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시험을 치른 응시자들은 전원이 석사학위 이상의 고학력자들. 봄비가 촉촉히 내리는 궂은 날씨속에서 보기에도 아찔한 굴뚝 계단을 오르는 광경은 취업에 목말라하고 있는 청년들의 절박한 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했다. 지난달 23일 실시된 익산시청 청원경찰 시험에도 4명 모집에 113명이 몰려 28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응시자의 70%이상이 4년제 대학 졸업자로 파악됐으며 실직 등의 이유로 바늘구멍 같은 취업 전쟁에 다시 뛰어든 일명 ‘사오정’도 15명이나 됐다. 시청 청경이 되는 첫 관문은 다름 아닌 체력 검정. 5㎞달리기와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등 평소 체력관리를 해오지 않은 응시생들은 엄두를 내기도 힘든 군대식 체력측정이나 다름없었다. 응시생 모두가 취업문을 뚫겠다며 사력을 다했지만 1차 체력검정 측정을 통과한 인원은 응시자의 절반인 55명뿐. ‘체력이 곧 국력’이 아니라 ‘생존수단’임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전북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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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04.05.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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