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법률 톡톡] 소송사기와 친족상도례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다른 경우>
[생활속 법률 톡톡] 소송사기와 친족상도례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다른 경우>
  • 강민구 변호사
  • 입력 2018-08-20 13:20
  • 승인 2018.08.20 13:20
  • 호수 1268
  • 5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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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2010년 보험에 가입해 주겠다며 어머니 B씨에게 백지를 주고 서명·날인을 받았다. 그런데 A씨는 그 종이로 B씨가 자신으로부터 2천만 원을 빌렸다는 내용의 가짜 차용증을 만들어 B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 경우 A씨가 법원을 기망하여 사기를 하려고 했으니 사기미수죄로 처벌받을까?

소송사기란 법원을 속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함으로써 성립되는 사기죄의 여러 범죄 유형 중의 하나를 말한다. 소송사기의 주체에는 적극적 소송당사자인 원고뿐만 아니라 방어적인 위치에 있는 피고라 하더라도 가능하다. 가령 피고가 허위 내용의 서류를 작성하여 이를 증거로 제출하거나 위증을 시키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한 결과 승소확정판결을 받음으로써 자기의 재산상의 의무이행을 면하게 된 경우에는 그 재산가액 상당에 대하여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도333 판결). 

사기죄에서 처분행위자와 피기망자는 동일인이어야 하지만, 처분행위자와 피해자가 동일인일 필요는 없다.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일치하지 않지만 피기망자의 행위에 의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으므로 소송사기가 사기죄를 구성한다는 데 대하여는 의문이 없다. 소송사기에 있어서 피기망자인 법원의 재판은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이 없다면 이는 착오에 의한 재물의 교부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소송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예컨대 이미 사망한 자를 상대로 허위 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판결은 그 내용에 따른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여 상속인에게도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소송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대법원 1986. 10. 28. 선고 84도2386 판결).

그럼 사기죄에 있어 피기망자와 재산상 피해자가 다른 경우 피기망자도 피해자로 볼 수 있는가? 형법은 사기 범죄와 같은 재산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관계인 경우 형을 면제하고, 그 외의 친족의 경우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기소할 수 있도록 ‘친족상도례' 규정하고 있다(형법 354조, 328조). 만약 피기망자도 피해자라고 하면 사기죄에 있어 친족상도례 적용이 되기 위해서는 피기망자와 피해자 모두와 친족이어야만 한다는 결론이 된다.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은 최근 “사기죄의 보호법익은 재산권이라고 할 것이므로 사기죄에 있어서는 재산상의 권리를 가지는 자가 아니면 피해자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1)법원을 기망하여 제3자로부터 재물을 편취한 경우에 피기망자인 법원은 피해자가 될 수 없고 재물을 편취당한 제3자가 피해자라고 할 것이므로 피해자인 제3자와 사기죄를 범한 자가 직계혈족의 관계에 있을 때에는 그 범인에 대하여는 형법 제354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형법 제328조 제1항에 의하여 그 형을 면제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4도8076 판결).

사례로 돌아가 살피건대, A씨가 B씨 명의 서류를 위조· 행사한 점에 관하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가 성립됨은 당연하다. 하지만 소송사기 미수죄에 대하여는 피기망자인 법원을 피해자로 볼 수 없고, 피해자인 B씨는 직계혈족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 형을 면제한다.

1. 은행 직원 기망하여 예금 인출

소송사기와 마찬가지로 은행직원을 기망하여 예금 인출한 경우 사기죄가 성립된다. 예컨대 예금주로부터 강취한 은행예금통장을 이용하여 은행 직원을 기망하여 진실한 명의인이 예금의 환급을 청구하는 것으로 오신케 함으로써 예금의 환급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하는 것은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0. 7. 10. 선고 90도1176 판결). 

2. 등기공무원 속여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

이에 반해 타인 명의의 등기서류를 위조하여 등기공무원에게 제출함으로써 피고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고 하여도 피해자의 처분행위가 없을 뿐 아니라 등기공무원에게는 위 부동산의 처분 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도529 판결). 

*1) 하지만 피해자의 처분행위에 갈음하는 내용과 효력이 없다면 이는 착오에 의한 재물의 교부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소송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예컨대 이미 사망한 자를 상대로 허위 소송을 제기한 경우 그 판결은 그 내용에 따른 효력이 생기지 아니하여 상속인에게도 그 효력이 미치지 아니하므로 소송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대법원 1986. 10. 28. 선고 84도2386 판결)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부동산, 형사소송 변호사의 생활법률 Q&A (2018년, 박영사)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