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켈리 교수, "탄핵이란 무거운 주제에 죄송, 해프닝 즐겼으면 다행"

[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부산대학교 교수 로버트 캘리가 영국 BBC와의 실시간 인터뷰 도중 4살난 딸 매리언과 8개월 된 아들 제임스의 난입으로 세계적인 화제로 떠올랐다. 이 영상은 유투브에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며 그의 가족을 인터뷰하려는 매체의 연락이 쇄도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난 10일 한국의 분위기를 세계에 전하는 생방송 중 난데 없이 화제가 된 한 가족이 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학교 교수와 부인 김정아씨, 그들의 4살된 딸 매리언과 8개월 된 아들 제임스가 그 주인공이다. 동아시아 전문가 켈리 교수는 영국 BBC와 인터넷 영상전화 스카이프를 통해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이 도중 잔뜩 흥에 겨운 두 아이가 화면에 난입했다. 

다음은 유튜브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Mh4f9AYRCZY

먼저 4살난 딸은 잔뜩 흥에 겨운 춤사위로 문을 열고 등장했고 이어 8개월 된 아들 제임스가 보행기를 밀고 따라들어와 웃음을 자아냈다.

켈리 교수 가족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과의 인터뷰에서 "그것은 코미디였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켈리 교수는 "이날 매리언이 유치원에서 생일파티를 하고 와서 '룰루랄라한(hippity-hoppity)' 상태였다"고 했다.

켈리 교수가 남북관계에 대한 BBC 앵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순간, 보행기를 밀고 아들마저 들어오자 그는 "그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켈리 교수는 인터뷰를 준비하던 여느 때처럼 방송 전 재킷을 입고 넥타이를 맸다. 그는 "보통 인터뷰를 할 때는 문을 잠근다"며 "그날은 문을 잠그지 않았다. 혼란이었다"고 말했다.

거실에서 방송을 보며 휴대전화로 TV 화면을 녹화하고 있던 부인 정아 씨가 이미 신난 두 아이의 모습을 방송으로 보자마자 놀라 아이들을 방 밖으로 끌어 당겼다. 그러나 두 아이의 신난 영상이 전 세계에 퍼진 뒤였다.

"다시는 BBC에서 인터뷰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과는 달리 BBC는 평범한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인터뷰 클립영상을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지난 14일 오전까지 인터뷰 영상은 BBC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84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전 세계 언론에서 이를 다루고 부부는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과 지인들의 전화 때문에 휴대전화를 (통화가 되지 않는) 비행기 모드로 바꿔야 했다고.

켈리 교수는 "전적으로 문을 잠그지 않은 내 책임"이라며 "실수로 가족을 유튜브 스타로 만들었다.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영상을 보면 웃음을 참으려고 애쓰는 내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놀랍고, 당황했고, 즐거웠으며 사랑스러웠다"고 당시 기분을 묘사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의 모습을 귀여워 했으나 급히 방으로 들어와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는 아내 정아씨를 일부 외신이 '보모(nanny)'로 보도하면서 동아시아 여성의 스테레오타입에 관한 인종주의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아 씨는 "내가 보모가 아닌 것은 사실"이라며 "논쟁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냥 즐겼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켈리 교수역시 "내 아내는 최선을 다해 상황을 정리하는 훌륭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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