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 청순한 배우 대명사 김하늘


‘톱스타가 톱스타를 연기한다?’ 탤런트 김하늘이 이 특별한 경험을 한다. SBS 새 수목드라마 <온에어(On air)>에서다. 그는 안하무인 톱스타 ‘오승아’ 역을 맡는다. 팬들이 싸가지 없는 승아를 실제 자신으로 오해할까봐 걱정되지만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어 기분 좋단다. 걱정과 설렘 속에서 <온에어> 촬영에 한창인 그녀를 만났다.

3월 5일 첫 전파를 타는 SBS수목드라마 <온에어>는 제작단계에서부터 화제다.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등 ‘연인’ 3부작을 만든 신우철PD와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게다가 이범수, 박용하, 송윤아, 김하늘 등 출연진도 아주 쟁쟁하다.

뭣보다 한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 속에 연예가 뒷얘기를 있는 그대로 녹여낸다는 설정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출연작이 방영 전부터 기대를 받아 기분 좋을 법도 한데 <온에어>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김하늘은 간간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맡은 역할로 오해를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였다.

<온에어>에서 김하늘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오승아’. 한류의 가운데에 선 톱스타이자 ‘막장 싸가지’라 불릴 정도로 도도하고 자기중심적인 인물로 인간적인 매니저 장기준(이범수)을 만나 변한다.

승아는 극적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드라마배경이 연예계인데다 여자톱스타라 시청자들이 ‘김하늘=오승아’로 알 가능성은 다분하다. 김하늘의 걱정은 기우가 아닌 셈.

“초반에 등장하는 승아의 강한 면을 보고 실제 저도 싸가지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것 같아요.(웃음) 배우들은 원래 다 그렇다고 할까봐 걱정도 되고요. 사실 배우들이 일반인보다 감정을 더 드러내지 못하는데…. 기준을 만난 뒤 승아가 의리 있는 여자란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해도 풀릴 거라고 생각해요.(웃음)”

이같은 걱정에도 김하늘이 승아 역을 욕심낸 건 이유가 있다. 자신과 180도로 다른 인물을 연기하는 ‘재미’ 때문이었다. 성격상 의견이나 감정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김하늘에게 어떤 자리에서든, 누구에게든 내지를 수 있는 승아는 끌리는 캐릭터였다.

인기보다 못미치는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면은 같은 배우로서 애정을 느끼기 충분했다.

“촬영하면서 대리만족을 느낀다”며 밝게 웃는 김하늘에게서 캐릭터사랑이 담뿍 묻어났다.

폭넓은 연기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김하늘은 승아를 통해 ‘배우로서 배우를 연기’하는 특별한 경험은 물론 7살 나이의 인물연기에까지 도전하게 됐다.

“<온에어> 속에서 한편의 드라마가 만들어진다. 거기서 제가 7살 지능을 가진 여자를 연기해요. 조금 등장하고 마는 게 아니다. 전 과정이 다 보여 짐으로 폭넓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즐겁게 연기하고 있어요.”

촬영을 더욱 의욕적으로 만드는 건 상대배우 이범수. 출연제의를 받았을 때 ‘이범수가 기준 역을 맡았다’는 얘기를 듣고 ‘잘 어울린다’는 생각과 함께 큰 기대를 걸었다는 김하늘은 기대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승아가 기준을 통해 밝아지는 것처럼 자신도 이범수
덕에 촬영장에서 웃는 날이 많아졌다는 것.

“비인간적인 매니저에 의해 우울한 성격을 갖게 된 승아가 기준을 만나면서 활기차지듯 저 역시 촬영장에서 범수오빠가 장난을 많이 쳐줘서 밝아지고 있어요. 오빠와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요.”

이범수 역시 “의외로 순수하고 귀여운 면이 있다. 두 달 반째 강행군 중인데 힘든 내색 없이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한다”고 김하늘을 칭찬하며 찰떡호흡을 과시했다.

행복하게 촬영 중이지만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인기드라마 ‘연인’ 시리즈를 연출한 신우철PD와 김은숙 작가 작품인 만큼 은근히 시청률에 신경 쓰인다. 물론 자신감은 있다. <온에어>가 ‘연인’ 시리즈와 방향이 완전 다른데다 편집본을 봤는데 잘 나와서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것 같단다.

자신감은 다른 방송사와의 경쟁에서도 잘 드러난다. 영화 <6년째 연애 중>에서 오래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윤계상 주연의 MBC 새 수목드라마 <누구세요>보다 “<온에어>가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며 장난스럽게 웃는 김하늘이다.

“영화홍보를 같이 했을 때 윤계상씨랑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했어요. 장르가 틀려서 두 작품 다 사랑받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리 드라마가 조금 더 사랑받지 않을까 해요.(웃음)”

배우란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도전을 통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래서 어떤 역할이나 작품에도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김하늘. 새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그녀의 노력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온에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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