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연기에 사명감 느낀다”


주말 저녁 안방극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2일 첫 선을 보인 MBC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며 신선한 돌풍을 예고, 신 가족드라마로 등극할 전망이다. 막장코드 하나 없이 우리네 인생과 가족에 대한 진솔한 성찰을 담아냈다는 평. 향후 펼쳐질 반짝반짝 빛나는 전개에 안방팬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무엇보다 개성만점 캐릭터들의 연기 앙상블이 빛을 발하고 있는 가운데, 악역 투혼을 펼치고 있는 이유리의 변신은 연일 화제다. 데뷔 9년 만에 선보이는 첫 도전이라 그 어느 때보다 그녀의 변신이 이채롭다.

배우 이유리가 파격적인 독기열연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2회 분에서 자신을 배신한 채 다른 여자와 맞선을 보는 남자친구 승재(정태우)를 목격, 그 앞에서 자신에게 토마토 주스를 들이붓는 강도 높은 장면을 선보였다.

가난한 집안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법고시를 준비하는 승재를 남자친구로 만들고, 물심양면 뒷바라지를 해왔기에 그녀의 분노는 더했다. 이에 토마토 주스 잔을 자신의 머리 위에 쏟아 부으며 분노어린 표정을 완벽히 소화, 독기를 품어냈다.

또 힘들게 살아온 어머니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그렁그렁한 눈물로 가슴 절절히 드러내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대역 없이 2M 구덩이 뛰어내려

뿐만 아니라 대역을 거부한 채 2M 구덩이 속에 뛰어내리는 ‘독종 투혼’까지 선보였다.

난봉꾼 아버지가 진 사채 빚을 받으려는 깡패들에 의해 구덩이에 떨어지는 고난도 연기로 실감나는 장면을 선사했다. 그녀는 리얼리티를 위해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웅덩이로 뛰어들었다는 후문.

방송 직후 인터넷 게시판에는 그녀의 파격 연기 투혼에 대한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이유리가 서럽게 우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흘렀다”, “어쩜 그렇게 서럽고 절절하게 우는지 그 복받치는 서러움이 안쓰럽고 불쌍했다”, “독종 연기의 종결자다” 등 연일 다양한 반응이다.


“아줌마 팬들에게 미움 사지 않을까 걱정”

사실 그녀는 데뷔 이래 ‘착한 며느리’ 역만 8번 했을 만큼 단아한 이미지의 대명사로 각광받았다. 때문에 이번 팜므파탈 변신은 그 어느 때보다 눈길을 끈다. 그녀 또한 맑고 선한 얼굴 속에 감춰진 악녀의 본색을 하나하나씩 드러내겠다며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8일 열린 ‘반짝반짝 빛나는’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그녀는 “촌스러웠던 9년간의 생활에서 벗어나 그동안 못 입어봤던 반짝반짝 빛나는 의상을 입는다는 생각만으로도 설렌다”며 악녀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9월 결혼 후 생긴 여유 탓일까 아줌마 팬들에게 미움을 사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귀여운 투정도 맘껏 드러냈다.

“결혼 후 첫 작품이라 많이 신난다. 이제 가정은 든든해졌고 나의 일에 승부를 걸어볼 차례인 것 같다. 악역이 있어야 우리 드라마도 빛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더 설득력 있는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식당에서 아줌마들이 착한 며느리라며 많이 챙겨줬는데 변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이다.”

하지만 매회 이어지는 감정신은 데뷔 9년차인 그녀에게도 힘에 부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매회 감정을 담아 연기하는 장면이 많아 정말 힘들다. 그래도 내가 제대로 해줘야 드라마가 반짝반짝 빛날 것 같은 생각에 사명감을 느낀다.”

한편 ‘반짝반짝 빛나는’은 부잣집 딸로 살다가 한순간에 인생이 뒤바뀐 한 여자의 밝고 경쾌한 인생 성공 스토리를 다룬 드라마로 향후 이유리, 김현주, 김석훈이 펼칠 삼각러브라인에 기대가 모아진다. 방송은 주말 저녁 8시 40분.

[최수아 기자] xowl2000@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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