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부터 이열치냉까지…기업들 이색 상품 열전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우리나라 유통가 및 소비재 기업들이 여름 특수를 잡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름철 기온과 폭염 강도가 상승하면서 기존 여름 제품들은 때 아닌 특수를 맞이했고, 후발주자들은 소비자들의 더위를 식혀줄 참신하고 기발한 상품을 개발, 출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올해 여름은 ‘이열치열(열(熱)은 열로써 다스린다)’과 ‘이열치냉(열은 냉(冷)으로 다스린다) 전략이 인기를 끌면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일요서울이 올해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줄 상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찾아봤다.

뜨거운 맛 vs 시원한 맛, 식음료 시장 전략 경쟁 활발
유통가 여름행사 봇물…가전·화장품은 이미 함박웃음

먼저 외식·식료품 시장은 이열치열 대 이열치냉의 대결이 두드러지는 곳 중 하나다. 건강을 챙기기 위한 여름 보양식과, 간편하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상품들이 줄을 잇는다. 실제 올해 여름은 몇 년 전부터 매운 맛을 강조한 음식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에서 착안된 이열치열 음식이 유행이다. 많은 업체들이 무더운 날씨를 잊으려 별미를 찾아 나선 소비자들을 유인하려는 계절 메뉴 개발에 열을 올린다.

일례로 웰빙 죽 전문점 본죽은 화끈한 불맛을 강조한 여름 한정 메뉴 불짬뽕죽을 지난달 20일 선보였다. 또 이랜드 외식사업부가 내놓은 불 마그마 딥디쉬 피자, 박대박부대찌개의 해물짬뽕과 부대찌개, 스쿨푸드의 닭갈비 덮밥, 아워홈의 이열치열 세트 푹 고은 감자탕·육개장 등 역시 보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매운 맛이 느껴지는 이열치열 메뉴다.

이진영 본아이에프 경영지원실장은 “여름철이면 매운 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매운맛과 불맛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불짬뽕죽을 새롭게 출시하게 됐다”며 “깊은 짬뽕의 맛을 죽으로 만날 수 있는 이색 메뉴인만큼 매운 맛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딱 맞는 여름 별미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통적인 이열치냉 전략도 만만치 않다. 샘표의 국수 전문 브랜드인 ‘그때 그 추억 샘표국시’가 여름을 맞아, ‘샘표 동치미 물냉면’과 ‘샘표 비빔냉면’ 등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냉면 신제품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맛있게 냉면을 즐길 수 있도록 면, 육수, 비빔장 및 소스를 1인분씩 개별 포장해 만들었다. 샘표는 냉면 신제품 2종 출시를 기념해 지난달 22일까지 샘표 공식 페이스북과 블로그를 통해 ‘이열치냉’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도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빙수 3종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때 그시절 국산팥 빙수를 필두로 새로 출시한 코코넛 딸기 블라썸 빙수, 망고 소르베 빙수 등으로 소비자들의 입맛 잡기에 나섰다.

그 외에는 SF이노베이션의 감성주점 브랜드 ‘김작가의 이중생활’ 골뱅이무침과 시원한 물회를 곁들인 ‘큰구슬우렁이 물회, 이연FnC 한촌설렁탕의 여름 한정 신메뉴 ‘한촌 냉면’ 2종, 면요리전문점 ‘국수나무’의 냉국수, 열무국수, 콩국수, 메밀소바 등이 이열치냉 여름 대표 인기 상품들이다.

외식·식료품 시장이 이열치열과 이열치냉으로 활발한 홍보전략을 펼치고 있다면 그 다음으로 유통가를 비롯한 의류, 화장품, 가전, 여행업체들은 ‘무조건 더 시원하고 가벼운 상품’과 ‘지친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행사’로 승부수를 던진 모습이다.

앞서 코엑스몰은 지난달 22일부터 약 한 달간 코엑스몰 곳곳에서 참여 이벤트와 여름에 어울리는 공연, 경품 행사를 진행하는 미리 바캉스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있다. 오는 7일에는 추억 속 여행사진을 그림으로 그리는 여행드로잉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된다. 

이에 질세라 아이파크백화점은 다른 백화점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여름 정기세일에 돌입했다. 지난달 24일을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24일간에 걸쳐 여름 정기세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올해 여름 세일은 즐거운 여름을 뜻하는 ‘하하호호’를 슬로건으로,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을 맞이하기 위한 할인행사와 경품이벤트가 준비됐다.

롯데홈쇼핑 역시 지난달 2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Enjoy Summer 당신이 선택한 즐거움’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지난달 20일 밝혔다. 추첨으로 두바이, 몰디브 등 해외 여행권과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증정한다. 

복합쇼핑몰 경방 타임스퀘어는 쾌적한 실내 데이트를 계획하는 고객들을 위해 다채로운 할인행사를 준비했다.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이번 프로모션은 패션 브랜드부터 주얼리, 라이프스타일 숍, 식음과 뷰티 브랜드들까지 만나볼 수 있어 실내 데이트족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한편 이미 여름 특수를 톡톡히 보면서 함박웃음을 짓는 업체들도 많다. 쿠팡이 지난 5월 13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약 한 달간의 여름 상품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여름 가전과 화장품·수영복 등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평균 133% 늘었다.

오픈마켓 옥션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지난달 7일부터 13일까지 최근 일주일 동안 워터파크 입장권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0% 올랐다. 수영복과 물안경, 튜브 등도 각각 400%, 63%, 43% 씩 오르는 등 이른 무더위에 물놀이를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름 특수 상품의 대명사인 에어컨 판매도 급증하면서 가전시장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는 올해초 출시한 신제품들이 판매돌풍을 일으키면서 몰려드는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고 있다.

특히 가전업계가 올해 선보인 에어컨 신제품은 기존 제품에 비해 전기료 절감은 물론 공기청정 기능까지 갖춰 초미세먼지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김홍직 쿠팡 실장은 “지난해 대비 더위가 빠르게 찾아오면서 가전, 화장품, 비치웨어 등 전반적인 여름 상품의 구매 시점도 빨라졌다”며 “쿠팡은 날씨 변화에 따른 소비자 수요를 적극 반영한 기획으로 고객 만족을 극대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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