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못 한 '5060세대' 자식에 기대기 어려워…빈곤층 전락 '가속'
준비 못 한 '5060세대' 자식에 기대기 어려워…빈곤층 전락 '가속'
  • 권가림 기자
  • 입력 2018-03-13 18:38
  • 승인 2018.03.13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시스>

[일요서울 | 권가림 기자] 한국 50∼60대 세대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노부모와 성인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는 ‘더블 케어’(Double Care)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부양 문제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3일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성인 자녀를 두고 있으며 양가 부모 중 한 분 이상이 살아 있는 국내 만50∼69세 남녀 2천1000명 중 34.5%(691가구)는 ‘더블 케어’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이 연구소는 이 같은 더블 케어 현상의 원인으로 수명연장과 저성장을 꼽았다.
 
윤치선 연구위원은 이날 “국민연금제도가 1988년에 시작됐기 때문에 당시 이미 50세가 훌쩍 넘었던 세대는 국민연금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결론적으로 지금의 5060세대에게 노부모 부양 문제는 상당수가 겪는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 같은 현상을 직면하고 있는 50~60대를 부르는 신조어 ‘낀 세대’가 생겨날 만큼 ‘더블 케어’는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노후 준비가 덜 된 ‘낀 세대’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위험요소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12월 국가통계포털 가구 특성별 빈곤율에 따르면 가구주 나이가 66세 이상인 ‘은퇴연령층’의 지난해 시장소득 빈곤율은 65.5%였다.
 
노인 10가구 중 7가구는 사업소득 등으로 버는 돈이 중위소득의 50%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개인연금이나 공적연금에 의존하기도 힘들다.
 
통계청의 ‘2017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55~79세 고령층 중 지난 1년간 연금(개인연금+공적연금)을 받은 사람 수 584만7000명은 전체 고령층의 45.3%에 그쳤다.
 
절반 이상이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연금을 받는다 해도 노후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
 
전체 연금 수령자가 받는 월평균 연금은 수령액은 52만 원에 그쳤으며 10만~25만 원 미만 비중은 46.8%, 25만~50만 원 26.2%, 50만∼100만 원 미만은 13.6%였다.
 
이에 따라 ‘낀 세대’를 부양하는 책임은 결국 사회가 맡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정부에서만 주거·생계·의료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 약 4조8000억 원을 투입하며 현재 65살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 및 장애인연금을 각각 10만 원씩 인상하는데도 약 23조1000억 원이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치매 안심센터와 치매 안심 병원 설립, 24시간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등 부양 관련 사업에도 약 1조8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앞으로 계속 늘어나는 사회적 부양비용이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어 부양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여유진 보건사회연구원 기초보장연구실장은 한 매체를 통해 “유럽 국가는 젊은 세대가 보험료를 내고 그걸 현재의 노인 세대가 받는 시스템이다. 한국에선 노인들이 과거 그런 보험에 가입해놓지 않았을 경우 혜택을 주지 않는데 그것은 사회적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현재 한국은 빈부 격차가 세대를 거쳐 대물림되면서 부모가 경제적으로 어려우면 자녀도 가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적 재분배를 통해서 사적인 부양보다는 공적 부양의 부담이 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