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작전 등으로 신변불안, 생사 함께할 심복도 없다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김정은이 공포정치의 후유증을 톡톡히 앓고 있다. 강력한 권력을 쥐기 위해 고모부인 장성택을 비롯해 최측근들마저 숙청했으나 이젠 주변에 믿을 만한 사람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북한 김씨 일가가 술을 좋아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반란이나 테러 등 생명의 위협을 받다 보니 자연스레 술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북한 해외공관원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이 매주 3~4일을 술로 보낸다는 소문도 들린다. 김정은의 근황과 각종 소문에 대해 알아보자.

폭발물·독극물 탐지 장비 동원해 주변 경호 강화
폭정·역술인 활동 등으로 민심 이반 현상 심화

지난 19일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는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당시 이병호 국정원장은 김정은의 동향에 대해 “신변 불안 증세가 커져 최근 행사 일정과 장소를 갑자기 바꾸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이 약화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폭발물과 독극물 탐지 장비를 외국에서 사는 등 주변 경호가 강화됐다. 최근 김 위원장은 동선을 숨기고 있다. 특히 지난달 자신에 대한 ‘참수작전’의 구체적인 내용을 중점적으로 수집하라고 지시했다"고 보고했다.

‘참수작전’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우리나라 군을 통해 알려졌다. 지난달 임호영 당시 합참 전략본부장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전쟁 지도본부를 포함하여 지휘부를 직접 겨냥하여 정예화된 전담 특수작전 부대 등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수작전’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이 사담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을 제거한 사건이다. 가장 작은 희생으로 적을 제압하는 이 작전은 독재자들에게 위협적이다.  

호위 인력만 12만 명
생명 위협 느끼는 중

북한 정규군은 70만 명에서 최대 120만 명으로 추정된다. 대북 전문가들은 이 중 약 10%인 12만 명이 호위병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의 근접 경호는 우리의 대통령 경호실에 해당하는 호위사령부가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963부대로 불리는 호위사령부는 김정은 집무실, 숙소는 기본이고 지방의 전용 별장을 지키는 임무도 수행한다. 여동생 김여정과 이복형 김정철을 비롯한 가족과 친인척 신변도 이들이 책임진다.

김정은이 많은 호위 인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말이다. 자신의 체제를 견고히 하기 위해 실력 있고 힘 있는 친인척들을 숙청한 결과다. 공포정치로 지금까지 체제를 이끌고 왔지만 계속되는 탈북·망명과 미국, 한국 등 주요 국가들의 압박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최근 참수작전까지 알려지면서 보안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폭정으로 충성심 약화
대량 학살 예언도

19일 열렸던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이병호 국정원장은 북한 체제 동향에 대해서도 자세히 보고했다. 

이 국정원장은 “김정은 체제의 폭정이 계속되면서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며 “일시 자제했던 숙청 작업이 올해 유엔안보리 제재 이후 재개됐다. 올해 시작된 공개처형은 지난달까지 모두 64명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의 이같은 폭정이 계속되면서 엘리트 계층의 충성심이 약화됐다. 김정은에게 생사를 함께할 심복이 없고, 권력층조차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충성하고 있다고 한 북한 간부가 전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5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 함경북도지역에서 김정은의 폭압정치로 대량학살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한 역술인과 주민 40여명이 긴급체포됐다고 전했다. 붉은 닭띠 해인 내년 김정은이 피의 숙청을 하면서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북한에서는 종교활동과 미신행위가 자유롭지 못하다. 

남동생 김정철
헛것 보인다?

독재정권에서 가족은 꼭 필요하지만 견제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김정은에게도 마찬가지다. 혈연으로 연결됐지만 언제 적이 될지 알 수 없다. 

김정은의 남동생인 김정철은 권력에서 철저히 소외된 채 살고 있다. 최근에는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인다고 하며 호텔 방에서 술병을 깨는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 

여동생인 김여정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정원은 간부들의 사소한 실수에도 수시로 처벌하는 등 권력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활발히 활동하던 김여정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국정원에서는 신병 치료 중이거나 임신한 것으로 추정하는 상태다. 

끊임없는 폭정을 휘두르고 있는 김정은을 연산군에 비교하는 사람이 많다. 어린 나이에 권력을 세습한 점,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어 관료·인척을 처형하는 공포정치를 펼친 점, 여성 편력 등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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