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광화문광장 확장 계획을 반대하는 이유
박원순 시장의 광화문광장 확장 계획을 반대하는 이유
  • 정용석 교수
  • 입력 2018-04-27 20:54
  • 승인 2018.04.27 20:54
  • 호수 1252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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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문화재청은 광화문광장을 넓힐 기본계획안을 4월 10일 발표했다. 이 기본계획안에 의하면, 기존의 광화문 앞 왕복 10차선은 6차선으로 줄어 무려 40%나 잘려나간다. 그 대신 광화문 공간은 지금보다 3.7배 넓어진다. 광화문광장 확장 공사는 2020년 1월부터 2021년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 확장은 경관을 해치고 교통난을 심화시키며 주변 거주민들의 거주환경을 극도로 악화시킨다는 데서 반대하지 않을 수 없다. 더 나아가 확장된 광화문광장은 불법집회, 시위 소음, 불법 점거 천막, 주변 주거지역 환경 악화 등으로 시민문화공간이 아니라 살벌한 갈등과 투쟁공간으로 전락할 우려도 있다.
광화문광장 확장은 대한민국의 상징인 광화문 앞 광장의 균형 잡힌 모습을 일그러뜨린다. 현재 광화문광장은 광화문을 북쪽 정 가운데 중심축에 놓고 동·서 양쪽으로 5차선이 세종로 4거리까지 펼쳐지며 광장을 품는다. 그래서 광화문광장은 광화문을 북쪽 중심축에 두고 기하학적으로 잘 조화되어 있다. 하지만 서울시 계획안에 따르면, 광화문 앞 세종문화회관 쪽 5차선은 제거되고 광장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없어진 세종문화회관 앞 5차선은 광화문광장 동쪽 가장자리로 옮겨져 편도 3차선, 왕복 6차선으로 축소돼 붙여진다. 그러다 보니 광화문광장은 서쪽으로만 확장되고 동쪽은 왕복 6차선 차도로 채워져 기존의 기하학적 조화를 깬다. 
또한 광화문광장 확장은 극심한 교통난을 유발한다. 지금도 광화문 광장 양쪽 10차선은 정체 구간으로 불편하다. 거기에 10차선을 6차선으로 줄인다면 고통정체 악화는 피할 수 없다. 우회도로를 이용토록 해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없다. 광화문광장 차도를 모두 지하화하는 방안도 제기됐으나 교통의 ‘지옥화’라는 반발에 부딪혔다. 2015년 서울시가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으로 광화문광장 확장 사업을 내놓았을 때,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은 극심한 교통 혼잡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했다. 
그 밖에도 광화문광장 확장은 주변 주민들의 주거환경을 악화시킨다. ‘경희궁의아침’ 등 1800여 가구 주상복합 아파트 주민들은 이미 3년 전부터 민원을 제기하는 등 광화문광장 확장 반대 행동에 나섰다. 그들은 우회하는 차량들의 소음과 공해 그리고 이면도로 교통 혼잡 등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거기에 더해 세종문화회관 앞 5차선이 없어지게 되면 시위대 이탈의 차단막 역할을 하던 차도가 사라져 시위꾼들의 상가·아파트 난입을 용이케 한다.
광화문광장이 확장되면 지금처럼 세월호 천막 같은 것들이 진을 치고 점령할게 분명하다. 청와대로 가는 엄숙한 광화문광장이 전국에서 모여든 대규모 불법집회, 소란 시위, 농성꾼들로 들끓을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민중심 광장 민주주의의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기존의 서울광장·청계천광장은 주말마다 시위군중이 몰려들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을 빼앗는다. 작년 6월 청와대 앞길 개방 후 청와대 앞 돌담길은 노숙 농성과 현수막으로 살벌하다. ‘시민중심 민주주의 공간’이 아니라 ‘투쟁 중심 공간’으로 전된다. 
광화문광장 확장에 반대 원성이 하늘을 찌를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은 계속 밀어붙인다. 그가 시민들의 원성을 외면한 채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거부한 독재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시장으로서 업적을 내세우기 위한 무리수로 의심된다. 이명박 시장이 청계천 복원 실적으로 대통령으로 뛰어오른 걸 모방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청계천 복원은 콘크리트에 묻혀버렸던 청계천을 되살려 냈는데 반해, 광화문광장 확장은 교통·경관·주거환경만 악화시킨다는 데서 칭송 대신 원성만 높인다. 광화문광장은 한 사람의 정치적 야심 또는 판단 착오로 함부로 파헤칠 대상이 아니다. 광화문광장 확장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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