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경, 10년만에 복귀

탤런트 오현경(37)이 9월29일 SBS TV의 새 드라마 ‘조강지처클럽’을 통해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누구보다 굴곡 많은 삶을 살아왔던 그의 복귀에 대해 과거의 따가운 시선과 달리 현재는 응원의 목소리가 높다.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비디오 유출 사건, 턱관절 장애로 인한 8시간의 대수술과 부작용, 홍승표 계몽사 전 회장과의 비밀리 결혼과 이혼 등 설상가상 불운한 사건들로 언론에 오르내리던 비운의 여자탤런트 오현경. 오현경 이후 사생활 비디오 유출이 몇 차례 있었고 대부분 복귀에 성공했지만 오현경의 복귀는 늦은 편이다. 이렇게 오현경의 삶은 굴곡이 참 많았지만, 지금은 한 아이의 엄마로서 딸의 행복만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며 공식석상에 나타나 카메라 플래쉬를 당당히 받고 있다. 10년 가까이 ‘태양을 피하며’ 살아왔던 오현경. 과연 이번 복귀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의 30대 이상 사람들은 “오현경이 고현정보다 먼저 정상에 설 줄 알았는데…”라는 말을 심심찮게 내뱉곤 한다. 오현경이 미스코리아 진으로 당선됐던 지난 1989년 고현정은 미스코리아 선으로 뽑혔다. 오현경과 고현정은 남다른 미모로 주목받으며 촉망받는 양대산맥으로 떠올랐다.

오현경은 이후 9년여 동안 여러 인기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자리매김하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리고 1998년 일명 ‘O양 비디오’ 사건이 터졌다. 당시 인터넷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이었고 수위 높은 동영상 등이 전무했던 시절이기에 더욱 충격적이었다.

이미지가 생명인 여자 연예인, 더구나 늘 예쁘고 상큼하게만 비춰졌던 오현경의 비디오 사건은 본인에게는 물론 세상에게도 충격이었다. 당시 사람들의 화제는 늘 ‘O양 비디오를 봤느냐’였고 오현경은 이후 세간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

‘의도하지 않은 일, 사생활 문제, 오현경은 피해자일 뿐’이라는 의견도 많았지만 이에 맞서 ‘어떻게 그런 비디오를 찍을 수 있는지 경악스럽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후 백지영 등 비슷한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대중의 시선은 당사자 여성의 입장을 이해해주는 방향으로 관대해졌다.


결혼생활 파경

98년 비디오 사건으로 오현경은 추락했다. 그리고 2002년 계몽사의 홍승표 전 회장과 비밀리에 결혼했다. 당시 결혼에 대해 항간에서는 ‘이혼을 염두에 둔 정략결혼’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오현경은 남편에 대한 믿음과 지극한 사랑을 표현했고 2003년 딸을 출산하며 그간의 상처가 마무리 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결혼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비밀결혼 당시 횡령 혐의로 재판 중이던 남편 홍 회장은 횡령혐의로 2004년 재구속돼 보석이 불허되며 수감됐고, 믿음을 갖고 옥바라지를 해 오던 오현경은 남편이 친정집을 담보로 돈을 빌렸고 자신이 세 번째 아내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2006년 6월 협의이혼으로 결혼생활마저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오현경은 미국으로 떠났다.


복귀배경 관심

이번 오현경이 복귀한 작품은 바람난 배우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유부녀들이 담합한다는 드라마 ‘조강지처클럽’. 표면적인 복귀 배경에는 오현경과 인연이 있는 문영남 작가가 그의 출연을 간곡히 설득했다는 후문과 함께 오현경 자신의 “딸을 위해 당당하게 재기하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9월18일 열린 ‘조강지처클럽’의 제작발표회 자리에 참석한 오현경은 10년전 모습보다 오히려 환해진 외모와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그의 복귀 배경에 대해 “결국 돈은 벌어야 하지 않겠나”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고, “물의를 빚은 대부분의 연예인이 모두 복귀했으니 오현경의 복귀도 당연지사”라는 관대한 손길도 있다.

오현경은 연기에 대한 염원이 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 가장 먼저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지만 가장 늦게 복귀하는 오현경의 복귀 배경에 대
한 엇갈린 시선 속에 오현경이 과연 연기력으로 재기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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