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확대하게 만든 책임 소재 가려질까

톱스타 권상우가 지난 9일 자신의 전 소속사인 여리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정산금 18억 9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청구 취지가 담긴 소장을 접수했다. 권상우의 이번 소송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19억 규모의 엄청난 금액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더불어 소장에 “매니저와 김태촌이 원고를 협박함에도 이를 방치했다”는 내용이 기재됐기 때문이다. 권상우와 김태촌의 협박 관련 사건은 지난 해 검찰 조사에서 권상우가 김태촌이 전화를 걸어 팬미팅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피바다를 만들겠다’는 등 협박이 담긴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차후 김태촌의 공판이 열린 법정에서 “김태촌이 협박을 하지 않았고 그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번복한 내용이다. 때문에 이번 권상우의 전 소속사 상대 청구 소송에서 재차 “협박을 방치했다”는 내용이 언급됨에 따라 당시 사건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가 불성실한 태도로 해임된 매니저 B씨를 다시 매니저로 지명해 B씨가 김태촌 씨와 함께 원고를 협박함에도 이를 방치했을 뿐만 아니라 매니저를 교체해달라는 요구도 거절하는 등 매니지먼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권상우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에 접수한 전 소속사 여리인터내셔널 상대의 청구 소송 소장에 기재된 내용의 일부이다.

이번 청구 소송의 취지는 여리인터내셔널이 권상우의 초상권을 사용해 수익을 거뒀지만 계약금 외 금액을 정산해주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권상우가 소속됐던 회사의 합병으로 권상우의 계약이 현재의 여리인터내셔널로 전속 승계됐지만 정산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등 매니지먼트의 임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권상우는 지난 해 4월 전 소속사 여리인터내셔널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현재 골든썸에 몸담고 있다. 권상우의 계약 해지는 여리인터내셔널이 수익 내역의 공개를 거부했고 매니저 교체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여리인터내셔널의 홈페이지에는 권상우의 사진이 삭제되지 않고 있다.


협박 관련 오해

지난 해 있었던 권상우의 전 소속사 대표이사와 매니저 백모씨에 대한 형사소송 및 이번 민사 청구소송은 신 모 변호사가 담당하고 있다. 신 변호사는 이번 청구 소송에 대해 “형사 소송에서 수사가 진행됐고 이를 바탕으로 근거를 가지고 권상우가 받지 못한 돈에 대해 청구한 것”이라며 소송의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5월 당시 권상우의 전 소속사인 여리인터내셔널의 대표이사에 대해 횡령 혐의, 매니저 백모씨에 대해 강요죄 등으로 형사고소가 진행된 바 있다. 현
재 대표이사의 횡령 건은 “법률상 횡령이 아니다”라며 무혐의로 종결됐고, 매니저 백모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받았고 현재 2심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이며,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신 변호사는 이어 “대표이사의 횡령 건은 무혐의로 판결이 났지만 권상우에게 일부 미지급한 금액은 있는 것으로 우리는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과거 권상우-김태촌 간의 협박 유무의 논란이 거셌던 당시 사건에 대해서도 신 변호사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 발단은 여리인터내셔널에 있다”고 말하며 정황을 설명했다.

“여리인터내셔널에서 김태촌 씨의 아는 사람들과 팬미팅 계약을 했는데 권상우의 동의가 없었다. 권상우는 계약서 상 동의하지 않았으니 출연을 못한다고 했고, 김태촌 씨는 계약을 했는데 왜 팬미팅을 하지 않느냐며 전화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권상우의 동의 없이 일을 추진했던 여리인터내셔널의 잘못이다.”

이번 소장에서 기재된 ‘협박’이라는 단어 때문에 언론에서는 권상우가 김태촌 씨의 법정 공판 당시 법정에서 진술한 “협박받지 않았다”는 내용을 번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신 변호사는 “협박 여부는 거론하지 않았다. 소장의 표현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사실 관계가 정확치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장이 접수된 6일로부터 5일 가량 지난 11일경 신 변호사는 김태촌 씨 측으로부터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김태촌 씨가 전화를 해도 되겠느냐”는 전화를 받았고 이어 김태촌 씨와 통화를 했다고 한다. 다음은 당시 통화에 대한 신 변호사의 설명.

