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家끼리의 혼사 잇달아

뉴시스=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와철강업체 ㈜유봉의 서승범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백년가약을 맺었다.
범 현대가와 범 두산가, 현대차그룹과 애경그룹 화촉
 
두산가와 범 LG가로 분류되는 LS그룹 결혼 통해 인연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재벌가와 재벌가의 혼인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결합이 주목받는 이유는 재벌가끼리의 만남이라는 점 때문이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의 장녀 정남이 아산재단 상임이사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두산중공업 회장)의 처남 서승범 (주)유봉 대표이사, 지난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 씨와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차녀 채수연 씨,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외아들 구동휘 LS산전 이사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장녀 박상민 씨 등이 그 주인공이다. 특히 재벌가 결혼식인 만큼 화려한 재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요서울은 결혼에 골인한 인물들과 그들을 축복하기 위해 모인 정재계 인사들을 살펴봤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와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의 처남 서승범 (주)유봉 대표이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현대가 2세이자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 이사장이 두산가 4세인 박지원 부회장의 처남을 사위로 맞이한 것. 박지원 부회장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이에 두 재벌가의 특별한 인연이 형성됐다.
 
결혼을 올린 정 이사장의 장녀이자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의 동생인 정 상임이사는 미국 남가주대(USC)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MBA(경영학 석사)를 졸업하고 글로벌 컨설팅회사 베인&컴퍼니에서 근무한 뒤 지난 2013년 아산나눔재단에 합류했다. 그는 기획팀장, 사무국장을 거쳐 작년 11월부터 상임이사로 활동 중이다.
 
정 상임이사의 결혼 상대자인 서 대표이사는 1988년 설립돼 발전설비, 보일러, 핀튜브 임가공, 철강, 비철금속제품 등의 수출입 사업을 하고 있는 유봉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특히 두 사람의 결혼은 범 현대가와 범 두산가의 만남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를 반영하듯 범 현대가와 범 두산가 인사들이 총 출동했으며, 다수의 주요 정치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막냇동생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불참했다.
 
정계에서는 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바른정당의 김무성 의원과 주호영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정몽준 이사장이 여당인 한나라당의 대표였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정정길 울산공업학원 이사장도 참석해 이목을 끌었다.
 
범 현대家 연이은 결혼 겹경사
 
범 현대가의 혼사가 잇따르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차녀 정영이 현대유엔아이 차장이 오는 24일 서울 중구의 영락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결혼식은 가족과 친지만 모여 비공개로 진행된다.
 
정영이 씨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2년 현대유엔아이에 입사해 현재 차장으로 근무 중이다. 정 차장의 신랑은 평범한 집안 출신의 회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 씨와 채형석 현대차그룹 총괄부회장의 차녀 채수연 씨는 지난해 4월 서울 명동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결혼식 역시 범 현대가와 애경그룹의 일가친척, 재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상영 KCC명예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전 현대기업금융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 등 범 현대가가 총출동했다.
 
애경그룹에서는 채동석 애경그룹 유통·부동산 부문 부회장, 안용찬 애경그룹 생활·항공 부문 부회장, 이태성 세아홀딩스 전무 등 친인척이 참석했으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등 재계 오너와 전두환 대통령 차남인 전재용 씨도 참석했다.
 
두산가-범 LG家 세 번째 통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장녀 박상민 씨와 구자열 LS그룹 회장 장남 구동휘 이사가 화촉을 밝히면서 두산그룹과 범 LG가로 분류되는 LS그룹도 지난 2월 결혼을 통한 특별한 인연을 맺은 대표적인 재벌가다.
 
업계 따르면 박 씨와 구 이사는 구 이사의 누나인 구은아 씨의 소개로 지난해 만남을 시작했다. 또 스포츠라는 공통 취미를 통해 가까워졌다고 한다.
 
두 사람은 만남을 가져오다 지난해 말 양가 상견례를 갖고 지난 1월 중순 양가 직계 가족들만 참석한 가운데 약혼식을 가진 후 결혼을 약속했으며, 지난 2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양가 친인척들만을 초대해 화촉을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만큼 여느 재벌가 자제들과 다르게 결혼식을 조용하게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랑인 구 이사는 구 회장의 1남 2녀 중 둘째이자 외아들이다. 그는 서울 구정고를 졸업한 뒤 미국 센터너리대를 나왔으며, 2012년 우리투자증권에 입사한 뒤 1년 뒤 LS산전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사에 올랐다. 신부 박 씨는 박 회장의 1남 1녀 중 장녀로 미국 코넬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두 사람의 혼인으로 두산가와 범 LG가는 세 번째 통혼을 하게 됐다. 두 그룹 간 첫 번째 인연은 박용훈(전 두산건설 부회장)·구선희(고 구철회 LG 창업 고문의 4녀) 부부였다. 두 번째 인연이었던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과 구자철 한성 회장(고 구태회 LS 명예회장의 4남)의 딸 구원희 씨는 이혼했다.
 
한편 재벌가의 결혼을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그들만의 리그고 세상이다” “우리와는 딴 세상을 사는 재벌들의 경조사를 우리가 왜 알아야 하냐”고 말했다. 반면 “재벌들끼리 맺어지는 게 차라리 낫다. 부럽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의견들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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