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홍 전문기자의 역대총선격전지 순례 1종로구편>

선출의원 모두 31명 … 총리·서울시장 각 2명에 정당당수도 5명이나이종찬 ‘4선’으로 최다선 … 재·보선 5차례로 전국서 가장 많이 치러‘야인’ 김두한도 3대때 이곳서 출마 처음 금배지 달아1948년 5월10일 제헌의원 선거이후 지금까지 56년 동안 우리나라 의정이 우여곡절을 거듭해온 것처럼 `선량(善良)`이라는 국회의원 56년사도 무상한 영욕과 다기한 사연들로 점철돼 왔다. 2003년 10월, 현재 금배지를 달았거나 달고 있는 선량은 연인원 4천1백여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국정의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직에 오른 이가 있는가 하면 ‘48시간 짜리 단명의원’`도 있고 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사형수 의원`’도 있다. 그런가 하면 현재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전·현직 ‘비리의원’`도 있어 선량들의 극단적인 부침을 실감케 한다. `배지`에게 영광만 있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내년 4월15일에 실시될 17대 총선은 민주당의 분당으로 촉발된 `신4당 체제`로 치러진다는 점에서 여느 총선보다도 격전이 예상된다. 당장 재신임 국민투표의 성사 여부가 총선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17대 총선예비전과 관련, 반세기가 넘는 과거 의정사에 등장한 그 지역 인물들을 훑어보는 것도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며, 차기 총선에 입지할 인사들을 먼저 점검해 보는 것도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이 연재는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먼저 다루고 다음에 지방편을 게재할 예정이다. 연말을 전후해 선거구의 개편이 있을 경우 새로운 선거구 획정에 따라 재정리할 계획임을 아울러 밝혀둔다. <편집자 주>

선거구 특성

한국의 정치 1번지 종로는 1948년 5월의 제헌에서 2000년 4월 16대까지 모두 16번의 총선을 치르는 동안 단독으로는 12번(제헌∼8대, 13∼16대)의 선량을 뽑았고 9대에서 12대까지, 4차례는 인근 중구와 동일 선거구로 국회의원 선거를 실시했다. 특히 제헌에서 5대까지는 갑과 을구로 나뉘어 2명을 뽑았다. 또 종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5차례의 재·보선을 치렀다. 지금까지 종로에서 선출된 국회의원은 모두 31명(제헌∼5대와 9∼12대는 각 2명, 6∼8대와 13∼16대는 각 1명, 재·보선 6명)이다. 당선자중 최다선은 4선으로 이종찬(11∼14대)이 유일하고, 3선은 윤보선(3∼5대) 1명, 재선은 한근조(4, 5대)와 전진한(5대보선, 6대)등 2명이다.초선은 이윤영(제헌)을 비롯하여 장면(제헌)·박순천(2대)·오하영(2대)·김두한(3대)·유진오(7대)·권중돈(7대)·장기영(9대)·민관식(10대)·김판술(11대)·이민우(12대)·이명박(15대)·정인봉(16대)을 비롯, 이인(제헌 보선)·오제도(9대 보선)·노무현(15대 보선)·박진(16대 보선) 등 18명이다. (정일형·정대철은 중구에서 후술)

역대 의원

종로 출신 당선자들의 면면을 보면 마치 한국 정치지도자군의 축소판을 보는 듯 하다. 이는 대통령 2명(윤보선·노무현)을 비롯하여 총리(서리) 2명(장면·이윤영), 서울시장 2명(윤보선·이명박), 정당대표(당수) 5명(박순천·유진오·윤보선·이민우·정대철)을 배출했기 때문.윤보선 전대통령은 제헌 때 고향인 충남 아산에서 출마했으나 패배한 뒤 서울시장을 거쳐 54년 3대 총선에서 첫 금배지를 단 이래 5대까지 내리 3선, 한 때 야당가의 사랑방인 자택 안국동 8번지에서 제2공화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영예를 안았다.

현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98년 7월 21일, 이명박 의원의 사퇴로 자리가 빈 보궐선거에서 정인봉 후보(16대 의원)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포기하고 지역구를 정치적 고향인 부산으로 옮겨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장면 총리는 2공화국 국무총리로 선출되었으며 이에 앞서 6·25전란이 한창이던 50년 11월 2대 총리를 지냈었다. 이윤영씨는 52년 4월부터 한달여 가량 총리서리를 지낸 인물. 현 서울특별시 이명박 시장은 15대 의원으로 재직하다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기 직전 스스로 사직했었다. 얼마 전에 끝난 SBS의 월화 드라마 <야인시대>의 주인공 김두한씨도 3대 때 종로에서 처음 금배지를 단 뒤 6대에선 용산 보선에서 재선에 성공.

17대 총선 예비후보

2000년 4월, 16대 총선 결과 전체 45개 선거구에서 각각 근소한 표차로 승부가 가려진 서울은 ‘4당 대결구도’ 의 복잡한 함수관계가 어떻게 정리될지 아직 불투명한 상태. 종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8·8보선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에게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이 열린 우리당의 후보로 도전, 재대결이 점쳐지고 있으나 본인은 한사코 부인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전북 전주에서 재선중인 정동영 의원이 종로로 전지출마, 대회전의 여부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정의원은 전혀 터무니없는 시나리오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열린 우리당에는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고시 3관왕에 오른 이정우 변호사와 같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이성호 전 서울시의원, 정은섭 변호사(노무현 후보 법률특보) 등이 겨루고 있다.

또 종로에서 4선을 쌓은 이종찬 전국정원장의 아들인 이철우 교수(성균관대 법대)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민주당은 현재 조직책을 모집 중이다. 종로 구청장으로 두 번 당선된 정흥진씨도 작년 보선에 이어 재도전할 태세. 정씨는 작년 보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민주당 공천의 유인태 후보를 제치고 유효표의 23.8%를 얻어 2위를 차지하여 전직 구청장으로서의 높은 지명도를 과시하기도.이들 이외에도 김경환(자민련) 이선희(민주노동당) 권천문(하나로 국민연합)위원장이 자당의 대표로 목하 준비중이다.

이기홍 (李基洪) 위원 약력

▲ 1946년 전남 함평 출생▲ 중앙대 사회사업학과 졸업▲ 경향신문 기자 (해직)▲ 무등일보 사회부장·체육부장·정치(서울)부장▲ 나산 농구단장 (KBL 이사)▲ 현 베스트 링크 대표 ▲ 저서 : <호남의 정치> <작은 함평 큰 함평>▲ E-Mail : kihong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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