“당시 김태촌 씨가 오해가 있던 부분이 거론된 내용에 대해 물었고, 소장에 기재할 때 과정을 간략히 생략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김태촌 씨는 수정해 줄 수 없느냐고 요청했고, 우리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차후 여리인터내셔널에서 소장을 받은 후 답신이 오면 그때 구체적으로 과정을 다시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재차 권상우-김태촌 간의 협박 문제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권상우 측 역시 “언론이 사건을 제대로 보지 않고 소장의 일부만 보고 기사를 게재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통상 소장이 피고에게 전달되는 기간이 1~2주일 정도 소요되므로 권상우 측은 일주일 내 여리인터내셔널에서 소장을 받은 후 답신이 오면 그에 대한 대응을 할 예정이다.


김씨, 오해 부분 수정 요청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김태촌 씨는 일요서울과의 전화통화에서 “처음에는 협박 내용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랬는데 알아보니까 당시 소송과정을 그대로 설명해서 오해가 생겼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에 대해 권상우 측에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수정을 해 줄 수 없겠느냐고 말했고 권상우 측은 재판 과정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김씨는 이어 권상우와의 관계에 대해 “지금은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건강 때문에 목소리가 좋지 않고 전화통화가 힘겨운 상황이다.


#“소송?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여리인터내셔널 “특정 세력과 연관성 없어”


이번 청구 소송에 대해 권상우의 전 소속사 여리인터내셔널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13일 현재 아직 소장을 받지 못했고 어떤 내용을 청구하는지도 모르겠다는 것이 회사의 입장.

언론을 통해 권상우의 청구 소송 사실을 알았다는 회사 측은 “권상우 씨가 받을 돈을 못 받은 것 같다는 심증으로 소장을 접수한 것 같다”고 말하며 “그러나 정산이라는 것은 줄 돈은 주고 받을 돈은 받는 것 아닌가. 실제 정산을 해 봐야 줄 돈이 있다면 주고, 부당이득이 있다면 반환하고, 손해배상 부분도 나올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멘트를 전했다.

또 “권상우 씨가 계약 해지 통보를 일방적으로 한 지난 해 4월은 회사가 합병된 지 한달 여가 지났을 때였다. 계약 해지 통보를 우리(회사)는 인정도 안한다”고 덧붙였다.

매니지먼트가 소속 연예인에 대해 제대로 된 이득을 배분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생기는 시선에 대해서 회사 관계자는 “권상우가 소속되어 있을 때 당시의
회사 수익구조를 보면 어느 쪽이 강자인지 알 것이다. 당시 권상우가 기침만 해도 회사가 움츠러들 정도로 절대적인 위치에 있었다”고 일축했다.

아직 여리인터내셔널에는 권상우의 사진을 찾아볼 수 있지만, 회사는 “아직 홈페이지 작업을 못해서”라고 말했다.

지난 해 권상우-김태촌 간의 협박 유무로 갑론을박이 나타났을 무렵, 협박으로 매니지먼트권을 행사했다며 입건된 권상우의 당시 매니저 백 모씨에 대해서도 회사는 함구했다. 얼마 전부터 회사의 소속 직원이 아니기 때문이라 한다.

회사 관계자는 “매니저 백 모씨의 재판이 9월 첫째 주에 종결됐으며 아직 판결은 나지 않았다. 본인은 무죄를 주장했다”고만 전했다. 또 지난 해 일각에서 제기된 “회사(여리)와 조폭 간의 연관성 의혹”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봤자 오해만 더 생길 것 같아 함구했다. 법인 회사이며 특정 세력과의 연관성은 있을 수가 없는 부분이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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