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실이 28일 국회에서 ‘북한에서 인기 있는 한국가요 탑 10: 북한 내 한류확산 실태와 대북정책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하 의원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과 우리 공연단의 평양 공연을 앞둔 시점에서 한류가 북한 주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고, 그 변화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며 토론회 개최 이유를 전했다.
 
토론은 강동완 교수가 발제를 진행했으며 탈북 당사자인 최성국, 김은지, 김가영 학생이 토론을 했다.
 
강 교수는 발제에서 “북한은 음악에 관해 ‘음악정치’라고 표현할 만큼 정치적 목적과 사상고취를 위한 선전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달 8일 강릉아트센터와 11일 국립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에서 20여 곡의 관현악 연주 메들리 중 피날레를 장식한 ‘빛나는 조국’을 예로 들었다.
 
그에 따르면 우리 귀에 익숙한 20여 곡의 클래식 곡을 연주한 뒤 제일 마지막에 ‘빛나는 조국’을 가사 없이 연주로만 진행해 박수갈채를 이끌어낸 것 역시 북한의 의도라는 것이다.
 
강 교수는 ‘빛나는 조국’은 사실상 김정은 시대 성과를 대표하는 선전곡이기 때문에 여기에 박수를 보낸 것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축하는 선전곡에 박수를 보낸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오는 4월 1일 평양에서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리는 단독공연과 3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리는 남북 합동 공연의 의미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남한 측의 단독공연이 이뤄지는 동평양대극장에 비해 남북합동공연으로 이뤄지는 류경정주영체육관의 수용인원은 만 명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1일의 공연이 남북합동공연을 염두에 둔 리허설 공연 성격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하태경 의원실 측은 탈북자 50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에서 인기있는 한국가요 Top10’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가요 1위'는 안재욱의 ‘친구’(27.5%)가 차지했다.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가 뒤를 이었다.
 
‘이등병의 편지’ 경우 북한 군 입대자 등을 대상으로 가사가 공감을 얻으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는 게 조사 대상 탈북자들의 설명이다.
 
이밖에도 이승철의 ‘그 사람’, 김범수의 ‘보고싶다’ 등 조사 대상 탈북자의 27.5%가 한국드라마 시청으로 접한 해당 드라마 ost를 애청곡으로 뽑아 한류(남조선풍)가 북한 문화에 영향을 끼침을 시사했다.
 
북한 주민들이 평소 북한에서 애청하는 가요 1위는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가 차지했다. 최진희는 이번 방북이 5번째다. 그 뒤 2002년 평양 공연을 한 이선희의 ‘인연’, ‘j에게’가 2위를, 백지영의 ‘총 맞은 것처럼’이 순위권에 들었다.
 
조사를 살펴보면 2015~2017년 등 비교적 최근에 탈북한 10~20대 탈북자도 템포가 느린 발라드와 트로트 등을 주요 애청곡으로 꼽고 있다는 특징이다.
 
하 의원은 “북한 내부에서는 아직까진 따라 부르기 쉬운 옛날 노래를 선호하는 편”이라면서 “이번 방북 공연을 계기로 북한 주민들이 전보다 자유롭게 좋아하는 노래를 접하고 우리와의 공감대도 넓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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