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유병일(46)씨는 “이번 장마로 일주일 가량 오도가도 못하다가 물살이 그나마 약해져 보트를 이용해 수확한 옥수수를 실어나르고 있다”며 “고추밭이 약도 못쳐 잎이 누렇게 타들어가는데다 옥수수도 수확시기를 놓쳐 그나마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정선관내 동강생태계 보전지역의 경우, 군도 6호선을 따라 강을 사이에 두고 20여개 자연부락이 형성돼 있다. 이 마을들은 지난 19일부터 침수된 도로가 복구돼 통행을 하고 있으나 강 건너편 북대 헤매 점치 덕천 연포 귤암 등 7개 마을 200여 주민들은 마을앞 잠수교가 잠겨 농산물 출하를 제때 못하는 등 길고 긴 고립생활을 반복해서 하고 있었다.
이중 북대마을로 가는 길은 정선읍에서 동강변 군도 6호를 따라 30분 가량 올라온뒤 다시 정선초교 가수분교앞에서 잠수교를 건너가야 한다. 이 때문에 40여명의 주민들은 폭우로 인해 군도가 잠기면 마을 건너편 사람들보다 4~5일은 더 고립생활을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북대마을에서 가수분교에 다니는 유대혁(2년)군 등 초교생 4명도 강을 건너갈 만큼 물살이 약해지길 기다리느라 학교를 결석했다. 유군은 “학교에 빠지지 않고 제대로 다녔으면 너무 좋겠다”며 “아빠가 보트를 태워줘 무섭지는 않다”고 말했다. 가수분교 정훈교(37)교사는 “북대마을 등 강건너 주민들은 지난해 태풍 `’매미’ 때에도 물이 빠지지 않아 한달 넘게 고립생활을 했다”며 “이 때문에 등교를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원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