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의연예잠망경

인간이 세상을 함께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지는 필요악, “공존의 그늘”

그러나 그늘의 의미를 “빛을 피할 수 있는 시원한 장소”로 해석하면 뜻은 완전히 달라진다.

9년 전 한 무속인의 소개로 당시 신예 스타였던 A양을 알게 되었다.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던 그녀는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였고 나름대로 노력하여 그녀의 요구대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였다. 이런 계기로 그녀와의 만남도 자주 갖게 되었고 그녀의 이런저런 얘기도 많이 들었다. 당시 그녀의 갑작스런 인기로 많은 안티 팬들이 생기고 사실무근인 스캔들 기사로 마음고생이 참 많은 상태였다.

한번은 추석연휴의 교통체증으로 인하여 필자가 약속시간보다 3시간이 늦어서 그녀의 집부근인 카페에 도착했는데 그녀는 한참 독서에 심취해 있었다.

잡지나 또는 순정만화쯤으로 생각한 필자가 “뭐 읽고 있니?” 하며 낚아챈 그 책의 제목이 “공존의 그늘”이었다. 조금은 의외였다. 하지만 당시 그녀의 복잡한 마음을 나타내는 것 같아 마음이 찡했었다. 복잡한 사정으로 그 후에 그녀와의 인연은 더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

3년 뒤 그녀가 마약사건에 연루되어 매스컴이 들썩이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모든 사람이 그녀에게 돌팔매질을 하였지만 그녀를 잘 알고 있었던 필자는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고 또한 믿고 싶지도 않았다. 그전에 그녀가 원하던 데로 필자가 그녀와 일을 같이 했다면 그런 못된 놈에 꼬임에 넘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스스로 자책도 많이 했었다. 백방으로 그녀를 돕기 위해 노력했지만 헛수고였다.

스타로써 살아가는 것은 외롭고 힘들다.

대중과의 교감 및 부분 차별화는 스타와 대중이 공존하는 데에 따르는 부정적인 그늘을 만든다. 그래서 가끔 자살도 한다.
따가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시원한 그늘…

대중과 공존할 수밖에 없는 연예인들이 이런 그늘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진실함뿐이다. 진실하다면 대중은 시원한 그늘로 항상 감싸 줄 것이다.

최근 다시 활동을 시작한 A양의 건투를 빈다. 따가운 고통이 없는 시원한 “공존의 그늘” 아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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