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이미숙·최지우·김민희·김옥빈·윤여정


여성영화를 표방한 독특한 영화 한편이 화제다.〈여배우들〉(감독 이재용)이다.〈스캔들〉의 이재용 감독이 연출을 맡은〈여배우들〉에 고현정, 이미숙,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윤여정 등 6명의 여배우가 등장하여 여성의 삶을 이야기한다. 한 영화에 톱스타 남자배우가 듀엣 혹은 트리플로 출연하는 경우는 많다. 하지만 톱여배우가 둘 이상 등장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하물며 톱여배우 6명이 줄지어 나온다면, 하나의 사건이다.

충무로에 빅 스캔들이 터졌다.

〈스캔들〉을 연출한 이재용(44)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에 윤여정(62) 이미숙(49) 고현정(38) 최지우(34) 김민희(27) 김옥빈(23) 등 6명의 여배우가 출연, 세대 간의 삶과 갈등을 연기한다는 것.

남성영화〈놈놈놈〉을 표방한 여성영화〈여배우들〉은 제작부터 독립영화의 기법을 도입했다. 세대간의 대표하는 6명의 배우가 리얼과 가상을 오가며 연기를 하는것.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매가박스 M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재용 감독은 제작배경에 대해 “〈놈놈놈〉은 있는데 왜 ‘년년년’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여자들만의 이야기, 여배우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모두가 폭소한 가운데, 6명의 여배우들은 영화〈좋은 놈, 나쁜놈, 이상한 놈〉처럼 각자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윤여정(늙은 년), 김옥빈(제일 어린 년), 고현정(중간 년), 최지우(골치아픈 년), 김민희(마른 년), 이미숙(참견쟁이 년)이다.

〈여배우들〉영화의 백미는 사실적인 리얼리티와 가상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극중 고현정과 최지우의 기 싸움은 실로 리얼하다. 실제로도 사이가 좋지 않을 것만 같다. 이에 대한 고현정의 답변은 “실제죠”라고 말했고, 최지우도 “썩 좋진 않다”고 말했다.

고현정은 “저는 시비를 건 게 아닌데, 예민한 것 같던데?”라며 “여배우들이 어떤 면에서 단순할 때도 있잖아요. 갑자기 한 번 싸워보는 거야? 뭐 이렇게. 키도 비슷하고 하니까 괜찮더라고요. 좀 짜릿짜릿한 게 있었던 것 같아요”라고 극중 상황을 재현했다.

최지우는 “처음 보자마자 언니가 저를 째려보면서 그렇게 싸우는 신을 찍었는데, 정말 언니가 이마 치고 할 때는 정말 화가 났어요”라고 당시 심정을 솔직히 드러냈다.

그러자 이미숙이 정리했다.

이미숙은 “그 때는 현정이가 선덕여왕을 안 찍었을 때라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을 때”였다.

막내인 김민희는 선배 여배우들이 뿜어대는 기에 눌려버렸다.

그녀는 “다들 강하시고, 저는 굳이 할 게 없는 거예요. 촬영 딱 들어갔는데 선배님들 장난 아니시고, 난 도대체 뭘 해야 하지 그런 고민을 너무 하다가 그냥 숨어있기로 결정했어요. 여기서는 뒷모습이 가장 많이 나오는 배우 같았다”고 말했다.

김옥빈도 선배들 틈바구니에서 애를 먹었다고 현장 경험담을 말했다.

김옥빈은 “자기 자신과 가장 흡사한 모습 연기하라고 하셔서 연기를 하는데도, 감독님이 뭔가 어색하고 좀 더 뭔가 필요할 것 같다고 요구했다. 감을 못 잡아서 아 이거 어렵구나. 내가 왜 했을까” 후회한 적도 있다.

여배우들에게는 감추고픈 사생활이 있다.

이미숙은 “사실 배우들은 캐릭터에 의해 보이는 거지 자기 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 중 하난데, 수위가 어느 정도까지 될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사람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어떨까 싶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극중에선 여배우들의 살아가는 모습이 리얼하게 보여준다. 감추고 싶은 사생활까지. 이렇듯 이상하고 수상한 영화〈여배우들〉은 다음달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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