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울산 김남헌 기자] "김치를 직접 버무려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신기해요. 앞으로 집에서 김치 요리를 더 자주 해야겠어요."

터키 출신의 멜리케(28·북구 중산동) 씨가 자원봉사자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펴보고 배추에 양념을 바르기 시작했다. 몇 포기에 양념을 바르더니 금세 손에 익었는지 야무지게 김치를 버무려 냈다.

울산 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8일 오전 오토밸리컨벤션에서 결혼이민자여성 김장담그기 행사를 진행했다. 센터는 지난 3월부터 매월 1회 한국의 전통음식을 배워보는 요리교실을 진행해 왔다.

이날은 한국의 대표 전통문화인 김장을 하며 올해 요리교실을 마무리했다.

멜리케 씨는 이날 가족과 함께 요리교실을 찾았다. 남편 한만범(26) 씨는 "아내가 센터 요리교실에 다녀온 날이면 항상 배운 요리를 해 주곤 한다"며 "아내의 한국 음식 솜씨가 점차 늘어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멜리케 씨는 "김치찌개와 김치볶음밥 등 김치요리를 배워서 집에서 했더니 남편이 맛있다고 칭찬해 줬다"며 "앞으로 한국요리를 더 배워서 남편에게 맛있는 요리를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3년이 넘은 캄보디아 출신의 코엠쌈바스(32) 씨는 "아직 집에서 김치를 만들 실력이 되지는 않지만, 김치를 활용한 요리 실력은 쌓아가고 있다"며 "요리교실 덕분에 가족들과 대화할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김장담그기 행사에는 농소2동 새마을부녀회(회장 홍영희) 회원들이 도우미로 참석했다

탁자마다 자리를 잡고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김치 버무리기 시범을 보였다.

부녀회는 또 직접 텃밭에서 기른 배추를 수확해 200포기를 씻고 저려서 후원했다.

오토밸리컨벤션(대표 김성중)도 김치 양념과 장소를 제공하고 컨벤션은 지난 3월부터 요리교실을 위해 장소를 제공하고 소속 요리사는 요리 강사로 재능기부도 했다.

북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이날 담근 김치를 지역 소외계층 어르신들께 전달할 예정이다.

이영숙 센터장은 "요리교실 덕분에 가족 간의 관계가 더욱 좋아졌다며 인사하는 남편분들이 많이 있다"며 "내년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요리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천동 구청장도 이날 여성들과 함께 김치를 버무렸다. 박 구청장은 "김치를 담그며 한국 전통문화를 익히고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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