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치 보지 않는 투수진 안정 되찾자 로사리오를 중심으로 타선도 활활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김성근 전 감독이 물러나면서 한동안 어수선했던 한화 이글스가 빠르게 안정을 찾으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팀 내 분위기가 해빙단계로 돌아서며 얼마 전까지의 경직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더욱이 한화는 다시 폭발하고 있는 타선의 부활에 힘입어 이제는 7위 롯데 자이언츠를 1경기차로 추격하고 있고 중위권을 흔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야신의 그늘에서 벗어나며 다시 활기를 찾아가는 한화의 달라진 모습을 살펴봤다.

한화는 지난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 망 13-12로 대역전극을 선보이며 승리를 거두며 달라진 팀 내 분위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이날 한화는 6회까지 7-12까지 밀리며 패색이 짙었다. 전날 경기에서도 한화는 아쉬운 1점 차로 넥센에게 승리를 내준 바 있어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한화는 7회 하석주가 2점 홈런을 때리며 분위기 반등에 시동을 걸었고 8회 최재훈의 3점 홈런으로 동점을, 승부를 연장으로 몰아가 가며 10회 이성열이 넥센 불펜 김사수로부터 우월 끝내기 홈런을 날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한화는 넥센과의 3연전을 2승 1채 위닝시리즈로 마무리하며 중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최근 한화 이글스 덕 아웃에서는 좀처럼 낯선 모습들이 목격된다. 이날 홈런을 터뜨린 이성열이 이상군 감독대행을 툭치고 덕아웃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같은 장면은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한화는 꽤 오랜 시간 코칭스태프와 선수 간에 소통을 찾아보기 힘든 경직된 팀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김 전 감독 체제에서는 일방적인 지시가 내려졌고 감독 위주의 구단 운영도 감독 위주여서 양측의 벽은 높았다.
이상군 감독대행
변화의 바람,
깜짝 반전 이끌어

그러나 김 전 감독이 물러나면서 한화에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욱이 그 바람이 어수선함으로 일관하지 않고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감독대행에게 박수가 쏟아진다.

먼저 그간 논란을 일으켰던 불필요한 훈련과 휴일연습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 훈련을 할 때도 선수 입장에서 체력적인 면을 고려해 진행된다는 점이 큰 차별점이다.

이에 대해 이 감독대행은 “감독마다 스타일, 지향점이 다르다. 감독대행을 맡으면서 조금 자유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덕분에 팀 분위기가 밝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구단 측은 이 감독대행 체제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빠르게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기록을 살펴보면 김 전 감독이 사퇴할 당시 한화는 18승 25패(0.419)로 9위에 머물렀지만 이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12승 14패(0.462)로 8위를 달리며 승률과 순위가 소폭 상승됐다. 또 지난 13일 이 감독대행 체제 방침을 확정한 이후 6승 3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다.

운용 측면에서 그간의 투수 혹사도 사라졌다. 돌려쓰고 당겨쓰며 내일을 생각하지 않은 ‘몰빵 야구’가 사라졌다. 또 승패와 무관한 경기에 필승조를 투입하는 일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투수들의 사기가 크게 올라갔다. 이전까지 한화 투수들은 적시타를 얻어맞거나 볼넷을 내주면 덕아웃의 눈치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투수 교체 지시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대행은 경기 초반 대량 실점을 하지 않는 한 선발 투수에게 5회 이상의 투구를 맡기고 있다. 불펜 투수들도 원포인트 릴리프가 아닌 한 이닝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라 자신이 던질 수 있는 투구를 좀 더 선보이고 있는 것.

특히 신인의 깜짝 반란은 팀의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20일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인 강승현은 넥센과의 경기에서 5-5로 맞선 5회초 1사 1·2루 위기에 등판해 1⅔이닝을 실점 없이 틀어막으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최고 시속 147km의 빠른 공에 포크볼이 위력적이었다.

