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음료업계 ‘디저트’로 몸집 키운다

<뉴시스>
[일요서울 | 박아름 기자] 길어지는 경제 불황으로 값비싼 명품보다 ‘작은 사치’로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른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에 따른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을 추구하는 것)’ 열풍. 이러한 추세가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나는 곳은 디저트 시장이다. SNS상에서 새로운 디저트가 출시되면 먹고 인증사진을 남기는 것이 유행할 정도다. 이에 디저트 시장은 매년 10% 이상의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식음료업체들의 새로운 먹을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CJ푸드빌 등 커피 전문점뿐 아니라 오리온·빙그레까지
프리미엄 디저트·전문관 개점하며 시장 선점 경쟁 ‘치열’

 
그동안 약속 장소 또는 시간 때우기 용으로 활용됐던 카페가 최근 ‘소확행’을 찾는 소비자들로 북적인다. 예쁜 카페에서 보기 좋은 디저트를 먹으며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 성향이 확대된 것. 오직 특별한 디저트를 맛보기 위한 목적으로 카페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디저트 시장 규모가 매출액 기준 8조97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13.9% 이상 증가했다. 이는 전체 외식시장의 10% 이상에 달하는 수치로, 디저트 시장에 집중되는 국내 소비 트렌드를 방증한다.
 
이에 커피 전문점 외에도 식음료업계 전반에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커피 전문점은 디저트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디저트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도 증가하는 추세다. 업체마다 프리미엄 디저트 출시뿐 아니라 디저트 전문관까지 잇따라 문을 열며 디저트 시장에 발을 뻗치고 있다.
 
디저트는 카페 전유물? 우리도 직접 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저트 시장 형성 초반에는 20~30대 여성이 주 고객층이었지만 최근에는 나이·성별을 불문하고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식음료업계뿐 아니라 유통업계에서도 전방위적으로 디저트 시장 선점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식품업체들의 행보다. 기존에는 유통업체를 통해서만 제품을 납품, 판매하던 식품업체들이 직접 디저트 시장 경쟁에 뛰어든 것.
 
식품업체 오리온은 지난해 디저트 전문매장 ‘초코파이 하우스’ 1호점을 현대백화점 판교점 지하 1층 식품관에 열었다. 이는 오리온의 대표 제품 ‘초코파이 정(情)’을 프리미엄 디저트로 선보이는 전문관으로, ‘디저트 초코파이’ 4종을 취급하고 있다. 디저트 초코파이는 오리온의 디저트카페 ‘랩오(Lab O)’에서 제과제빵 전문인들이 연구·개발을 거듭한 끝에 완성한 레시피와 프리미엄 재료를 사용한다. 100% 카카오버터로 만든 리얼초콜릿 코팅에 천연 바닐라빈과 프랑스산 그랑마니에를 더한 일명 ‘스노우 마시멜로’가 특징이다.
 
오리온 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문을 연 이 매장은 일평균 약 1200개를 판매하며 현재까지 누적판매량 3만개를 돌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오리온은 이달 초 ‘초코파이 하우스’ 2호점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1층 식품관에 오픈했다.
 
빙그레도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를 테마로 한 ‘옐로 카페’를 개점했다. 지난 2016년 서울 중구 현대시티아웃렛 동대문점에 1호점을 연데 이어 지난해에는 제주도 중문관광단지에 2호점을 열었다. 옐로 카페에서는 바나나맛우유를 주재료로 라떼, 쉐이크,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 음료 및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1호점은 월매출 1억 원 이상을 창출하며 디저트 업계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CU·GS25·세븐일레븐도 자체 상품 출시
 
이러한 시장 반향은 편의점 업계까지 옮겨갔다. CU·GS25·세븐일레븐 등은 자체 디저트 제품을 개발, 출시하며 디저트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각 사의 대표 제품으로는 CU ‘ㅇㄱㄹㅇ ㅂㅂㅂㄱ(‘이거레알 반박불가’란 뜻의 신조어)란 이름의 쇼콜라 케이크, GS25는 떠먹는 케이크인 유어스로얄티라미수와 유어 스모찌롤, 세븐일레븐은 듬뿍듬뿍 딸기 샌드와 건강 수제 오믈렛빵 등이 있다.
 
디저트계의 기존 강자였던 커피 전문 업체들도 디저트 영역에 대한 몸집을 확장하는 추세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투썸플레이스는 ‘나만의 작은 사치를 즐기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시장 공략을 펼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커피 제품군을 주로 취급하지만 2002년 브랜드 론칭 초기부터 다양한 디저트를 내놓으며, 카페 가맹업계에서도 디저트로 큰 주목을 받아 왔다. 초콜릿, 마카롱, 케이크 등을 취급하는데 이러한 디저트류의 매출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 중 40%에 달한다고 알려진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약 130여개의 디저트 종류를 시중에 선보이고 있다. 현재 디저트류의 매출은 전체 중 약 14%지만, 스타벅스코리아 측에 따르면 오는 2020년까지 20% 이상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내 직원들로 ‘푸드 패널’을 구성, 매월 한 차례씩 신상품 품평회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각 업체들의 전방위적 움직임에 따라 디저트 시장은 향후 2~3년 내 10조 원 대 시장 규모를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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