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베드신 장막을 벗겼다

영화 의 한장명

작품 속 여배우의 노출은 최고의 관심대상이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고스란히 공개해야 하는 여배우 입장에선 부담백배의 작업이다. 때문에 일부 여배우는 대역을 쓰기도 한다. 최근엔 그 비율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노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되고 리얼리티를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많은 여배우들이 직접 노출을 감행하고 있는 것. 여배우의 노출과 대역에 대해 알아본다.

연예계에 때 아닌 ‘대역 논란’이 일었다. 그것도 노출신 대역 논란이다. 화제의 중심에 선 주인공은 손예진과 김민선. 두 배우는 각각 주연을 맡은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와 <미인도>에서 파격적인 노출을 감행, ‘대역을 사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손예진-김민선 ‘가짜 노출’?

먼저 손예진은 지난 23일 개봉한 <아내가 결혼했다>에서 올누드 뒤태를 드러냈다. 남편 역할을 맡은 김주혁과의 베드신에서다. 뿐만 아니라 속옷을 착용하지 않은 채 가슴라인도 공개했다.

예상보다 훨씬 ‘센’ 손예진의 노출에 지난 14일 진행된 언론시사회 후 취재진 사이에선 ‘대역이다’ ‘대역이 아니다’는 가벼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선시대 천재화가 ‘신윤복’의 삶을 그린 <미인도>에서 ‘신윤복’ 역을 맡은 김민선 역시 강도 높은 베드신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색, 계>의 탕웨이 못지않은 정사신을 선보인다.

특히 김민선은 <미인도> 예고편과 스틸에 올누드 뒤태와 베드신 일부가 공개되면서 인터넷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동시에 대역 의심도 받았다. 김민선 정도의 경력과 인지도를 가진 배우가 무모해 보일 만큼 벗을 리 있겠냐는 것. 지나치게 ‘완벽한 S라인’도 의심을 부추겼다.

하지만 손예진과 김민선의 노출은 모두 ‘진짜’로 밝혀졌다. 두 여배우가 작품을 위해 그야말로 몸을 던진 것.

손예진은 <아내가 결혼했다> 제작보고회에서 “노출신을 내가 부끄러워하면 스텝들이 더 부끄러워했기 때문에 재미있게 촬영하려 했다”고 밝혔고 김주혁 역시 인터뷰를 통해 “모든 장면을 직접 소화했다”며 대역 논란을 반박했다.

김민선도 <미인도> 제작보고회에서 “베드신 촬영은 마음먹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전했고 제작사와 연출을 맡은 전윤수 감독도 “대역은 없었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대역 쓰기도

비단 손예진과 김민선만이 아니다. 여배우가 드라마나 영화에서 강도 높은 노출을 선보일 때마다 대역 논란이 일었다. 지난 해 개봉한 영화 <가면>에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뒤태를 선보인 이수경 역시 ‘대역을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연출을 맡은 양윤호 감독은 “나와 촬영 감독 등 최소 인원만 참여한 가운데 베드신이 촬영됐다. 이수경씨의 바디라인이 워낙 아름다워서 그런 오해가 생긴 것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물론 노출신에 대역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배우가 노출에 대한 부담이나 거부감을 가지고 있거나 예정에 없던 노출신을 찍어야 할 경우엔 대역 배우의 도움을 받는다.

특히 요즘은 계약서에 노출 관련 내용을 상세히 기재하는 추세라 출연배우에게 갑자기 노출신을 요구하기가 힘들다.

극히 일부지만 보다 아름답고 자극적인 영상을 얻기 위해 대역 배우를 쓰기도 한다. CF의 부분 모델과 비슷한 개념.

제작사 관계자는 “해당 배우가 모든 장면을 직접 소화해주면 좋지만 노출이란 게 쉽지 않은 일인 만큼 강요할 순 없다. 필요에 따라 대역을 캐스팅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男배우도 노출에 대역!

대역 배우 및 모델 전문 매니지먼트 박모 실장은 “보통 기획단계에서 언제, 어떤 노출신이 있으니 모델을 준비해 달라고 연락이 온다”고 전했다.

