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밥순이’예요”


대한민국 대표미녀 김태희가 첩보드라마〈아이리스〉로 안방에 복귀했다. 이번에 과연 그녀는 스타가 아닌 ‘배우’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김태희는 데뷔 초반, 연기력을 채 갖추기 전부터 뛰어난 외모와 스타성 때문에 대중들의 지나친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오히려 배우로서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드라마 〈구미호외전〉〈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이후 스크린 도전작〈중천〉〈싸움〉에 이르기까지 매번 이어진 연기력 논란으로 마음고생도 컸다. 그런 그녀가 초심으로 돌아가 연기수업까지 받으며 연기에 대한 애정을 불태우고 있다. ‘톱스타’ 김태희가 아닌 ‘배우’ 김태희의 모습은 또 어떤 매력을 발산할지, 그 열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희가 지난 5일 KBS 2TV 드라마〈아이리스〉제작발표회에서 “많은 분들의 인정을 받는 것도 기쁘겠지만 개인적으로 연기에 대한 열정이 많아졌다”며 “〈아이리스〉가 연기 인생에 있어서 터닝포인트를 줄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며 새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SBS 드라마〈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이후 약 5년만의 안방극장 복귀다. 그녀가 컴백작으로〈아이리스〉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중국에서 영화〈중천〉을 찍으면서 오랫동안 호텔방에서 지낼 시간이 많았다. 그 때 미국드라마〈24〉를 자주 봤는데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아이리스〉가〈24〉를 표방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번 작품은 내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

김태희는 극중 NSS의 특급 프로파일러 ‘최승희’역을 맡아 테러범의 행동을 예측해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는 최정예 요원을 연기한다. 또 당차고 거침없는 언변과 지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외모로 국가 안전국 요원 김현준(이병헌)과 진사우(정준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역할을 위해 여성 요원들이 등장하는 미국 드라마와〈양들의 침묵〉과 같은 영화도 봤는데, 이지적이고 냉철한 모습이 많이 부각됐더라. 카리스마 넘치는 요원의 모습뿐 아니라 한 여자로서 인간적이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함께 보여드리고 싶다. 주위에서 볼 수 있음직한 현실적인 인물로 비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작품을 위해 연기수업도 받았다. 공백기가 길어지다 보니 카메라 울렁증까지 생겼다고.

김태희는 “지난해 작품 활동을 쉬고 연기 수업을 받았다. 지금껏 연기를 한 번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었고,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정신없이 드라마를 찍어왔다. 그러다보니 부담도 크고 작품도 하기 힘들었다” 고 털어놓으며 “다행히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셨지만, 항상 연기에 대한 갈증은 있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거친 액션신도 ‘밥심’으로 거뜬히

추석 연휴에도 부족한 액션 연기를 배우러 액션스쿨에 나가 수십 차례 머리채까지 잡히며 맹훈련을 했다는 그녀의 모습에서 이번 작품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늠케 했다.

역할 상 거친 액션신이 많은 터라 ‘밥심’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는 그녀는 항상 식사 때만 되면 밥차에 가장 먼저 도착해 동료들로부터 ‘밥순이’란 별명을 들을 정도였다고. 이에 대해 김태희는 “액션신을 찍다보니 금방 허기가 진다. 다른 동료배우들 보다 밥을 많이 먹게 되더라” 며 웃었다.

함께 있던 이병헌은 “김태희씨가 밥을 먹고 힘을 내는 것을 보고 나도 밥을 많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거들었고, 김승우 또한 “김태희씨의 식판은 군대식판 같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마지막 분단국가인 남한과 북한의 2차 전쟁을 막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요원들의 이야기를 다룬〈아이리스〉는 제작비 200억 원이 투입된 첩보 액션 드라마로 첩보원들의 액션과 배신, 로맨스를 그린 대작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드는 해외 로케이션으로 방영 전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김태희를 비롯해 이병헌,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그룹 ‘빅뱅’ 멤버 탑 등이 함께 하며,〈아가씨를 부탁해〉후속으로 14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최수아 기자] xowl200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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