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영진 투입…흑자전환은 언제쯤

사모펀드에 팔린 후 성적 ‘뚝’…폐점률 14.6%

하반기 흑자전환 자신…김선권 재기 성공할까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지난해 카페베네 창업주 김선권 전 대표가 8년 만에 카페베네를 완전히 떠났다. ‘토종 한국’ 커피라는 수식을 달고 날개 돋친 듯 팔리며, 2020년까지 가맹점 1만 곳을 목표로 달리던 카페베네. 그러나 몸집 불리기에 주력하면서 잇따른 해외 지점 투자가 실패로 이어지며 5년 만에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결국 카페베네는 올해 초 사모펀드의 인수 아래 구원투수 격인 최승우(전 웅진식품 대표이사) 대표이사를 맞이했다. 그러나 최 대표의 진두지휘 아래 ‘뉴 카페베네’로서 받은 경영 성적표는 여전히 좋지 않다.

2008년 4월 토종 커피 브랜드로 커피업계에 등장한 카페베네는 한때 ‘바퀴베네’라 불릴 정도로 성장속도가 빨랐다. 천호점에 첫 매장을 오픈할 때만 해도 대형 커피 전문점에게 밀려 부진한 것도 잠시 2009년 연예기획사 싸이더스와 제휴를 맺고 인지도를 높였다.

한예슬, 장근석, 송승헌 등 톱스타들의 마케팅에 인기 드라마 간접광고까지 더해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2010년 한 해에만 신규 매장을 오픈한 곳은 335개, 2011년 800호 점을 열며 상승노선을 탔다.

창업 5년 만인 2013년 8월, 카페베네는 1000번째 가맹점을 오픈해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커피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에서의 성공신화는 해외에서도 이어가는 듯했다. 미국 매장 개장, 중국 시장 진출 등 카페베네는 ‘바퀴베네’의 명성에 걸맞게 전투적인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 결과 2012년 카페베네는 중국 180개, 미국 10개, 필리핀 5개를 포함한 해외 10개국에 206개 매장을 갖게 됐다. 김선권 전 대표는 “2020년까지 카페베네 가맹점을 1만 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1년 김 전 대표는 ‘제2의 카페베네 신화’를 만든다는 각오로 패밀리 레스토랑인 ‘블랙 스미스’를 오픈한다. 블랙스미스는 오픈 1년 만에 매장이 75개까지 늘어났지만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후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 결국 2년 만인 2013년 카페베네는 블랙스미스 사업을 철수했다.

[사모펀드 인수 후 실적 부진 여전]

2012년에 인수한 제과점 ‘마인츠돔’도 같은 이유로 타격을 입어 철수하게 됐다. 여기에 드러그 스토어로 런칭한 ‘디셈버 24’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사업 1년 만에 폐점의 고배를 마셨다. 연이은 사업 실패에 해외 사업 부진이 더해졌다.
중국에서 공사대금 미지급 사태와 가맹점 분쟁 등의 이유로 결국 영업을 중지했다. 미국법인 역시 2013년을 제외하고 당기순이익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4년 김 전 대표가 회사를 떠나기 직전 매출은 127억 원에 당기 순손실은 64억 원이었다.

계열 포함 카페베네 총 매출은 2012년 2109억 원을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며 2013년 1873억 원, 2014년 1463억 원으로 줄었다. 또한 빠른 가맹점 증가 속도에 못 미치는 유통망과 관리조직의 한계로 원두가 늦게 공급되면서 영업장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었다. 이는 소비자의 평가에도 연결되어 2015년 10월 커피 맛과 가격에 대한 소비자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결국 악재를 극복하지 못한 카페베네는 2015년 7월 사모펀드 케이쓰리제5호로부터 234억 원 규모의 자금수혈을 받으며 새 경영진을 맞이했다. 창업주 김 전 대표의 지분은 49.5%에서 7.3%로 줄며 대표자리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에 최승우 전 웅진 식품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최 대표는 무너진 왕국에 새바람을 일으킬 인사로 평가 됐다.

하지만 상황은 쉽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1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한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대기업들의 합작회사로부터 165억 원의 투자를 받는 등 외부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했으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해외법인 등에 재투자하면서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미국 점포를 운영하는 현지 법인의 순손실은 2016년 상반기 역시 28억 원으로 계속해서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대만법인 역시 1억 원 이상의 손실을 냈으며 지난해 3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말레이시아 커피믹스 생산 사업에서는 손을 뗐다. 미국 법인 역시 지난 주 매각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실적이 악화된 것은 당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페베네의 상반기 영업이익 적자가 반년 만에 1년치 폭으로 상승했다. 사모펀드가 인수 전 29억 원에서 반년 전 32억 원으로 상승하며 현재 46억 원이다. 매출 총이익도 감소했다. 경영진 교체 전 450억 원이었던 총이익이 현재 137억 원이 됐다.

빠르게 상승하는 폐점률도 문제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9월 발표한 10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보고서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가맹점 폐점률 14.6%로 1위를 차지했다. 2014년 기준 폐점률 5.6%에서 일 년 만에 두 배가 넘게 상승했다.

이에 카페베네 측은 예상된 부진이라 해명하며 하반기 흑자 전환에는 변함이 없다고 발표했다. 신 메뉴 출시와 광고비에 17억 원을 투자한 것에 비해 적자가 났지만 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답변했다.

카페베네 측은 올해 초 전 경영진을 상대로 중국 사업 부실 문제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 사업 진출 및 외형 확장 과정에서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으로 회사가 손해를 입었기에 그 책임으로 27억 원을 청구하게 된 것이다. 주요 책임 대상으로는 김선권 전 대표의 동생인 김선기 전 사장이 지목됐다.

[김선권 전 대표 토니버거로 재도약]

이런 복잡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선권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서울 청담동에 토니버거 직영 1호점을 오픈했다.

토니버거는 가격대비 품질 부분에서 호평을 받으며 7개월 만에 매장 수를 30개까지 늘렸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들은 김선권 전 대표가 카페베네 실패로 인해 새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것을 우려해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