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건희, 서정진, 서경배, 정몽구, 김정주
우리나라는 오랜 시간 대기업 중심의 경제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재벌 총수 일가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흔히 재벌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사금고에는 무엇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또 그들만의 자산 경쟁에서 누가 몇 위를 차지하는지 등 호기심이 끊이지 않는다. 일요서울은 다양한 통계 수치를 종합해 2018년 우리나라의 부자 지형도는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이건희 압도적 1위…서정진·방준혁 등 10위권 진입
여성·손자녀 순위에선 한미 임성기 회장일가 성장세


지난해 미국 블룸버그의 조사를 살펴보면 세계 500대 부자 순위에 한국 재벌 7명의 이름이 있다. 1위 이건희 회장(세계 45위), 2위 서정진 회장(세계 175위), 3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97위) 순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24위), 김정주 NXC 대표이사(255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347위), 최태원 SK 회장 (392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2018년에는 어떨까. 지난 7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가치를 지난 5일 종가기준으로 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8조7704억 원)이 1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8조1212억 원)이 2위, 3위에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8조564억 원)이 이름을 올렸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내놓은 2017년 12월 28일 종가 기준 상장사 주식부호 10위권 집계 결과도 비슷하다. 해당 조사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18조5835억 원, 서경배 회장이 8조2410억 원, 이재용 부회장이 7조7458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해당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새롭게 순위에 입성한 자수성가형 부호들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 임성기 한미사이언스 회장 등 세 명인데 이들 모두 기업의 승계자로서 부를 축적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정진 회장이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주식 4945만4360주(36.01%)의 평가액은 5조3707억 원에 달했다. 서정진 회장은 1위 이건희 회장, 2위 서경배 회장, 3위 이재용 부회장에 이어 4위에 올라있다.

같은 조사에서 5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4조7545억 원), 6위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4조6123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서정진 회장의 약진은 놀라운 성장이라는 평가다. 이어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7위를 기록했고,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9위에 자리했다.

이름값 높은 재벌들 중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2조2706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1조9213억 원),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1조9213억 원) 등은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서정진 회장 다음은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주식부호 순위 7위에 진입했다. 넷마블게임즈 주식 2072만9472주(24.38%)를 보유 중이며 12월 28일 종가 기준 보유 주식가치는 3조9075억 원에 달한다.

10위 임성기 회장은 지분 평가액 2조3665억 원 규모다. 임성기 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은 2131만9569주(34.23%)이다. 주가가 두 배가량 오르면서 임성기 회장의 지분평가액도 덩달아 증가한 것이다.

범위를 총수 일가 여성으로 한정하면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총수 일가 배우자 가운데 보유주식 가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의 주식 부호 100인 조사 결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부인 홍라희 전 리움 관장이 지난 5일 종가기준 보유주식 가치가 2조8225억 원으로 1위다.

총수 배우자 보유주식 가치 2위는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 씨. 김영식 씨는 6441억 원 상당의 LG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3위는 코미팜 창업주 양용진의 부인 황부연 씨로 1154억 원 상당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김상헌 동서 회장 부인 한혜연 씨가 1013억 원 상당의 동서 주식을 보유해 4위, 조임래 코스메카코리아 회장 부인 박은희 씨가 863억 원 상당의 코스메카코리아 지분을 소유해 5위 자리를 가져갔다.

특이점은 달리 시가총액 기준 30대 기업 총수 배우자이지만, 보유 주식가치 미미하거나 없는 배우자도 많다는 것이다. 시가총액 2위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 나비 관장은 SK그룹 전체 주식 7036만0297주의 0.01%만 가지고 있으면 시가총액은 25억 원에 불과하다.

현대의 총수 일가 배우자의 주식 보유 현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부인 김영명 씨의 경우 보유 주식이 없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 이명희 씨, 이재현 CJ그룹 회장 부인 김희재 씨, 허상수 GS 회장 부인 이주영 씨도 보유 주식이 없다.

또 우리나라 500위권 중 신규 진입 여성 주식 부호 대부분은 한미 일가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한미사이언스 오너일가 성인은 신규 진입 여성 주식부호 1~3위를 모두 가져갔다.

1위는 임성기 회장 부인 송영숙 씨로 871억 원 상당의 주식 보유 중이다. 2위와 3위는 임성기 회장의 며느리인 김희준 씨와 홍지윤 씨로 두 사람은 766억 원 상당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한미 일가를 제외하면 녹십자 창업주 허채경의 손녀인 허정미씨가 총 755억 원 상당의 지분을 소유해 4위, 윤영(53) 대웅제약 부사장은 610억 원 상당으로 9위, 10위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가 586억 원 상당의 메디포스트 주식 50만600주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미성년자 부자들의 순위도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한국거래소의 조사 결과 코스피 시장 주식을 1억 원 이상 보유한 미성년자 수가 11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당시 미성년자 주식부자 1∼7위는 모두 임성기 회장의 손자녀들로 600억 원대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음으로는 허창수 GS회장의 친인척으로 알려진 허모(16)군이 GS 주식 548억 원어치를, 그 동생(13)이 217억 원어치를 각각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고, 문배철강, KPX홀딩스, 한샘, 부광약품 등도 미성년자가 많이 보유한 주식 2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확인되는 가장 어린 주식 부자는 2014년에 태어난 정연택 디씨엠 회장의 손자 정모군이었으며 보유 주식은 디씨엠 주식 8만주, 약 10억 원어치였다. 지난해 가족이나 친척 등으로부터 1억 원 이상의 재산을 증여받은 10·20대가 20% 정도 증가했다는 통계도 있다.

국세청의 2017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억 원 이상을 증여받은 0~29세 증여세 신고자(수증인)는 총 8720명으로 전년 7372명보다 1348명(18.3%) 증가했다. 10억원 이상을 물려받은 10대는 111명에 달했고 50억원 이상의 재산을 물려받은 10대도 9명 포함됐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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