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검 출범, 허익범 변호사 임명
드루킹 특검 출범, 허익범 변호사 임명
  • 강휘호 기자
  • 입력 2018-06-08 17:10
  • 승인 2018.06.08 17:10
  • 호수 1258
  • 6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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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배후 확인되나 “공정하고 투명한 특검될 것”
허익범 변호사 <사진=뉴시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드루킹(김모씨)의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 을 위한 특별검사로 허익범 변호사(59·사법연수원 13기)를 임명했다. 이로써 지난 1999년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에서 특검제도가 도입된 이후 13번째 특검이 출범했다. ‘드루킹 특검’은 20일 동안 준비 기간을 거치고 수사팀을 구성, 6·13 지방선거 이후 최장 110일간 수사 일정에 돌입한다. 드루킹 사건 특별검사로 지명된 허익범 변호사는 “중요한 임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허 특검, 공안통 경력…뉴라이트 자문 논란도
최장 110일간 수사 일정…수사 범위 확대 주목

대선 개입 규명·증거 확보 등 과제, 특검 성패 달려
與 “뉴라이트 경력 우려” vs 野 “진실 규명해 달라”


지난달 21일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특검법)’을 통과시켰다. 이후 야3당 교섭단체는 지난 4일 특검법에 따라 임정혁·허익범 두 명의 변호사를 특검 후보로 추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검법이 정한 시한에 따라 지난 7일 연가에서 복귀하자마자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 댓글 사건을 조사할 특검으로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또 김의겸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회의 합의와 추천을 존중해 (허익범 변호사 임명) 결정을 내렸다”며 “청와대는 허익범 변호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익범 변호사는 준비 기간 20일 동안 특검보 등 인선 작업과 수사 기록 검토 작업을 병행한다. 해당 사건 수사 기간은 60일로, 한 차례 30일간 연장할 수 있다. 특검은 특검 1명과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 수사관 35명, 파견공무원 35명 등 87명 규모로 구성된다.

특검으로 임명된 허익범 변호사는 충남 부여 출신으로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한 뒤 지난 1986년 대구지검 검사로 법조인 첫 발을 뗐다. 그는 이후 충주지청, 서울지검, 부산지검 등에서 검사 생활을 했다.

또 허익범 변호사는 인천지검 공안부 부장검사, 부산지검 조사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남부지청·대구지검 형사부 부장검사 등 임무를 수행하는 등 수사 경험이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7년 검사복을 벗은 뒤에는 변호사로 개업해 활발한 활동을 해 왔다. 그는 지난 2009년 서울지방변호사회 부회장을 맡았고, 2011년에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 서울변회 분쟁조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다양한 활동한 만큼 수사 경험과 조직 통솔력 측면에서 탁월한 능력이 있다는 평가가 높다. 다만 검찰을 떠난 지 10년이 넘어 댓글조작 수사 성격상 첨단 기법 등이 동원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이해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허익범 변호사가 지난 2007년 뉴라이트 300여 단체가 연합한 나라 선진화 공작정치분쇄 국민연합 법률자문단에 이름을 올린 경력을 바탕으로 정치적 중립성이 지켜질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허익범 변호사가 실제 뉴라이트 활동을 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허익범 변호사가 변호사로 활동한 직후 지인의 권유로 이름을 올렸을 뿐이라는 전언이다.

특검 출범과 관련해 허익범 변호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과 국가가 내게 아주 중요한 임무를 맡겼다”면서 “중요한 임무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결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또 “정치적인 사건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수사 방법과 절차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언론에서 발표된 수준으로 사건 내용을 파악하고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수사 진행 방향은 “증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웠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는데 그런 부분들은 수사기록을 정확히 살펴보고 그 이후에야 어떤 식으로 수사를 진행해 나갈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포렌식 작업에 유능한 검사들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능한 전문적인 수사 능력이 있는 검사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특검보 임명에 대해선 “곧 요청하고 접촉하겠다”라고 답했다.

