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다신 못 만날 작품”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김하늘이 ‘멜로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로드 넘버 원’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부터 애절한 눈물 연기까지 극중 ‘수연’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한층 물 오른 연기를 선보였다. 그동안 친근한 코믹연기로 사랑받아 왔던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복잡한 내면 연기와 함께 희생정신까지 선보이며 성숙한 연기를 보여줄 전망이다.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사랑을 찾아 떠난 ‘수연’을 여전히 가슴에서 떠나보내지 못한다는 그녀. 그녀에게서 그 어느 때보다 진솔함이 묻어난다.

“아직도 수연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아요.”

지난 18일 MBC 새 수목드라마 ‘로드 넘버 원’의 제작발표회에서 김하늘은 “6개월 촬영 기간 동안 수연으로 살면서 마치 내가 그 시대에 살았던 것 같은 느낌이다. 아직도 수연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고 보낼 수도 없다” 며 작품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로드 넘버원’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역사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세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그녀는 극 중 투철한 희생정신과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여의사 ‘수연’ 역을 맡았다.

“시대극은 처음인데 여운이 상당히 오래가는 것 같다. 마치 내가 그 시대에 살다가 나온 느낌이다. 사랑하는 한 사람을 기다리고 아파하는 연기는 정말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였다. 혼신을 다해 연기한 ‘수연’의 캐릭터가 화면에 어떻게 녹아날지 나도 기대된다.”

‘수연’은 장우(소지섭)와 태호(윤계상)에게 운명적인 사랑임과 동시에 마치 고향이나 어머니 같은 따뜻함을 지닌 여인으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작은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강직한 의사이기도 하다. 이런 수연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그녀는 6개월의 촬영기간 동안 오로지 극중 인물에 몰입, 촬영이 끝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수연’을 가슴에서 떠나보내지 못해 우수에 찬 모습이었다.

“수연이라는 캐릭터에 너무 매료됐다. 수연은 가녀린 여성이지만 누구보다 다른 사람을 위한 희생이 투철한 인물이다. 향후 10년 안에 내가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품이 탄탄했고 그 시대를 표현할 수 있는 배우들 안에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게 영광이다.”

그녀는 그 동안 여타 작품에서 보여줬던 아름다움과 패셔니스타의 모습마저 포기하고 온전히 작품에 열중, 상처 분장이나 남루한 의상도 마다하지 않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또한 진흙에서 구르고 넘어지는 촬영 중에도 리얼리티를 위해 보호 장비를 차지 않고 맨 몸으로 부딪혔고, 고문을 받는 장면에서는 실제 가죽 채찍으로 맞는 신임에도 불구, 꿋꿋하게 버티며 악바리 근성을 보여주기도 해 스태프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화장이나 이런 부분을 포기해야 하지만 그의 내면이 너무 아름답고 당당하다. 할까 말까 고민한 것이 아니라 내가 이 인물을 잘 표현해낼 수 있을까가 고민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극과 극을 오가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몇 시간씩 오열 연기를 펼쳐 탈진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고. 조국의 아픔, 사랑의 안타까운 감정을 온 몸으로 느끼는 수연의 캐릭터를 위해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던 것.

“남자 배우들처럼 전쟁신이 많지 않았지만 나름 고생한 면이 있다. 감정신이 격하고 우는 장면이 많아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소지섭과 키스신 좋았고, 윤계상과는 싫었다(?)”

함께 출연하는 소지섭과의 강도 높은 노출장면 또한 화젯거리다. 한국전쟁의 비극 속에서도 서로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사랑에 빠지는 두 사람은 마음속의 감정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공개된 예고편에는 소지섭과 그녀의 침대 위 키스신과 김하늘의 늘씬한 뒤태가 공개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배우에게 있어 노출 연기는 망설여지는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정말 제대로 연기해보고 싶었다”며 작품을 위해 아낌없이 자신을 드러냈다.

“여배우라는 특성상 조금만 살이 보여도 화제가 되더라. 노출 신을 찍으면서 ‘벗는 쪽’으로만 부각되지 않았으면 했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수연’의 노출신이 담긴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울음부터 났다. 작품에서 꼭 필요했던 장면이었고 ‘장우’와 ‘수연’이가 애타는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라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 목 놓아 엉엉 울었다.”

향후 소지섭과 더불어 윤계상의 사랑을 동시에 받아 삼각 러브라인을 형성할 예정이다. 그녀는 두 남자의 사랑에 “영광이다”는 소감을 밝히며 “소지섭과의 키스신은 너무 좋았고 윤계상과의 키스신은 너무 싫었다”고 농담을 던지는 여유도 잊지 않았다.

한편,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60년 만에 이뤄진 사랑과 우정의 약속을 담은 20부작 드라마 ‘로드 넘버 원’은 130억 원이 투입된 100% 사전제작드라마로 수,목요일 밤 9시 55분에 방송된다.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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