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고향” 청와대 비서관 출신 등 친노인사들 ‘워밍업’ 한나라 전통적 텃밭 사수위해 ‘일부 물갈이’ 등으로 맞설 듯PK 지역에는 모두 33개 지역구(2000년 4·13 총선 기준, 부산 17, 경남 16)가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4·13총선때 이 지역에서 단 한 석도 뺏기지 않고 싹쓸이를 해 이 지역이 전통적인 텃밭임을 입증했다.하지만 PK출신인 노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이 지역에 대한 한나라당의 아성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이 노 대통령이 비록 민주당 당적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동향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여기에 노 대통령이 대외적으로는 총선이나 신당론 등과 관련해 불개입 입장을 천명하고 있지만 이 지역에서 친노세력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이해성 청와대 홍보수석과 최도술 총무비서관은 이미 부산 출마를 선언하고 공직을 사퇴했고, 이 지역 친노 인사들도 조만간 집단 탈당과 독자신당 추진 방침을 밝히는 등 내년 총선을 겨냥한 PK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친노세력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와 이 지역 의원들은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내심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특히 PK지역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 있는 현역 의원들은 지구당 관계자들에게 ‘지역구 사수’라는 극비 지령을 하달하는 등 초긴장 상태에 빠져 있다는 후문이다.그도 그럴것이 노무현 사단의 조직적인 공격에 맞서야 하는 PK 의원들은 당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물갈이론과 맞물려 이 지역 정치신인들의 거센 도전도 극복해야 한다. 여기에 정치재기를 노리는 중진급 전직 의원들도 내년 총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설상가상’이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형국이다.PK지역 중에서도 부산 지역은 내년 총선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친노세력들이 부산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망과 맞물려 있다.총선 출마를 위해 공직에서 사퇴한 이해성 홍보수석과 최도술 총무비서관은 각각 부산 중·동구(정의화)와 노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북·강서을(허태열) 출마가 유력하다.

청와대 박재호 정무2비서관도 조만간 사퇴, 부산 남구(김무성)에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문재인 민정수석과 김두관 행자부장관은 각각 북·강서갑(정형근)과 경남 남해·하동(박희태) 출마가 예상되고 있으나 본인들은 아직까지 “출마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부산지역 친노세력 결집체라 할 수 있는 부산정개추 간부들도 대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조성래 변호사(신당연대 상임대표)는 금정(김진재), 부산정개추 공동대표인 허진호 변호사는 수영(유흥수)을 각각 노리고 있다. ‘부산 386그룹’ 대표 주자인 정윤재씨는 사상(권철현), 최인호씨는 해운대·기장갑(서병수)을 각각 겨냥하고 있고, 노재철씨는 박관용 국회의장의 불출마로 공석이 될 동래를 노리고 있다.

또 송인배 위원장은 경남 양산(나오연), 조경태씨는 사하을(박종웅)을 넘보고 있다.친노성향의 중진급 정치인들도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태일 전동아대총장은 사하을과 해운대·기장을(안경률 의원), 경남고 출신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은 서구(정문화), 동아대 교수 출신인 허성관 해수부장관은 사하갑(엄호성), 부산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은 진갑(김병호)을 각각 고려중에 있다.또 8·15 복권자 명단에 포함된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은 연고지인 영도(김형오) 출마를 고려중에 있고, 민주당 김기재 의원(전국구)과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부산시장 선거에 낙마했던 한이헌 전의원 등도 내년 총선때 지역구 출마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에 적을 두고 있었던 중진급 정치인 몇명도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어 현역의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이와관련 한나라당 주변에선 최근 사면복권된 홍인길 전 김영삼대통령 총무수석비서관과 김 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 대한 영입설이 나돌고 있다. 홍 전수석은 과거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서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이미 김 전대통령의 과거 지역구인 경남 거제에서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겠다며 표밭다지기에 나선 현철씨 영입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이견이 분분하다. 내년 총선을 통해 정치재기를 노리고 있는 박찬종 전의원 역시 부산 서구에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역인 정문화 의원, 홍 전수석 등과 뜨거운 공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최근 ‘현역의원 50% 물갈이론’이 확산되고 있어 PK지역을 노리는 정치신인들의 거센 도전이 예상된다.이 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는 대표적인 당내 인사로는 김용주 전 국회의장 공보비서관과 황준동 부대변인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당직자들은 현역의원들과의 관계를 고려, 공식 활동은 자제하고 있으나 총선 출마를 위한 물밑 준비에 열정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또 김정일 동원산업 사장, 김양수 유림건설 사장, 이경호 시의원, 오규석 전기장군수, 허옥경 해운대 구청장, 유기준 부산·경남미래연대 공동대표, 노기태 전 부산시 정무부시장, 류재중 수영구청장, 김정훈 대표 특보 등도 공천 후보자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당내 신당 문제가 어떻게 결정날지 여부가 변수이긴 하지만 원외지구당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총선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그동안 PK지역이 한나라당 텃밭으로 분류되었던 탓인지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은 별로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로는 경남 밀양·창녕(김용갑)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김태랑 최고위원과 경남 남해·하동(박희태)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유삼남 전해양수산부장관 정도다.민속씨름계에서 명성을 날린 이만기 인제대 교수가 경남 마산·합포(김호일) 출마자 후보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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