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가의 최대 화두는‘M&A(인수·합병)’와 구조조정이다. 지난 2000년 코스닥 활황이후 장기침체기를 걷고 있는 증권사들이 ‘구조조정 태풍’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 M&A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지난 2일 우리증권과 LG투자증권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3월 31일자로 합병할 것을 결의하고, 합병계약서에 조인했다. 양사의 합병은 그간 증권가의 최대 이슈였다.양사가 합병할 경우 합병증권사는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에, 삼성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이 바짝 긴장했던 것이 사실.실제로 합병증권사는 자본금 7,868억원, 자기자본 1조8,160억원(12월 기준 단순합계)규모로, 양사의 지점수는 1월말 현재 LG투자증권 115개 지점, 우리증권은 38개 지점이다.

그리고 이번에 합병을 결의함으로써 합병증권사는 업계 최대 증권사로 탄생하게 됐다.우리증권-LG투자증권 합병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통하여 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 고부가가치 중심의 경쟁력 있는 사업구조로 개편하는 한편 은행과의 연계영업을 통한 종합금융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중장기적으로 초우량 선도증권사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우리-LG투자증권’의 합병을 계기로, 증권사의 M&A 바람은 더욱 거세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국투자증권과 대한투자증권의 인수합병 협상이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동원금융지주(동원증권)는 현재 예금보험공사와 한투증권 인수가격 등에 사실상 합의하고 마무리 협상을 진행중이다.

그간 걸림돌로 작용해왔던 한투증권의 손실보장 각서 등 쟁점 사안들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짓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이 통합하게 되면, 수탁고 기준 업계 1, 2위의 초대형 증권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대투증권 매각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은행도 정부와 협상중이다. 하지만 하나은행측과 정부간 ‘손실 보전 문제’를 놓고 시각차가 커 협상이 난항중인 것으로 전해졌다.하나은행이 대투증권을 인수할 경우에도, 수탁고 부분에서 업계 선두권을 유지하게 된다. 이외에도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M&A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증권사 인수에 가장 적극성을 보이는 곳은 농협중앙회. 농협은 최근 인수규모 1,000억원대의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 증권업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농협은 최근 세종증권 등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세종증권은 지난달 농협 등의 피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회사의 최대주주인 세종캐피탈(구 세종금융지주회사)이 투자유치 및 일부지분 매각 등을 목적으로 국내외 투자자들과 논의는 지속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진척사항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농협은 세종증권 외에도 지난해 한누리증권, KGI증권 등의 증권사들과 인수협상에 나섰지만, 매각가 등에서 의견 접근을 보지 못해 협상이 지지부진했었다. 한편, M&A여파로 인해, 각 증권사들의 구조조정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통합을 앞둔 우리-LG투자증권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임박해 있다. 또 협상중인 동원증권과 한투증권도 20여개의 영업점이 중복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여기에 재무구조가 취약한 중소 증권사들도 인력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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