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바다였던 평원 위에 드넓게 펼쳐진 갈대밭은 저물어가는 계절의 여운을 즐기기 좋고,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구봉도 대부해솔길은 다채로운 해안 절경을 선사한다.
영흥도 십리포해변은 소사나무와 바다가 어우러진 이색적인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곳. 물때가 맞으면 목섬으로 방향을 잡는다.
무인도로 이어지는 길에는 순수함과 평온함이 깃들어 있다. 보다 광활하고 거친 탄도바닷길의 해 질녘 풍경은 한나절 섬나라 산책에 붉은 마침표를 남긴다.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시화방조제는 그 자체로 최고의 드라이브코스다. 바닷바람과 함께 펼쳐지는 바다와 호수의 탁 트인 전경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듯한 시원함을 선사한다.
어부 석동과 보배는 서로 사랑해 부부가 됐다. 어느 날 바다에 나간 석동은 풍랑에 휩싸여 죽을 고비에 처하지만 용왕의 도움으로 풍랑을 뚫고 천신만고 끝에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를 간절히 기다리던 보배는 이미 섬(작은가리섬)으로 변해 있었고, 이를 알게 된 석동도 뒤따라 섬(큰가리섬)이 됐다. 이를 안타까이 여긴 둥근 보름달이 가리비들로 다리를 놓아 둘을 만나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시화방조제를 건너 대부도에 들어서면 바다 대신 드넓은 갈대밭이 펼쳐진다. 지나가는 바람에 갈색 파도가 춤을 추듯 너울거린다. 원래 바닷물이 출렁이던 곳이 방조제의 건설로 갈대가 자라기 좋은 너른 습지가 된 것. 한적한 갈대밭 사이로 탐방로를 조성한 바다향기테마파크가 보인다.
넓은 바다향기테마파크를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한 바퀴 돌아보는 데 약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동 중 마음에 드는 곳에서 내렸다가 다음 차에 탑승할 수 있다. 운행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운행하지 않는다
대부해솔길
대부해솔길은 해안 비경을 감상하며 걷는 대부도 둘레길로 안산 제2경으로 꼽힌다. 7개 코스로 이루어진 대부해솔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해안 전경이 아름답고 걷기에도 수월한 구봉도 1코스.
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춤을 추던 곳이라 하여 이름 지어진 선재도는 그만큼 맑고 수려한 풍경과 신비를 간직하고 있다.
웅장한 영흥대교 끝에서 포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진두선착장이 눈에 들어온다. 영흥대교가 놓이기 전까지 영흥도는 인천항에서 뱃길로만 닿을 수 있던 곳이었다.
지나치기 아쉬운 대부도 명소
▲ 종이미술관
종이미술관은 한국 최초의 종이 조형 미술관으로 종이와 미술을 소재로 다양하게 표현되는 공예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동주염전
동주염전은 1953년부터 염전을 시작해 오늘날까지 재래방식으로 소금을 채취하며 정통 천일염의 명맥을 잇고 있다.
▲유리섬박물관
이탈리아 베니스의 무라노 섬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리공예 성지이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 자리한 유리섬박물관은 한국의 무라노를 꿈꾸는 곳으로 말 그대로 유리공예를 위한 예술 공간이다.
어슴프레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 마지막으로 대형 풍력발전기 세 대가 나란히 하늘과 맞닿아 있는 탄도항에 다다랐다. 머리 위에 있었던 해는 어느새 서쪽 바다의 이름 없는 섬들 위로 자리를 옮겨 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이 볼에 차갑게 닿는다.
<사진제공=여행매거진 Go-On>
프리랜서 박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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