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2017년 조기대선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 정치권은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트로이카’로 알려진 서울, 경기, 인천 광역단체장을 누가 차지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대형 선거에다 지방선거는 정권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 이에 여당은 집권 2년차를 맞이해 국정과제를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수도권 압승은 필수적이다. 반면 야당 역시 문재인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고 전체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전략적 요충지인 수도권 선거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수도권 3대 광역단체장 전쟁 속으로 들어가보자.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서울 ‘與 후보=서울시장’ 경선 치열, 남경필·유정복 ‘수성’할까?
- 3대 변수 文정부 평가, 보수 단일화, 개헌 투표율 ‘부상’


집권여당이 된 민주당은 사실 대선 경선 때부터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해 왔다. 국민참여경선을 치르면서 그 명분으로 전국에서 200만 명 넘게 선거인단을 모집했다. 200만 명이 넘긴 배경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광역/기초단체장 후보자들이 선거를 대비해 지역구별로 대거 모집했다는 게 정설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214만 명 중 63%인 120만 명이 선거인단에 참여해 향후 수도권 단체장 후보 선출경선의 과열조짐을 우려할 정도다.

與, 214만 명 선거인단 모집 지방선거 ‘대비’

일단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이번 대선처럼 ‘여당 후보=서울시장’이 될 공산이 높다. 현 박원순 서울시장과 추미애 당 대표, 박영선 의원, 우상호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3선 도전이 유력한 박 시장의 경우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중도 사퇴 후 문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청와대 인선에서 박원순계를 가장 많이 중용해 두 인사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반면 친문 세력의 지지로 당 대표에 오른 추미애 당 대표는 경선 통과를 장담하기 쉽지 않은 처지다. 새정부 입각과 중앙당 당직자 인선 과정에 친문 주류 세력과 마찰을 빚어 내년 서울시장 경선에서는 자력으로 승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문에서 친문으로 전향한 박영선 의원의 서울시장 도전도 예상되지만 역시 친문 세력과 경선 과정에서 쌓인 앙금해소가 관건이다. 임종석 전 서울시정무부시장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가면서 우상호 전 원내대표의 도전설이 나오고 있다. 1강2중1약이라는 게 당내 평가다.

자유한국당에서는 4선의 나경원 의원과 3선 김성태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나 의원의 경우 2011년 서울시장재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에게 패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바른정당에서는 이혜훈, 김용태, 오세훈 등 전현직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여당 후보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

한국당과 바른당은 서울시장 후보가 누가 되든 보수후보단일화 요구에 빠질 공산이 높다. 국민의당의 경우 김성식 의원이 서울지역 유일한 다선의원이라는 점에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경기지사의 경우도 여당 경선이 불꽃될 전망이다. 당장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사만 8명이다. 컷오프에 경선을 거쳐 본선을 치러야 하는 험로가 예상된다. 친문 주류 측 인사로는 전해철, 최재성, 백재현 등 전현직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거론되고 있다. 비주류 측에서는 김진표 의원, 이종걸 의원, 최성 고양시장,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일단 주류 측에서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3철 중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이 눈에 띈다. 현재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다. 안희정 사람으로 알려진 백재현 의원도 최근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반면 비주류 측에서는 김진표 의원과 김상곤 전경기교육감이 도지사에 도전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의원의 경우 두 번씩이나 출마해 고배를 마셨다는 점이, 김 전 교육감의 경우 입각이 각각 출마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선 경선 때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각시킨 이재명 성남 시장도 다크호스다.

이 시장은 서울시장부터 경기도지사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경기도지사로 출마할 경우 지난 경선처럼 문재인 대리인, 안희정 대리인, 이 시장, 최성 시장 간 대결이 벌어질 수 있다. 당내에서는  3강3중2약 구도로 내다보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심재철, 원유철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면서 비박 친박 간 대결이 예상된다. 한국당의 경우 7.3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전지사와 친박 후보 간 대결에서 누가 승자가 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반면 바른당의 경우 남경필 현 경기도지사가 경선 없이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유승민 의원에게 경선에서 패배한 점은 아픈 대목이다.

친문 핵심 전해철·박남춘 경기·인천 ‘도전’ 유력

국민의당의 경우 지난 대선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입당한 이언주 의원의 경기지사 도전이 예상된다. 이 의원이 탈당할 당시 여권 일각에서는 경선 통과가 어려워 국민의당에 입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인천시장의 경우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현 인천시장의 수성이 관심사다.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으로 친박계 중에서도 진골이다. 선거는 1년 남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정권교체가 됐다는 점에서 ‘친박 책임론’이 일 경우 경선도 쉽지 않을 수 있다.

현재 한국당내 인천시장 후보군으로 3, 4대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안 의원은 인천시장을 이미 두 번씩이나 지낸 바 있고 윤 의원 역시 친박 핵심으로 유  시장과 겹쳐 출마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경우 친문재인계로 인천시당을 맡고 있는 박남춘 의원이 인천시장 도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데다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 의원이 나설 경우 경선 통과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다.

당내 경쟁자로는 재선인 박 의원에 비해 선수가 높은 홍영표 의원과 인천시정무부시장을 지낸 김교흥 국회의장 비서실장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바른정당의 경우 3선에 유일한 인천지역구 출신인 이학재 의원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국민의당의 경우 안철수계보로 알려진 문병호 전 의원과 박우섭 남동구청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2018년 6월13일에 치를 지방선거는 1년정도 남아 있어 변수도 존재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관건이다. 문 정부가 지방선거 전까지 큰 과오 없이 보낸다면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권 압승도 노려볼 만하다.

반면 새정부 인사 관련 대형 비리나 게이트가 터져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을 경우 야당에 표를 몰아줄 수도 있다.

개헌 국민투표 투표율 상승 누가 유리하나

또한 보수정당 간 후보 단일화도 변수다. 현재 5당 체제로 단체장 선거구별 최소 후보가 5명이 된다. 이럴 경우 집권여당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보수 후보 간 단일화가 변수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또한 개헌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문 대통령이 국민투표에 부칠 경우 지방선거 투표와 동시에 이뤄져 투표율 상승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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