실제 심혜진은 방송에 출연해 “예술영화라도 노출은 사양한다”며 영화 <실낙원>에서 클로즈업 장면을 제외한 모든 노출신이 대역이었다고 고백했다.

영화 <어깨 너머의 연인> 후반부에서 누드를 공개한 이태란 역시 인터뷰를 통해 해당 장면의 몸은 대역 배우의 것이었음을 밝혔다.

수위 높은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케이블 자체 제작 드라마에도 대역 기용이 잦다. tvN <하이에나>의 주연을 맡았던 소이현은 극중 샤워신에 대해 “가슴 아래쪽은 대역이었다”고 전했고 OCN의 TV무비 <메디컬 기방 영화관>에 출연한 홍소희 역시 “서영과의 목욕신에 등장하는 내 몸은 대역”이라고 고백했다.

남자배우들도 필요에 따라 노출 장면에서 대역을 쓴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임창정는 <색즉시공2>에서 엉덩이에 사탕이 꽂히는 장면에 대해 “대역 배우 엉덩이다. 내 엉덩이는 더 예쁘다”고 밝혔고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강인은 영화 <꽃미남 연쇄테러사건>에서 “몸에 알레르기가 있어 벗지 못했다”는 이유와 함께 상반신 노출 장면이 대역임을 고백했다.


관객 “꼭 필요한 노출 O.K”

연예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노출신에 대역을 쓰는 경우가 눈에 띄게 줄었다. 노출연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노출신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여배우가 증가했다는 것.

이는 박 실장의 말에서도 확인된다. 박 실장은 “1~2년 사이 노출신 대역 제의가 절반 정도로 줄어서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라고 전했다. 예전엔 노출신만 전문으로 촬영하는 모델이 20여 명에 육박했는데 지금은 채 10명도 되지 않는다는 것. 박 실장은 “전반적인 제작환경까지 어려워져 이제는 노출신 대역만으론 생활이 어렵다”고 밝혔다.

사실 과거엔 베드신 등이 있는 작품은 무조건 “저질”이라는 평을 받기 십상이었다. 해당 여배우의 이미지에 치명타가 가해지고 앞으로 활동이 힘들어진다는 인식도 강했다. 부정적 여파가 CF 활동 저조 등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작품에 꼭 필요한 베드신이나 노출은 관객의 인정과 호평을 끌어낸다. 노출연기 대해 일시적은 관심은 클지 몰라도 이 부분이 해당 배우의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연기력과 매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추자현. 추자현은 <사생결단>에서 파격적인 노출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마약중독자를 리얼하게 표현해 그해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휩쓸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연기열정도 여배우들이 노출을 감행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노출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정면 돌파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사실적인 연기를 선보이겠다는 것.

실제 드라마나 영화에서 파격적인 노출을 선보인 여배우 대부분이 “역할과 배역을 위해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민선의 경우 <미인도> 베드신 촬영 당시 제작사에서 기용한 대역 배우가 현장에 있었음에도 “처음부터 신윤복은 내 옷이라 여겨 타인의 옷은 입기 싫었다”며 촬영에 임했다. 노출에 대한 부담이 있었고 여자와 배우 사이에서 고민도 했지만 결국 작품을 택했다는 것.

<타짜>에서 관능적인 올누드 뒤태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김혜수도 해당 장면이 시나리오에 없었음에도 극의 흐름상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촬영에 임했다.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예전엔 여배우에게 노출이 마이너스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성기노출 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별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홍보사 관계자는 “요즘은 리얼리티가 대세고 관객의 눈이 예리해서 대역을 잘못 쓰면 작품성도 떨어지고 비난도 받을 수 있다”며 “작품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여배우들을 응원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작품 위해 벗으련다

하지만 여전히 여배우의 노출이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되고 편견에 부딪히는 것도 사실이다. 일부 네티즌에겐 ‘벗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기도 한다.

<아내가 결혼했다>와 <미인도>를 기점으로 내년 상반기 <쌍회점>의 송지효, <박쥐>의 김옥빈 등 여배우의 파격 노출은 한동안 계속될 예정이다. 격려와 비난의 사이에서 이들의 노출연기가 어떤 평가를 받고 흥행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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