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체납, 소득누락 연예인 수두룩

18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국감에서 쏟아진 다양한 이슈 가운데 연예인 관련 소식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일부 톱스타의 엄청난 몸값은 놀라움을 자아냈고 국민연금을 체납하거나 소득을 누락시킨 연예인들은 지탄 받았다. 국감을 통해 본 연예인들의 소득과 납세 현황을 알아봤다.

연예계가 지난 6일부터 시작된 국감의 영향을 받고 있다.

‘국감과 연예계가 무슨 관계일까?’ 싶지만 간단하다. 국감 자료를 통해 일부 연예인의 높은 출연료와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료 체납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모은 것.

먼저 출연료와 관련, 고현정이 회당 2500만원, 유재석이 회당 900만원을 받아 각각 드라마와 오락프로그램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했다.

지난 13일 연기자 출신인 친박연대 김을동 의원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위원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 자료에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간 MBC에서 자체 제작한 드라마의 출연료가 기록돼 있다.


고현정-유재석 ‘TOP’

자료에 따르면 회당 출연료 1위는 <여우야 뭐하니>에서 고현장이 받은 2500만원이다. 그 뒤를 이어 마니아층을 형성한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가 2000만원, <문희>의 강수연이 1700만원을 기록했다. 장안에 ‘삼순이 돌풍’을 일으킨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와 <깍두기>의 유호정은 나란히 1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선 7일에는 KBS가 이정현, 구본철 의원(한나라당)에게 ‘KBS 오락프로그램 주요 출연자의 회당 출연료’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K-2TV <해피투게더 시즌3>의 진행을 맡고 있는 유재석이 회당 900만원으로 가장 높은 출연료를 기록했다. 몸값에서도 ‘국민MC’임을 확인시킨 셈.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맹활약 중인 강호동이 85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해피선데이>와 <상상플러스>의 탁재훈, <샴페인>의 신동엽은 각각 800만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상플러스>의 신정환은 650만원, <스타골든벨>의 김제동은 600만원, <미녀들의 수다>의 남희석은 550만원이었다.


연금 체납·소득누락자 누구?

이번 국감에선 일부 연예인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체납 사실도 공개됐다.

실명까지 알려지진 않았지만 ‘낼 돈을 안내고 있는’ 연예인들 가슴이 뜨끔하기엔 충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문직 종사자, 스포츠선수, 연예인 등 고소득자 가운데 8310명이 국민연금을 장기 체납하고 있다.

이른바 ‘국민연금 특별관리 체납자’로 불리는 이들의 체납액은 올 9월 17일 기준으로 357억 9600만원에 달한다. 이중 연예인은 169명(11억6000만원)으로 이는 프로선수(55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였다. 건강보험료 납부를 멀리한 스타도 23명(3297만원)이나 됐다.

그런가하면 국감을 통해 소득을 누락시킨 연예인 중 일부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연예계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검찰은 올 7월 연예기획사 수사 과정에서 일부 연예인이 유흥업소 등에 출연하면서 받은 소득금액 가운데 상당액을 탈루한 정황을 잡고 이를 국세청에 통보했다. 당시 통보된 연예인은 144명, 탈루한 것으로 의심되는 소득은 83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에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갑순 서울지방국세청장은 “해당 연예인들에 대한 과세자료를 처리 중이다. 하지만 전원을 세무조사 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국감으로 일부 스타의 소득과 체납 및 소득누락 사실을 접한 대중은 다양한 의견을 나타냈다. 출연료와 관련, “악플 등으로 고통 받지만 역시 연예인은 할 만 한 직업”이라며 부러워하거나 “거품 출연료는 스타가 알아서 낮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스타 연기자와 신인-무명 연기자의 출연료 차가 너무 심하다”며 우려도 표했다.

김을동 의원 역시 국감에서 “출연료 양극화가 심해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2005년 모 드라마의 단역 회당 출연료는 6457원으로 155회 출연 총액이 100만원에 불과했다.

연금과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거나 소득을 누락한 연예인에게는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연예인이 공인으로 인정받는 만큼 타의 모범이 되도록 납세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 일부는 “해당 연예인의 실명 및 소득을 공개하고 강도 높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공인으로 반성해야…

배현경(30·사업)씨는 “이번 국감을 통해 연예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느꼈다”며 “기본도 지키지 않으면서 대중의 우상으로 군림하는 스타의 얼굴이 궁금하다”고 목소리 높였다.

하지만 연예 관계자들은 국감을 통해 알려진 사실은 극히 일부 연예인의 이야기라고 입을 모은다. 대다수 연예인은 생각보다 수입이 적고 납부의 의무도 성실히 수행 중이라는 것. 실제 연예인 중엔 ‘납세자의 날’에 본보기로 표창을 받은 이들도 많다.

한 연예 관계자는 “국감을 통해 수입 등 밝히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공개돼 해당 연예인은 당혹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남은 국감 동안 연예계에 관련된 또 어떤 소식이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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