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핵심 측근 충격발언 진위논란김우중 전회장 “DJ가 직접 해외도피 종용했다” 폭로DJ정권 핵심인물 “김 전회장의 주장 모두 사실” 인정진실은 언젠가 드러난다고 했던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둘러싼 진실이 하나둘 벗겨지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대다수의 사람들은 김우중 전회장의 도피를 대우패망으로 드러날 분식회계, 금융부실 책임, 정관계 로비 파문 등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김 전회장이 해외에서 몇 차례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외유를 DJ정부와의 교감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실의 포문을 연 것이다. 그럼에도 과거 정부는 보도 내용을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김 전회장은 귀국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99년 10월 베트남행 항공편. 김우중 전회장은 고국 땅을 밟아보는 마지막이 될 것임을 예감했다. 해외 순방 기간 중 도착한 중국에서 예감은 결심으로 바뀌었다.

그로써 김우중 전회장은 울분과 피로로 뒤범벅된 한국과 영영 결별하리라 마음먹었다.김우중 전회장의 해외도피는 이렇게 시작됐다. 그의 해외도피는 만 3년10개월째다. 그동안 언론 보도 내용과 풍문, 측근들의 증언 등을 종합해보면 해외 각국의 지인들을 찾아다니느라 피로가 누적됐으며 살도 꽤 많이 빠졌다. 건강도 많이 나빠졌다.도피 처음 몇 년간은 고국, 더 정확히 DJ정권에 대한 울분과 자기저주에 빠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평정심을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김 전회장의 한 측근은 심지어 “김 전회장이 ‘도(道)’를 깨우친 듯하다”고 전했다.그러나 그는 아직 옛 정권에 대해 울분을 삭이지 못한 듯하다. 김 전회장의 말대로라면 울분의 실체는 대우 패망과 옛 정권의 출국 종용, 범죄자로의 추락에 관한 것이다.한때 그의 귀국설이 정설처럼 퍼지기도 했으나 지금은 그의 귀국을 믿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김 전회장에게 우호적인 나라 중의 하나인 프랑스에서 국적에 준하는 권리를 진작에 받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구체적 정황 말고도 그의 귀국을 막는 모종의 정치세력이 있다고 알려져왔다.해외에서 잇따라 폭로성 인터뷰를 가진 것은 귀국전 분위기 조성 내지는 울분의 표출이라고 재계는 해석했다. 귀국은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에서 DJ정권에 앙금이 많은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그의 발언이 새삼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부터.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해외언론과도 인터뷰를 갖고 DJ가 직접 해외도피를 종용했다고 폭로했다. 물론 청와대는 발끈했다.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김우중 전회장의 발언의 일관성, 주장의 파격성 등은 청와대의 반박을 압도했던 것이 사실.최근 DJ정권의 한 핵심 인물이 김 전회장의 주장을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는 잇따른 보도는 여론의 심증을 굳히고 있다. 더불어 김우중 전회장이 DJ 대선자금을 미끼로 정권과 정면협상을 시도했다는 내용은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안기고 있다.

김우중 전회장의 해외도피 과정에 드러난 점들을 살펴보면 ‘대우몰락 위기 고조→김우중, 조풍언 통해 DJ 대선자금 폭로 간접 위협→DJ, 정보당국에 김 전회장 불구속 지시→DJ, 김 전회장에게 대우 6개 계열사 보장하며 출국 종용’ 등으로 순서가 정리된다. 정황으로 미루어 대우 몰락의 원인을 정부의 계획적 음모로 파악한 김우중 전회장이 DJ에 압박카드를 구사,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려 했다는 추측을 하게 한다. 압박카드가 효과를 발휘해 일부 계열사 보장과 함께 구속을 면하고 외유를 종용받았다는 것.진실 규명에 있어 제3자격인 오호근 라자드 아시아 회장(전 기업구조조정위원장)도 이같은 내용들에 동조하고 있다. 김 전회장 출국 직전 김 전회장으로부터 직접 들었다는 것. 자칫 DJ정권의 도덕성을 뿌리째 흔들 수도 있는 내용이다. DJ의 근본적인 해명만이 의혹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보인다. 의혹을 선명하게 밝히기 위해서는 김우중 전회장의 귀국이 필수.김 전회장이 귀국하지 않는다면 의혹들은 끝내 밝혀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정치권뿐 아니라 재계 역시 김 전회장의 귀국을 그리 반기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귀국 후 가져올 정·관계 로비 의혹 파장이 재벌 전체에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우중 전회장의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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