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산화물 규제에 상용차 업계 “무책임하다”
질소산화물 규제에 상용차 업계 “무책임하다”
  • 오유진 기자
  • 입력 2017-10-27 16:04
  • 승인 2017.10.27 16:04
  • 호수 1226
  • 4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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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와 경유차 운전자 ‘각기 다른 해석’
자동차 “질소산화물 대응 개발 문제 없어”
 
상용차 “미세먼지, 상용차보다 다른 문제 더 많아”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정부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 경유차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오는 2018년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도 등 15개 시에서 질소산화물 검사제가 시행되는 것. 구체적인 규제 기준이 나오지 않았지만 규제 강화를 두고 자동차 업계와 경유차 운전자들은 엇갈린 의견을 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경유차에 관한 이미 예고된 강화 규제라며 큰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경유차 운전자들은 ‘경유차 가격 상승’ ‘운행 중 검사의 번거로움’ ‘적발 시 배출가스 저감장치 장착’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인한 사유재산 손해’ 등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또 정부가 미세먼지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치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솔린 차량 대비 높은 연비 등으로 운전자들에게 사랑 받아온 경유차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며 각종 규제에 허덕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8일 현재 운행 중인 경유차의 질소산화물(NOx)을 정밀 검사하기 위해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2018년 1월 1일 이후 제작되는 중·소형 경유차를 수도권에서 등록한 차량 소유자는 2021년 1월 1일부터 자동차 종합검사(정밀검사)를 받을 때 매연검사 외에도 질소산화물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에서 질소산화물 기준치를 초과하게 되면 차량 소유자는 정비업체에서 선택적 촉매 환원장치(SCR), 질소산화물 흡장 촉매 장치(LNT) 등 질소산화물 저감장치의 정상 작동여부를 확인하고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대상 차량은 승용차와 35인 이하 승합차, 차량총중량 10t 미만 화물차, 특수차량 등이다. 대상 지역은 서울과 인천(옹진군 제외), 경기도 등 15개 시다. 환경부는 제도가 새로 도입되는 점을 고려해 수도권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 결과 검토 뒤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환경부는 질소산화물 검사제 도입으로 향후 10년간 질소산화물이 2870t이 감소, 2차 생성되는 미세먼지(PM2.5)는 195t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수도권 지역 사회적 편익은 10년간 2204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엇갈린 반응
 
이번 환경부의 질소산화물 저감 정책에 자동차 업계는 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신차 인증 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면 운행 중의 배출가스 문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또 제도에 맞춘 기술, 비용 등의 추가 부담금 역시 영향이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는 신차를 질소산화물 0.08g/km 이내를 배출해야 하는 유로6를 기준으로 개발 중이기 때문이다. 다만 규제 강화로 인해 경유차의 수요가 위축될 수도 있어 대책 마련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반 경유차 소유자들은 이번 정부의 질소산화물 저감정책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가장 큰 문제로 ‘경유차 가격 상승’을 꼽고 있다. 경유차에 더 많은 배출가스 저감장치 탑재, 시스템과 하부 재설계 등 때문에 금액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정부가 10월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중소형 경유자동차 실내시험방식(이하 WLTP) 도입을 미룬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또 운전자들은 운행 중 검사와 규제에 맞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번거로움, 규제 적발 시 배출가스 저감장치 장착 비용 등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특히 상용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상용차의 경우 경유차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경유차의 대안책으로 떠오른 전기 상용차 등 개발 및 출시 소식이 들리지만 해당 상용차 시장이 확대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토크가 강력한 경유차와 달리, LPG 차량은 힘이 약해서 화물용으로는 부적합하다”며 “전기차도 아직 기술적으로 경유차를 대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기차나 LPG차가 경유차를 대체할 수는 없어 경유차 규제보다는 정부가 지원책 마련에 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인 것.
 
상용차 운전자 A씨 역시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힌 상용차보다 다른 문제점이 더 많아 보이지만 경유차가 대부분인 상용차 운전자들은 이번 규제로 인해 중고 차량 가격 하락 등 피해를 면치 못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