당초 강승현은 2008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지만 지난 9년간 만년 2군 선수였다. 이에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1군 16경기에 그쳤고 16이닝 동안 무려 31실점을 하는 등 부진을 극복하지 못했다.

2016시즌 롯데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강승현은 올해 한화에서 육성 선수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고 지난 8일 정식 선수로 전환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이후 기대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며 새로운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투수진이 안정을 찾자 타수들 역시 힘을 냈다. 한화는 올 시즌 홈런 64개-타점 331개(6위), 장타율 공동 5위(0.426)으로 중하위 정도에 머물러 있지만 6월만 놓고 보면 타율 0.308(전체 3위), 홈런 28개(2위), 118득점(경기당 6.5점)을 뽑아 내 상위권 팀 수준의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윌린 로사리오의 되살아난 방망이는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8경기에서 홈런이 전무한 부진을 겪었다.

그러나 로사리오는 지난 16~18일 수원 kt전에서 KBO리그 3경기 8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이후 22일 다시 홈런포를 가동하며 다시 불방망이를 가동 중이다. 올시즌 타점 2위, 홈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21일 경기에서 프로야구 최초로 데뷔 첫 타석 초구를 홈런을 터트린 김태연과 22일 한화 이적 이후 첫 홈런을 동점 3점으로 터뜨린 교체 포수 최재훈 등 전혀 기대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의 한 방에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로사리오
대대적 교통정리
세대교체 가속화

이처럼 이 감독대행 체제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면서 구단차원에서도 개혁과 변화에 더욱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에 구단 측은 비교적 비중이 컸던 베테랑급 선수들을 정리하는 등 대대적인 교통정리에 나섰다.

한화는 지난 23일 포수 조인성, 투수 송신영, 외야수 이종환 등 3명을 웨이버 공시 했다. 전력 외로 판단한 선수들에 대해 과감히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이미 조인성은 5월 24일, 송신영은 4월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종환은 5월 20일 하루 1군에 올라왔으나 다음날 2군으로 내려갔다. 구단 측은 이변 결정으로 더 이상 세 명의 베테랑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이에 앞서 한화는 지난 8일 이재우를 웨이버 공시 요청하면서 육성 선수 강승현을 정식 선수로 등록 했고 21일에는 내야수 김태연의 정식 선수 등록을 위해 외야수 이양기를 방출 한 바 있다.

결국 구단은 과거 김 전 감독이 주로 등용했던 베테랑 선수 대신 육성 선수의 정식 선수 등록 등을 활용해 젊은 피로 채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즉 세대교체를 통한 상승세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혼란에 빠질 것 같았던 한화가 이 감독대행 체제로 결집을 이루면서 향후 판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시즌이 70여 경기 이상이 남아있고 7위 롯데를 1경기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어 한화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중위권 판도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구단에서 신임감독 선임 대신 이 감독대행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혼란을 수습하고 안정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야구라는 것이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감도 존재한다. 또 매번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한화 특유의 징크스도 남아 있어 이 같은 상승곡선이 언제 꺾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가 야신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은 팬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한편 하위권 순위가 요동치면서 야구팬들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20일 기준 롯데 자이언츠가 6위 넥센과의 격차가 5경기까지 벌어지면서 롯데, 한화, 삼성 라이온즈, kt 하위권 싸움도 격해지고 있다.

롯데는 최근 6연패를 기록하며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한화에게 발목이 잡힐 지가 관심사다. 더욱이 롯데는 투타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추락할 위험성도 남아 있다.

삼성과 kt의 순위 전쟁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양팀은 단 1경기차를 보이는 가운데 kt가 2018년도 신인 2차 드래프트를 놓고 갈등에 빠지며 탈꼴찌에 방점을 찍을지 아니면 신인드래프트에 승부수를 던질지를 누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실적으론 탈꼴찌가 맞지만 올 시즌 최하위 팀은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최대어인 이대은(경찰청)을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돼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대은은 일본 프로야구 경력과 국가대표를 경험했고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5승 1패 평균자책점 2.35로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고 있어 KBO구단 모두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