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스마트 편의점’ 시대 서막 열다
[르포]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스마트 편의점’ 시대 서막 열다
  • 박아름 기자
  • 입력 2018-02-14 18:13
  • 승인 2018.02.14 18:13
  • 호수 1242
  • 4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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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도 필요 없다’ 손바닥 하나로 결제까지 ‘끝’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2호점에 배치된 핸드페이 결제 시스템(왼쪽)과 '360도 자동스캔 무인 계산대'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우리나라 최초 ‘스마트 편의점’의 문을 열었던 코리아세븐이 최근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2호점을 개점하며 ‘스마트 편의점’ 본격화의 서막을 알렸다. 시그니처에서는 손바닥 하나면 입장부터 결제까지 모든 게 가능하다. 지갑도 카드도 필요 없다. 현재는 제한된 고객을 상대로 시범 운영 중이지만 보안 시스템 등 체계를 갖춰 추후 상용화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의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업계 전반에도 ‘스마트 편의점’ ‘무인 편의점’이 본격적으로 들어설 조짐이다.
 
손바닥 정맥 인식 결제 시스템 ‘핸드페이(HandPay)’
최첨단 IT 기술 집약돼… 보안 개선해 상용화 예정

 
“손바닥만 가져다대면 결제가 된대. 엄청 빨라!” 지난 13일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2호점에서 결제하려던 한 남성이 지갑 대신 손바닥을 내밀었다. 화면에 결제가 완료됐다는 메시지가 뜨자 남성과 지인이 신기한 듯 바라보고 웃었다.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는 한 마디로 정의하면 ‘스마트 편의점’이다. 입장부터 결제까지 대부분의 시스템이 최첨단으로 갖춰졌다. 코리아세븐은 앞서 지난해 5월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지난 1일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 7층에 2호점을 개점하며 시그니처 영역의 본격 확대를 알렸다.

2호점은 약 165㎡(50평) 규모로 최첨단 IT 기술이 집약돼 스마트한 쇼핑 환경을 갖췄다. 그야말로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핵심 기술이 모두 적용된 것.

우선 핸드페이는 롯데카드에서 만든 세계 최초의 정맥인증 결제수단이다. 롯데카드 고객센터를 방문해 손바닥 정맥을 최초 1회 등록하고, 그 후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결제 시 휴대폰 번호 입력과 손바닥 정맥 인증 과정만 거치면 결제가 완료되는 시스템이다.

이 밖에 물건을 올려두면 자동으로 바코드를 인식하는 ‘360도 자동스캔 무인 계산대’를 비롯해 바이오 인식 스피드 게이트, 스마트 CCTV, 스마트 가격표 등을 갖췄다. 이에 고객들은 편의점 직원 없이 스스로 결제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인 편의점’으로 정의내리기는 어렵다. 고객 응대, 재고 관리 등은 상주 직원이 직접 한다. 보통 편의점 직원들의 주 업무는 결제인데, 이를 스마트 시스템으로 대체함으로써 노동량 감소 및 업무 집중도 향상 효과를 낼 수 있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완전 무인형이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 편의점’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라며 “상주 직원은 계산 업무를 덞으로써 고객 응대, 제고 관리 등 다른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이는 서비스 향상을 통해 고객 만족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담배 제품은 손바닥 정맥 인식 및 전화번호 입력을 통해 성인 인증을 거친 후에 구입 가능하다.
  앞서 지난해 5월 오픈한 1호점보다 개선된 것은 초창기 핸드페이와 롯데그룹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엘페이(L.pay)로만 제한됐던 결제 수단이 확대된 점이다. 현재는 핸드페이, 엘페이뿐 아니라 카드사 구분 없이 모든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상용화되기에는 이르다는 게 코리아세븐의 설명이다. 편의점에서는 담배 또는 주류 등 청소년에게 판매가 제한되는 물품도 취급되는데, 보안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상용화되면 이를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 카드 도난·도용을 통해 청소년이 담배 또는 주류를 쉽게 구입하는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현재는 롯데손해보험빌딩 입주자 및 사원 약 2000여명을 대상으로만 시범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편의 서비스의 현실 구현 가능성을 종합 점검해 보다 많은 고객층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구입 제한 물품 등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여전히 기술 개발 중”이라며 “계속해서 시스템이 개선될 것이다. 보안 문제만 해결되면 상용화에 더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스마트 점포 시스템과 무인 계산대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기술 특허를 등록 및 출원했다. 점포 근무자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의미의 상표권 ‘알바돔(알바도우미)’도 국내에 출원했다.
 
‘최첨단’ ‘무인화’는 좋은데 일자리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비롯해 이마트24, CU 등 편의점 업계 전반이 최첨단 IT기술을 통한 ‘무인화’ ‘셀프 계산 시스템’에 뛰어들며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일자리 감소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감소의 효과를 창출할 수 있지만,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 맞물려 최근 최저임금 증가에 따라 편의점 점주들이 아르바이트생 인원 감축에 나서는 모양새라 우려의 시각은 더욱 크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무인 편의점은 약 10여 곳이 운영되고 있다. <박>


박아름 기자 pak50248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