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162명의 12억7000여만 원 채무 탕감, 1인당 780만 원 빚 소멸

[일요서울ㅣ창원 이도균 기자] 경남 창원시는 지역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장기채무로 고통을 받고 있는 생계형 채무자 162명이 진 빚 12억7000여만 원을 전액 탕감하는 부실채권 소각행사를 23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악성부채로 경제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던 소상공인, 실직자, 주부 등 채무자들의 5년 이상 장기 부실채권을 저가로 매입해 빚을 정리해주고 경제활동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새 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창원시청 제3회의실에는 안상수 창원시장, 손교덕 BNK경남은행장, 유종일 주빌리은행장, 김상대 금융감독원 창원지원장, 오승균 창원시 기독교연합회장, 이인덕 창원기독교연합회장, 원대연 마산 기독교연합회장, 진해 기독교연합회 수석 부회장, CBMC 경남연합회 부회장 등 3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채권매입을 위한 1000만 원의 성금을 기부한 창원시 기독교엽합회(회장 오승균) 임원진 5명에게 감사패를 수여한 데 이어 BNK경남은행(은행장 손교덕)과 부실채권 기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서민 빚 정리를 위한 채권기부에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참석자들은 촛불과 파쇄기를 이용한 부실채권 소각 퍼포먼스로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최근 지역경제 침체에 따른 관내 많은 청년과 중장년들이 대부업체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빚 상환 독촉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대표은행인 BNK경남은행은 지역 공동체의 상생과 지역사회로의 환원 차원에서 시민 162명 12억6800만 원의 부실채권을 창원시에 유상 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높은 우리나라는 6명 중 1명이 빚 때문에 자살하고 있어 우리시는 도덕적 해이가 없는 범위 내에서 부실채권을 소각행사를 추진하게 됐다”며 “이번 부실채권 소각행사가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키고 건강한 가계경제를 꾸려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시는 서민 빚 탕감을 위한 부실채권 소각뿐만 아니라 나눔과 배려를 통한 ‘살기좋은 창원’, ‘행복한 시민’을 목표로 위한 다양한 서민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므로 각급 사회단체, 종교단체, 시민들께서도 적극 협조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 소각행사를 통해 정리된 금액 12억6800만 원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원금은 4억3800만 원, 이자 8억3000만 원으로 1인당 평균 783만 원의 빚이 소멸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시민 후원금 등으로 부실채권을 대신 매입해 채무자를 구제할 목적으로 지난해 출범한 프로젝트 대행은행인 주빌리은행(은행장 유종일)은 이번에 채권이 소각되는 시민들에게 채무정리 사실을 우편으로 통보하고 지속적인 금융애로 상담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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