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처녀’ 변신 화제


배우의 변신은 무죄. 김태희가 변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맹혈 ‘여자 기수’역할을 맡았다. 그녀가 맡은 배역은 경마 레이스 도중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에 빠진 여자 기수지만, 자신을 이해주는 남자를 만나 사랑으로 좌절을 극복하고 그랑프리 경마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인물. 전작 ‘아이리스’에 이어 강한 이미지로 거듭난 그녀의 변신 속으로 들어가본다.

“그동안 남자배우가 좀 더 비중이 많거나 아니면 비슷한 작품을 하다가 제가 비중이 많은 작품은 처음 하게 됐어요. 가장 많은 책임을 지고 가야 하는데 촬영을 하면서 부담감과 압박감이 커졌죠.”

배우 김태희(30)의 영화 ‘그랑프리’(제작 네버엔딩스토리) 출연 소감이다.

그녀가 맡은 배역은 경마 레이스 도중 사고로 말을 잃고 좌절에 빠진 여자기수다. 이후 새롭게 만난 경주마 ‘탐라’와 자신을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인 우석(양동근)과 함께 여자기수 최초의 그랑프리 경마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김태희는 지난 19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부담감과 압박감이 커지면서도 성숙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 아픔이 있던 만큼 큰 의미가 될 것 같다”며 “좀 더 남자배우에게 기대지 않고 독립적으로 설 수 있게 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촬영 내내 4, 5개월 동안을 말과 함께 했다. “처음에는 말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동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강아지도 큰 개는 무서워하거든요. 또 말은 예전에 떨어진 경험도 있어요.”

김태희는 “말이 굉장히 겁이 많고 예민한 동물이라 다루기 어렵다고 한다”면서 “주변에서 어떤 사고와 부상을 당했는지 얘기를 많이 들어서 겁 많이 났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많이 본 상대가 말이라서 말의 매력에 빠졌다. 말도 꾸준히 계속 타고 싶은 생각도 했다”며 즐거워했다.

영화는 당초 남자 주인공으로 이준기(28)를 캐스팅, 촬영을 진행하다 이준기가 갑자기 입대하자 양동근(31)을 영입했다.

김태희는 “양동근 선배는 독특한 자기 생각을 가지고 있고,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운 언어를 구사한다”며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워 커뮤니케이션상 애로사항이 많았다. 작품하면서 상대배우랑 가까워지고 편해지려고 하는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긴 처음인 것 같다”고 웃었다.

두 남녀의 강렬한 키스 장면은 단연 화제. 김태희는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사탕키스’로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그녀는 “이번에 사탕키스 확실히 능가할 것”이라면서도 “시나리오 상에서도 그렇고 내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상황이어서 굉장히 부끄러웠다”며 웃어넘겼다.

전역 후 4년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양동근은 “처음부터 영화에 합류해 간 것도 아니라 힘들었다”며 “주희(김태희)는 원래 우석(이준기→양동근)의 캐릭터에 잡아놓은 게 있을텐데 사람이 바뀌어서 나도 힘들고 감독도 힘들고 모두 힘들었다”고 전했다.

양윤호(44) 감독은 “배우가 바뀌면서 두 사람이 만나는 부분은 100% 바뀌었다. 이준기와 양동근이 할 수 있는게 달라 두 사람이 잘 어울릴 수 있는 창작을 많이 했다”며 “말을 다룬 영화인 ‘각설탕’이 말에 대한 사랑을 얘기했다면, 말을 포함한 많은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라고 자신했다. 9월 16일 개봉.

[뉴시스=진현철 기자] agacu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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