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4대강 보(洑) 처리 방안 연기···시민단체 뿔났다
文 정부 4대강 보(洑) 처리 방안 연기···시민단체 뿔났다
  • 조택영 기자
  • 입력 2018-07-06 09:48
  • 승인 2018.07.06 09:48
  • 호수 1262
  • 26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극적 대응으로 기간‧예산 낭비했다”
세종보 전면 개방 이후 드러난 모래톱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정부가 당초 연말까지 내놓기로 했던 4대강 보(洑) 처리방안이 내년 6월로 반년가량 미루기로 하면서 소극적으로 보를 개방해 시간과 예산 낭비가 불가피해졌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수문을 전면 개방한 보에서는 1년 만에 조류 농도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나 제한적으로 개방한 곳에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 계획 차질···“물 관리 일원화 지연, 부작용 보완 대책 강구 때문”

정부는 지난달 29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통합물관리상황반 회의를 가진 뒤 정부서울청사에서 4대강 보개방 1년 중간결과와 향후계획을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지난해 6월 1일부터 14개 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1년간 모니터링을 한 결과 수질, 생태계, 물리적 환경 등에서 4대강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 열자 환경 개선 됐는데...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수문을 완전 개방한 세종보, 공주보에서 조류 농도(클로로필 a)가 개방 전보다 약 40% 감소했다. 또 개방 수준이 높았던 세종보와 승촌보에서는 여울과 하중도가 생성되고 수변생태공간이 넓어지는 등 동식물 서식환경이 개선됐다.

특히 대규모 취수장과 양수장 등의 제약으로 보를 제한적으로 개방했음에도 물 체류시간은 29~77% 감소했으며 유속은 27~431%까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측은 보를 적정 수준까지 개방한다면 수질오염 사고 대응 능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4대강 재자연화와 관련해 이목이 쏠린 보 처리방안은 내달 중 출범할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에서 내년 5월까지 약 11개월간 개방계획을 구체화하고 영향평가를 통해 마련하기로 했다.

민간 중심 전문위원회와 실무지원조직으로 구성된 조사평가단은 최대 개방 수준에 도달한 금강산과 영산강 5개 보부터 개방‧모니터링해 연말까지 처리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아직 조사단장, 인원 구성 등 조사단 구성 계획은 나왔지만 정부 내 논의를 거쳐 변경될 수 있어 외부에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민간 전문가와 국립환경과학원·홍수통제소 등 연구기관, 관계부처 등이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종 확정은 상반기 여론수렴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내년 6월 1일 출범하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이에 따라 올 연말까지 보 처리방안을 결정하려던 정부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효과 없었다는 얘기냐”
 
지난해 5월 김수현 당시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은 4대강 보 상시 개방 등 문재인 대통령의 7번째 업무지시를 전하며 “향후 1년간 16개 보에 대한 생태계 변화와 수질 수량 상태 등을 면밀히 관찰해 내년 말까지 16개 보 처리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4대강 보 처리방안 마련이 늦어진 데에 관해 정부는 물 관리 일원화 입법 완료 지연과 제한적인 보 개방을 이유로 들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물관리 일원화가 늦어지면서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내년 6월 출범한다”면서 “두 번째로 실질적으로 보를 개방하면서 수위를 낮췄다가 다시 회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농민들의 지하수 이용 제약, 보 주변 침수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보완대책을 강구하다 보니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최종 확정이 늦춰진 것은 한강과 낙동강 11개 보 때문이다. 이곳은 대규모 취수장, 양수장 등이 있어 개방이 제한적으로 진행된 탓에 충분한 보 개방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용수공급대책을 보강하는 등 준비를 거쳐 처리 계획안을 내놓기로 했다.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182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 관계자는 “정부 발표를 종합하면 보를 많이 열었던 곳은 수질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조금 개방했던 곳은 효과가 없었다는 얘기”라며 “이미 시민사회에선 훨씬 많이 보를 열고 데이터를 축적해 올 연말까지 결론을 지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만큼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해 기간과 예산을 절약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택영 기자 cty@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