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에 도전했어요!


탤런트 이보영이 정통멜로 영화의 여주인공이 됐다. 3월 14일 개봉 예정인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극본·연출 원태연)>에서 권상우, 이범수와 함께 애잔한 러브스토리를 선보인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에 출연료를 제작에 투자하기도 한 이보영. “편안하게 촬영 중”이라는 그녀를 막바지로 접어든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현장에서 만났다.


‘깜짝 생일파티’에 행복

지난 1월 12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초동 성당’에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촬영됐다. 이날 촬영 분량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결혼식’으로 케이(권상우)가 연인이었던 크림(이보영)과 주환(이범수)의 결혼식을 지켜보는 장면.

우아한 느낌의 화이트 웨딩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이보영은 권상우, 이범수와 호흡을 맞춰 애잔한 결혼식을 연출했다. 리허설에도 진지하게 임하고 소소한 부분까지 체크하는 모습에서 연기 열정이 느껴졌다. 드라마 <어여쁜 당신> 등에서 결혼식을 촬영한 경험이 있지만 미혼인 만큼 웨딩드레스 입은 기분이 남다를 것 같아 물었더니 “특별한 웨딩드레스”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원태연 감독님이 원하는 느낌이 있는데 그걸 반영하기 위해 웨딩드레스를 제작했어요. 모양도 예쁜데다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옷이라 더 마음에 들어요.”

이날 31번째 생일을 맞은 이보영은 제작진이 준비한 ‘깜짝 생일 파티’ 덕에 행복도 맛봤다. 촛불을 끄고 3단 케이크를 자르며 얼굴을 붉혔던 이보영은 “너무 감사한데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라 놀랐고 쑥스러웠다”며 수줍게 웃었다.


촬영하면서 기대 커져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세 남녀의 각기 다른 사랑 방식을 다룬 정통멜로물이다. 벙어리 사랑을 하는 라디오 PD ‘케이’, 외톨이 사랑을 하는 작사가 ‘크림’, 눈 먼 사랑을 하는 치과의사 ‘주환’을 통해 아름답고 슬픈 사랑을 보여준다. 인기시인 원태연이 각본과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지난해 코믹액션물 <원스 어폰 어 타임>과 무거운 분위기의 멜로 <나는 행복합니다>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한 이보영. 그녀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의 ‘희생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에 끌려 출연을 결심했다. 하지만 슬픈 멜로는 처음이었던 만큼 ‘너무 예쁘기만 한 멜로, 10대 취향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란 걱정이 들기도 했다. 다행이 촬영하면서 걱정은 줄고 만족과 기대는 커졌다.

“촬영한 지 한 달이 좀 안됐는데 70% 정도를 찍었어요. 제 생각과 달리 멜로라인이 굉장히 현실적이고 담담하게 표현돼서 만족도가 올라갔고 현장에서 편집된 영상을 보면서 기대도 커지고 있어요.”

‘크림’과 ‘케이’라는 비현실적인 이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설명한다. 이름 때문에 연기하기가 어려울 것 같지만 남녀 주인공의 본명이 따로 있고 서로를 크림과 케이로 부르는 장면도 없다는 것.

“크림과 케이는 가족, 친구, 연인끼리 부르는 애칭 같은 거라 큰 거부감은 없어요. 그냥 부드럽고 사랑스럽다고 느꼈어요.”


배려 속에서 촬영

극중 권상우와 이범수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이보영은 실제로도 두 배우와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두 배우 모두 잘해주는데다 현장 분위기가 좋아 별다른 어려움 없이 편하게 연기 중이다. ‘오픈 마인드’를 가진 원태연 감독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감독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셨기 때문에 매 장면이나 상황에 대한 계산이 완벽하세요. 그래서 배우의 어투, 어조 등 섬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쓸 수 있고요. 오픈 마인드로 배우들과 자주 대화해서 재미있게 촬영 중이에요.”

이보영은 권상우, 이범수와 함께 출연료를 제작에 투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어려워진 제작환경을 감안, 배우들의 출연료 자진 삭감이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은 흔한 경우가 아니기 때문. 하지만 이보영은 “출연료 투자가 이슈가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며 몸을 낮췄다.

“시나리오를 보고 미팅을 하면서 영화가 잘 될 거라는 자신감이 생겨서 투자를 결정했어요. 이를 통해 관객들도 더 큰 믿음을 가지고 우리 영화를 선택해 주지 않을까 싶어요.(웃음)”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설렘과 가슴 따스함을 관객들도 느꼈으면 한다는 이보영. 그 바람이 실현되고 이보영이 ‘눈물의 여왕’ 자리에 오를 수 있을 지 오는 영화 개봉이 기다려진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