연히 중고차 시장에선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앞으로 중고차의 정비이력이나 주행거리 등 중고차 매매업자가 보는 정보를 누구나 직접 볼 수 있게 돼 안전한 중고차 거래를 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됐다는 평가다. 꼼꼼하게 알아보기만 하면 피해를 입는 경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지난 15일 국민권익위원회는 그동안 자동차민원 대국민포털(이하 대국민포털)을 통해 중고차 매매업자 등 자동차 소유자에게만 제공되던 자동차 세부 이력정보를 매매용 중고차에 한해 일반에 공개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도 2005년 2월 중고차에 대한 성능·상태 점검 제도를 도입하고 2015년 10월부터는 대국민포털을 통해 중고차의 세부이력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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