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침드라마 ‘내 곁에 있어’이윤지
KBS 1TV ‘열아홉 순정’에서 ‘푼수 윤정’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탤런트 이윤지가 MBC TV 아침드라마 ‘내 곁에 있어’에서 ‘억척 은주’로 탈바꿈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윤지는 ‘내 곁에 있어’에서 엄마(최명길)에게 버림받고 동생을 돌보며 씩씩하게 생활하는 ‘억척녀’로 등장한다. 사랑에 목맸다가 뒤늦게 모성애에 눈뜨는 엄마를 차츰 이해하는 딸이다. 드라마 쵤영전 대본 연습에 한창인 이윤지를 여의도 MBC에서 만났다.


‘내 곁에 있어’는 ‘황금마차’, ‘보고 싶은 얼굴’을 연출한 이형선 PD가 메가폰을 잡고, ‘이브의 모든 것’의 박지현 작가가 극본을 썼다. ‘내 곁에 있어’는 어린 남매를 버리고 재가에 성공,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어머니와 버림받은 딸간의 애증과 갈등이 주요 줄거리.

“극중 은주는 외할머니(정혜선)의 계략으로 사랑하는 애인(김정욱)을 빼앗겨요. 일하는 병원의 원장(임채무) 부인이 자신의 친어머니임을 알게 된 은주는 그만 연인의 아이를 유산하고 말죠. 악에 받친 은주는 일부러 원장에게 접근하며 친어머니를 향해 복수극을 시도해요.”

은주 혈육의 세상살이는 딱하기 그지없다. 노숙생활을 하는 아버지에게는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고 남동생은 교도소를 들락거린다. 친어머니에 대한 주인공의 증오가 점점 커질 수밖에 없을 터.

“미워하지만 뒤돌아서면 애잔해지는 어머니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게 가장 힘들어요. 온몸에 힘을 빼고 캐릭터에 몰입하고 있어요. 아직은 은주의 아픔, 증오, 애정을 100% 이해할 순 없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어느 순간 그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요? 예쁘게 지켜봐 주세요.”


“윤정 연기 힘들었어요”
이윤지는 모성애를 다룬 ‘내 곁에 있어’에 출연하며 새삼 어머니의 내리사랑에 탄복하기도 한다.

“부자관계는 잘 모르겠지만 어머니와 딸 사이의 감정교류는 정말 독특한 데가 있어요. 요즘 제가 촬영 때문에 종종 새벽에 집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때마다 엄마가 제 침대에서 주무시고 계세요. 엄마는 저를 보며 그날 있었던 일을 화제로 한참 수다를 떨죠. 마치 어렸을 때 제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엄마를 쫓아다니며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엄마와 딸 모두 나이를 먹으면서 또 하나의 관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친구사이’다.

“30, 40대가 되면 그 느낌들이 더욱 가중이 될 것 같아요. 나중에 딸을 낳고 어머니가 됐을 때는 또 다른 느낌이 들지 않을까요.”

이윤지는 ‘내 곁에 있어’에서 맡은 은주와 ‘열아홉 순정’의 윤정 중 어느 쪽이 실제 자기 성격과 비슷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윤정이도 그렇고 그동안 계속 활달한 역할을 맡았기 때문인지 ‘내 곁에 있어’의 은주를 보고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많이들 헷갈려 하세요. ‘열아홉 순정’에서 윤정이를 할 때 솔직히 힘들었거든요. 저랑 너무 많이 달라서. 윤정이는 어쩌면 악역처럼 보일 수도 있는 배역이에요. 정말 강한 악역으로 시청자들께 강한 인상을 심어주느냐, 아니면 악역이지만 귀여워서 미워할 수 없도록 보일거냐 고민한 끝에 후자를 선택했더니 다들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빨간 날이 없어요”
일일극만 이번이 세 번째. 길게는 6개월 이상 가는 작품이라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배울 점도 많다.

“20부 안팎인 미니시리즈와는 달리 일일극은 긴호흡을 가지고 현장에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캐릭터를 고민하면서 만들어나갈 여유가 있으니 연기자로서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되죠.”

이윤지는 하루도 쉬지 않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2학년에 복학해 학업과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야외촬영,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세트촬영, 월요일과 목요일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느라 쉴 틈이 전혀 없다.

“제가 원래 씩씩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이잖아요. 스케줄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해요. 매번 밝게 웃으면서 촬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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