뉴라이트 단체에 이름을 올렸던 것에 대해서는 “변호사 개업 직후 소속된 법무법인에서 같이 일을 해보자는 요구가 있었고 이름만 올려 달라 해서 올렸던 것”이라며 “(내용을 정확히 모르고) 허락은 했지만, 관련 자문 활동을 하거나 한 것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허익범 변호사의 진두지휘로 진행될 수사의 범위는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행위 ▲범죄혐의자로 밝혀진 관련자들에 의한 불법행위 ▲드루킹의 불법자금과 관련된 행위 ▲위 의혹 등과 관련한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사건 등이다.

당장 허익범 변호사가 직면한 과제는 의혹으로 떠돌고 있는 댓글 공작 윗선을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다. 경찰 수사가 수개월에 걸쳐 지지부진하게 이뤄지면서 증거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점 등 역시 넘어야 할 난관이다. 

경찰은 지난 3월 관련 압수수색에 나선 이후 수차례 부실수사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미진 부분은 기본적으로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때문에 특검은 경찰이 매듭짓지 못한 윗선 수사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드루킹 측의 댓글 공작, 부적절한 금전 거래, 인사 청탁 등 의혹 수사 과정에서 여당 인사 개입 여부를 확인하는 부분이다.

드루킹 등이 얼마나 장기간에 걸쳐 많은 여론 조작 범행을 저질렀는지 규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경찰이 드루킹 측근에게서 압수한 USB에는 2016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기사 9만여 건의 URL이 담겨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선 이전 기사는 2만여 건이다.

다만 수차례 부실·축소·은폐 의혹이 불거진 만큼 증거가 인멸됐을 가능성이 우려된다. 이 같은 상황은 특검 후보로 추천됐던 이들이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자리를 고사한 이유이기도 하다.

센다이 총영사 자리 제안 의혹 관련 혐의 공소시효가 이달 말 끝나는 점도 특검으로선 부담이다. 아울러 특검 출범 과정에서 과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댓글 공작 의혹이 커 가고 있는 것도 특검의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허익범 변호사의 특검 선임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상반된 모습이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뉴라이트 단체 300여 개가 연합한 나라 선진화 공작정치 분쇄 국민연합 법률 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특검 임명은 대한변호사협회의 후보 추천 과정부터 매끄럽지 못했다”며 “고사 의사를 분명히 밝힌 인물을 4배수 후보에 포함시켜 결과적으로 대통령은 야당 친화적인 두 후보 중에서 선택해야 했다. 대통령 인사권 침해로 해석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를 통한 댓글 작업 의혹을 언급하며 “삼척동자도 알 만한 한국당 매크로 여론조작의 몸통을 허익범 특검은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짚었다.

자유한국당은 김성원 원내대변인의 논평을 내고 “검경의 부실수사와 정권 차원의 특검 출범 방해로 증거인멸 등이 우려되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특검을 가동시켜 드루킹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논평은 “허익범 특검은 역사 앞에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기록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신속히 실체적인 진실을 규명해주길 바란다”며 “민주당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외면하고 방해에만 골몰한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은 권성주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허익범 특검께 국민이 바라는 것은 여론조작 범죄의 진실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로지 흐트러짐 없는 법의 잣대로 수사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허익범 특검의 뉴라이트 전력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만큼 공명정대하게 수사를 진행해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며 “무엇보다 정치적 입장에 휘둘려 결론에 수사를 꿰맞추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보수야당들의 강력한 요구로 이뤄진 특검이지만 수사가 그와 같은 입장을 따라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특검에 성역은 없어야 하는 만큼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 벌어진 매크로 여론조작 역시 수사대상에 오르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은 7일 문재인 대통령이 ‘드루킹 특검’에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한 데 대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과정 끝에 시작되는 특검인 만큼 성역 없는 조사를 통한 진실 규명이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이 허익범 특검에게 바라는 것은 여론조작 범죄의 진실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판 거래 의혹이라는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전직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수사 논쟁이 일고 있을 만큼 대한민국 사법 정의는 위기에 처해있다”며 “앞으로의 조사기간 동안 정권의 눈치도, 여야 정치권의 눈치도, 여론의 눈치도 보지 않는 흐트러짐 없는 법의 잣대로 수사를 진행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이 곧 대한민국 사법 정의를 넘어 흔들리는 민주주의 근간을 바로잡는 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