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공개 평가전서 무실점보다 걱정스런 ‘무득점’…최약체 입증 수모
- 우승컵 독일·브라질의 대결로 압축…스페인·프랑스 우승컵 경쟁에 뛰어들어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우여곡절 끝에 본선에 진출한 신태용호가 오는 14일 개막하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최종 점검에 들어갔다. 준비과정에서 부상 악재와 전술 부재 등 여전히 삐걱대며 우려를 낳고 있지만 신태용 감독은 16강 벽을 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쳐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승컵을 누가 들지도 관심사다. 전 대회 우승국인 독일은 월드컵 우승 징크스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어 축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은 지난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다소 아쉬운 0-0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평가전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르는 공개 평가전인 만큼 이전과는 다른 소득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남미 최약체인 볼리비아를 상대로 무실점보다 걱정스런 무득점을 기록하며 다시금 무딘 공격력이 의문을 남겼다. 더욱이 볼리비아는 주요 선수들이 빠지면서 100% 전력이 아니라는 점은 우려를 더했다.

이날 경기는 한국의 일방적인 경기였다. 볼리비아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치중했으며 압박도 느슨했다. 하지만 한국은 주도권을 장악하고도 손흥민·이재성 없는 전반 공격은 답답하기만 했다.

스웨덴전을 대비해 카드를 숨기겠다는 의도였지만 투톱 황희찬과 김신욱의 조합, 이승우와 문선민의 좌우 날개 선발 등 첫 시도들은 부정확한 패스, 약속된 패턴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파괴력이 떨어졌다.

결국 장신 공격수 김신욱을 활용한 ‘뻥 축구’로 일관하며 전반 19분, 전반 40분 볼리비아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네트를 흔들지 못했다. 중거리 슈팅도 전반 37분 기성용 외에는 없었다.

후반 들어 한국은 이재성과 손흥민을 차례로 투입하며 변화를 줬지만 공격 전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 선수들은 체력 훈련 영향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발이 무거웠다.

볼리비아의 압박이 강하지 않은데도 공격 전환 속도가 떨어졌고 패스 타이밍이 늦으니 템포도 빨리 끌어올리지 못하며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정상 계획 불구
무득점 우려만 가득

 
이에 대해 신 감독은 “트릭이 있었다”라고 총평했다. 실제 신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서 선수들에게 임시 등번호를 달게 했고 마지막 평가전인 세네갈전을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전력 노출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같은 속임수가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한국 대표팀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번 볼리비아전에서도 베스트 멤버로 평가전을 치르지 않아 국민의 비난을 자초했고 선수들은 경기에서 이기지 못해 자신감을 얻지 못했다.

볼리비아전 종료 직전엔 정우영과 손흥민이 언쟁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돼 불화설까지 제기된 상황. 이에 대해 대한 축구협회 관계자는 “오해”라고 해명했지만 팀 내 분위기가 미묘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관해 신 감독은 자신의 작전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 시간에 꼼꼼히 준비하고 있다. 이제까지 차근차근 준비 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신 감독의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속한 F조 상대팀이 큰 관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불안감을 지우기 힘들다.

불리비아 전의 경우 독일에서 차량으로 30분, 스웨덴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3시간 걸리는 장소였음에도 상대국 관계자와 취재진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대표팀 관계자로서는 씁쓸한 지점이다.

이번 평가전에 대해 축구대표팀의 한 축을 담당했던 기성용은 “18일 경기(스웨텐 본선 1차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오늘 경기는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그러나 18일에는 궤도에 올라설 것이라 생각한다. 선수들의 생각부터 체력과 전술적인 부분 모두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욱이 그는 “스웨덴전까지 스케쥴이나 그런 것은 크게 무리가 없다고 본다”면서 “경기를 하는 장소들이 멀어서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그 외에는 크게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디만 기성용은 “부상자들도 많았고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선수들도 부담감을 느끼는 게 사실이고 감독님도 어려움이 많다”며 “모두가 무대에서 잘하고 싶고 100%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팬들에게 계속 ‘잘하겠다’ 말하기보다는 첫 경기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고 느낄 수 있게끔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어려움과 함께 내부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대표팀은 오는 11일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을 가진 뒤 다음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입성한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스웨덴 전은 오는 18일 오후 9시에 열린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 징크스 깰지 주목

 
이처럼 각국 대표팀이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적을 기대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가운데 이번 러시아월드컵의 우승컵을 누가 가져갈지를 두고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여러 곳에서 전망치를 내놓고 있지만 대다수 FIFA랭킹 1위이자 전 대회 우승자인 독일과 랭킹 2위인 브라질의 싸움으로 압축되고 있다. 여기에 스페인, 프랑스, 아르헨티나 정도가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독일은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독일은 월드컵 엔트리 발표 전부터 논란이 일면서 여전히 뒤숭숭하다.

