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이 아닌가벼’사직서 내고 새출발

(왼쪽부터) 김진 - 임상아 - 공서영

원조 ‘청순글래머’ 이제니가 연예활동을 중단한 뒤 미국에서 웹디자이너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을 통해 스타로 급부상한 이제니는 어려보이는 외모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로 사랑을 받다가 2004년 MBC 드라마 ‘황태자의 사랑’이후 돌연 연예계를 떠났다. 미국에 거취를 둔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2008년 국내에서 스타화보를 발표한 적은 있지만 공식활동이 전혀 없어 대중에게 잊혀져 가는 듯 했다. 그런데 최근 이제니가 미국서 컴퓨터 관련 공부를 마치고 프리랜서 웹디자이너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진로를 바꾸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연예인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걸그룹 디바 출신의 김진, 가수 임상아, 걸그룹 클레오의 공서영 등 남다른 끼와 실력으로 전업에 성공한 스타들을 알아본다.

이제니는 그의 한 지인이 “이제니가 연예활동을 재개할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고 밝혔을 정도로 국내에서 연예인으로 활동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화려한 무대를 내려왔지만 자신이 선택한 또 다른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이는 비단 이제니 뿐만이 아니다.


디자이너로 변신

걸그룹 디바 출신인 지니도 새로운 인생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디자이너 김진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디바 활동 중에도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08년 미국 뉴욕 FIT에서 디자인 공부를 시작해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온스타일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3’의 도전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가수 딱지를 떼고 디자이너로 돌아오기까지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꿈을 향한 노력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인기 배우 겸 가수였던 임상아는 뉴욕 최고의 가방 디자이너로 성공했다. 그는 1999년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명문 파슨스디자인스쿨에 진학한 뒤 뉴요커들에게 각광받는 핸드백 디자이너로 변신, 뉴욕에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애슐리 심슨, 데본 아오키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이 즐겨 찾는 디자이너로 성공에 성공을 거듭한 것.

임상아의 브랜드인 ‘상아백’은 전 세계 25개 매장에 진출할 정도로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가운데 2007년 삼성그룹이 수여하는 삼성패션디자인펀드상(SFDF)을 수상했다. 2008년에는 패션지 보그(Vogue)가 선정하는 주목해야 할 신예작가로 선정되었고 ‘뉴욕타임스’에서 그녀의 성공 스토리와 인터뷰를 특집으로 구성한 바 있다.


공채에 합격하다

지난해 12월, 가수 출신 아나운서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그룹 클레오 출신의 공서영으로 현재 KBSN 스포츠 아나운서다. 그는 2004년 클레오 5집 앨범 ‘Rising Again`에서 보컬로 활동했다.

가수 출신 아나운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그의 최종 학력이 고졸이라는 사실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이런 약점은 아무런 장애물도 되지 않았다. 오히려 피나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 아나운서의 꿈을 실현했다. 지금도 스포츠 공부에 한창이라는 그의 포부는‘최선을 다해 최고가 되는 것’. 앞으로 최고의 아나운서가 될 그의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쥬얼리 1기 멤버 출신인 정유진은 2006년 국민은행에 입사해 한차례 화제를 모았다. 그는 대학교 진학을 위해 2003년 팀을 탈퇴했고 2006년에 국민은행 직원으로 채용 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연예계 생활 불안해

화려한 연예계를 등진 이유는 뭘까.

김진은 “방송 10년을 하다 보니 지쳐 있었다. 디바가 시그러졌다는 것도 느꼈다. 활동 중단을 했다. 내가 너무 ‘후져’ 보였다.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고 대한민국 가요계나 날 버렸다는 자격지심까지 생기더라. 무엇인가 시작할 게 필요했다. 난 천생 연예인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가 찾아보다 떠오른 게 패션이다”고 밝혔다.

임상아는 “활발하게 활동하다 자신을 잃어가는 것 같은 불안을 느꼈다”고 한다. 3집 음반 작업을 위해 머물던 뉴욕에서 돌연 ‘스타’ 대신 ‘패션’에 대해 도전장을 내밀었던 것이다.

공서영은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기 전까지는 오로지 노래 밖에 몰랐다. 어려서부터 꼭 가수가 돼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음악에서 길을 잃고 서성일 때, 스포츠를 만나 새 꿈을 얻었다”고 행복해 했다.

정유진은 “가수로서 미래가 보장된 것이 아닌데다 자칫 대학공부를 못할 것 같아 연예계를 떠나 수능시험을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187cm의 훤칠한 키와 여성들의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외모로 사랑받으며 영화 ‘마법의 성’ 드라마 ‘이제 사랑은 끝났다’ 등에 출연했던 가수 겸 배우 구본승은 현재 골프장을 차리고 사장님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보디빌더가 된 그룹 구피의 이승광, 부산에서 미용실을 차린 그룹 잼의 멤버 조진수도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주리 기자] park4721@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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