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비 ‘절감’ 화두로 떠올라… 수익률 제고 급부상

프랜차이즈 갑을 논란으로 인해 공정위의 칼날이 무서워지면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초긴장 상태다. 여기에 2018년도 최저임금이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된 7530원으로 확정되면서 자영업 시장에 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이 화두로 떠올랐다. 임대료와 원가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종업원 인건비까지 상승하면서 창업시장에서 수익률 제고가 급부상한 것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평소에도 가맹본사의 갑질로 소상공인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신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프랜차이즈 업계도 자숙의 목소리가 크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달 28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의 간담회를 갖고 “공정위의 근절 대책을 수용할 뿐 아니라 스스로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과 상생 혁신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자칫 모든 프랜차이즈 업계가 갑질을 한다는 우려를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는 거다.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갑질이 사회 문제화됐지만, 가맹점과의 상생 원칙을 지키며 올바른 사업을 진행하는 프랜차이즈도 많다는 사실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접근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닭강정 브랜드 가마로강정을 운영 중인 (주)마세다린은 매월 실시하는 점주의 날 행사를 통해 가맹점과 상생을 도모하고 있다. 점주의 날 행사란 가맹점의 영업환경 개선과 매장 활성화를 위해 본사에서 지원하는 점주상생프로그램이다. 가맹점별로 특정일을 지정해 본사 직원과 가맹점주가 함께 매장을 1일 운영한다. 진행 내용은 가맹점 청소를 비롯해 부착물 점검·교체, 조리매뉴얼 점검. 매뉴 무료시식회 실시, 전단지 배포 등의 판촉활동 통한 가맹점 홍보 등이다. 매달 4~5개 가맹점이 대상이다. 가마로강정은 또 매월 3개의 우수 가맹점을 선정해 100만 원 상당의 물품도 지원하고 있다. 우수 운영 사항은 소식지 마세다린 스토리를 통해 모든 가맹점에 전파된다.
 
가맹점주에게 신뢰보여
 
세탁편의점 월드크리닝도 높은 기술력과 가맹점과의 화합, 사회 이윤 환원 활동 등이 돋보이는 브랜드다. 여성 점주가 많은 특성상 월드크리닝은 전산P.G교육, 영업사례교육, C/S교육, 섬유별 세탁물 접수교육, 세탁물확인방법, 세탁교육, 모범매장 실무교육 등을 제공한다. 오픈 1년 이내 가맹점을 대상으로 지사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정기적 교육도 실시해 매장 운영에 도움을 준다. 특히 가맹점과의 소통이 활발해 점주의 만족도가 높은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전문점과 커피전문점을 콜라보한 카페띠아모는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점주 우선 경영을 지켜오고 있는 브랜드다. 지난해에는 가맹점의 매출 부진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장단이 전국을 돌며 가맹점 지원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페띠아모 관계자는 “가맹본사의 능력과 노하우를 믿고 창업한 가맹점주에게 신뢰를 보여주는 것은 당연하다”며 “장기적인 경기불황으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본사의 역량을 동원해 가맹점을 돕는 것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제주 전통의상인 갈옷을 선보이고 있는 갈중이는 높은 기술력으로 가맹점의 안정화를 도모하는 생활한복전문점이다. 갈옷은 항균·항취 작용이 탁월해 피부가 민감한 어른이나 아토피 등을 앓고 있는 어린이에게 좋다. 갈중이의 경쟁력은 이미 오래전부터 쌓아 왔다. 2009년 제주 갈천 염색견뢰도 개선방법으로 대한민국 특허를 취득했다. 또 제주자치도에서 선정한 제주형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 제주도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사)한국소상공인컨설팅협회 주최의 소비자가 선정한 상생브랜드 대상에도 뽑혔다.
 
인건비 절감 아이템 관심 높아
 
시간급 인상으로 창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1인 창업 아이템이나 인건비를 최소화하는 아이템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운영의 가성비를 따지면서 가뜩이나 고정비 절감에 주력하던 창업자들에게 기름을 붓는 격이다. 덮밥&이자까야 바베더퍼와 퓨전국수전문점 국수시대의 특징은 혼밥·혼술족을 위한 1인 창업 아이템이라는 거다. 주방을 중심으로 바(bar) 형태로 실내가 디자인됐다. 주문은 매장에 비치된 식권발매기를 통해 하면 된다. 고객들이 직접 주문하도록 만들어 종업원이 필요없다. 바베더퍼는 일본식 밥집 콘셉트다. 메뉴는 탄두리, 바비큐, 짜장페퍼 등 12종이다. 국수시대는 매장에서 직접 닭을 삶아 기본 육수로 사용해 맛이 담백한 게 특징이다. 메뉴는 해물볶음국수, 커리국수, 크림국수, 비빔국수 등 다양하다.
 
당구장도 초기 창업비용을 제외하고는 운영비용이 높지 않은 아이템이다. 최근에는 카페형의 인테리어에 간편하고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갖춰 지인들과 가볍게 술 한잔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당구장이 인기다. 디지털당구장으로 불리는 존케이지 빌리어즈는 개인별 승패는 물론, 평균점수, 경기영상까지 확인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치는 재미는 물론 보는 재미까지 있어 젊은층을 비롯해 중장년층까지 즐겨 찾는다는 게 존케이지 빌리어즈 업체 측의 설명이다.
 
배달 아이템도 배달전문 대행을 이용하면서 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 면에서 눈에 띈다.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제공하면서도 웰빙 콘셉트의 건강 치킨을 내세운 구어스치킨은 인테리어의 거품을 제거한 원가창업이 장점이다. 구어스치킨의 특징은 엄선된 국내산 닭고기를 250도 오븐에서 구워 기름을 쏙 뺐다. 여기에 오곡파우다(저염, 천연곡물)를 이용해 오리지날 한 마리 기준 나트륨 1501mg으로 후라이드 치킨 대비 약 30% 가량 나트륨 함량을 줄였다.
 
18인치 대형 피자를 선보이는 피자배달전문점 피자헤븐은 자체적으로 도우와 농축 토마토 소스, 토핑류 등을 개발해 유명 피자 브랜드에 못지 않는 맛을 자랑한다. 반대로 가격은 낮아 젊은층의 수요가 높다. 피자 도우는 냉장도우로 생산해 맛이 뛰어나고 매장관리도 수월하다는 평가다. 피자헤븐의 메뉴는 일반적인 피자부터 도우가 얇은 씬 피자까지 4가지 도우 선택을 비롯해 다양하다. 치킨과 스파게티, 파스타, 크피스피타코버거 등의 메뉴도 선보이면서 매출의 다각화를 이뤘다는 평가다.
 
최근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힘들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가맹본사의 1차 고객은 바로 가맹점주다. 따라서 프랜차이즈는 상생을 위한 사업프로그램이라는 초심을 끝까지 가져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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