앞서 터키계 독일인이자 독일의 주전 미드필터 메수트 외질과 일카이 귄도안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사진 촬영을 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 사진이 공개되자 레이나르드 그린델 독일축구협회 회장은 불쾌감을 드러냈고 특히 귄도안이 유니폼에 “내 대통령에게 큰 존경심을 담아서”라는 글을 쓴 것이 드러나면서 독일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일부 팬들은 외질과 귄도안의 엔트리 제외를 요청하면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독일대표팀
  우여곡절 끝에 둘은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에도 또 다른 문제들이 이어졌다.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한 산드로 바그너가 요하임 뢰브 감독과 대표팀을 비난하는가 하면 훈련 중 조슈아 킴미히와 안토니오 뤼디거가 충돌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여기에 월드컵 예선 뒤 치룬 5번의 평가전에서 2무 3패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독일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월드컵에서는 여전히 우승팀 징크스가 존재해 독일이 지난 대회 우승팀 징크스를 뛰어넘을지도 관심사다. 우승팀 징크스는 전 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 다음 대회에서 무너진다는 속설이다. 지난 20년간 월드컵 역사를 돌아보면 꽤나 신빙성 있게 느껴진다.

프랑스는 1998년 우승컵을 들었지만 2002년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고 2002년 우승겁을 들어 올린 브라질은 4년 후 독일 대회에서 8강에 머무는 수모를 겪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독일도 2006년 우습컵을 들어올렸지만 4년 뒤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꼴찌 굴욕을 맛보는 등 승자의 저주를 놓고 이목이 집중된다.

하지만 축구계는 이번 대회에서 독일이 징크스를 깰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독일이 최근 평가전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10전 전승(43득점·4실점)으로 본선에 진출한 만큼 여전히 우승을 노리기에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어수선한 팀 내 분위기를 빨리 수습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네이마르 복귀에
브라질 급부상
 

반면 브라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어 강력한 우승 후보자로 거론된다. 브라질은 주전 풀백 다니엘 알베스가 부상으로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치치 감독은 다닐루, 파그너를 등을 선발해 전력 약화 최소화를 노리고 있다.

치치 감독은 처음부터 최종 엔트리 23명으로 선수단을 꾸리면서 선수들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조직력을 끌어 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 팀의 에이스인 네이마르가 부상에서 복귀해 팀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실제 네이마르는 지난 3일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에 교체로 투입돼 결승골을 넣으면서 복귀를 알렸다.

이 밖에 독일과 브라질을 위협할 후보로 꼽히는 스페인 프랑스도 월드컵 준비에 한창이다.

4년 전 조별 예선 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던 스페인은 훌렌 로페테기 감독 아래서 다시 정상 도전을 위해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로페테기 감독은 과거 유소년 대표팀을 이끌 당시 자신이 지도했던 다비드 데 헤아, 코케, 이스코, 티아고 알칸타라 등과 함께 처음으로 월드컵에 도전한다.

프랑스 역시 빠르게 23명으로 대표팀을 꾸린 뒤 월드컵을 준비 중이다. 최근에 치른 아일랜드(2-9 승), 이탈리아(3-1 승)와의 평가전에서 모두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하면서 막강한 화력을 입증했다. 디디에 데샹 감독은 2경기에서 여러 선수들을 점검하면서도 빼어난 공격과 수비를 자랑했다. 이에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네이마르(브라질)
 한편 우승 후보를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어 축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2002 한·일월드컵 주역인 박지성과 ‘축구황제’ 펠레가 뽑은 우승 1순위는 단연 브라질이다.

박지성은 최근 인터뷰에서 “네이마르가 부상에서 빨리 회복한다면 브라질이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펠레는 “지난 월드컵에서 브라질은 조직력이 없었다. 새로 부임한 치치 감독이 강한 팀을 만든 만큼 이번엔 다르다”고 평가했다.

도박사들도 브라질과 독일의 대결로 내다봤다. 레드브룩스는 브라질과 독일 배당률을 각각 2.5배로 표시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봤다. 스포츠 베팅업체인 비원은 브라질에 5배, 독일에 5.5배를 걸어 브라질에 힘을 실었다.

독일 최대 금융기관인 코메르츠 은행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러시아월드컵 주요 국가들의 우승 확률을 예상한 가운데 우승 1순위로 독일을 꼽았다. 이들은 독일의 우승 확률을 18%, 브라질을 13%로 두 번째라고 전망했다.

코메르츠 은행 연구진은 수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우승 확률을 예측해 냈다. 먼저 이전 월드컵의 득점, 국제축구연맹 랭킹, 이전 대회 성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내놓은 결과다. 또 연구진들은 시뮬레이션 게임을 1만 회 구현한 뒤 결과를 수집해 우승 확률을 예측했다.

이들에 따르면 그 뒤로 스페인, 아르헨티나, 프랑스가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스위스 은행 UBS는 독일이 1위를, 인스부르크 대학의 예측에서는 브라질이 우승확률 16.6%, 독일이 15.8%를 나타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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