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크게 나누면 강북과 강남으로 구분된다. 강북 부자와 강남 부자는 성장기반과 출발점부터 달라서인지 재테크 투자기법도 다르다. 강북부자와 강남부자의 투자기법에 대해 오정선 외환은행 평창동지점 PB팀장(강북 소재)과 이정우 한미은행 로열플라자 PB팀장(강남 소재)의 분석을 통해 알아본다.

강북 부자는?

지위·부 갖춘 인사많아 실리보다 명분 중시자산 50∼60% 부동산 투자`…`주식보유 적어강북 부자들은 사회적인 지위와 부를 함께 누리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예의 범절을 중요시한다.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은행을 방문하더라도 정장을 하고 화장을 하고 온다. 또한 이자율 0.1%를 따지기보다는 친분과 정에 의해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서 실리보다는 명분을 중요시한다.투자성향을 살펴보면 대부분 투자흐름에 올라타기보다는 자신이 정한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고 투자 변화의 흐름에 둔감한 편이다. 투자수익으로 이익을 얻기보다는 사업이나 자신이 하는 일에서 돈을 버는 일에 더 치중한다.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는 이자율이 3%대로 낮아지면서 두 가지 흐름으로 나뉜다.기존에 후순위채권이나 장기채권으로 자산을 편입해 놓은 사람은 느긋하게 자산을 관리하는 편이고 그렇지 않고 단기투자로 일관하던 투자자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 방황하고 있다. 부동산 쪽은 정부의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은 없다.

오히려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다. 올 한 해 이슈가 되었던 일본, 중국투자펀드는 아예 외면하고 있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부동산은 이미 작년에 한남동이나 옥수동지역의 재개발아파트 구입은 끝낸 상태이고 2∼3년 전에 음성, 진천 쪽의 땅을 구입한 상태이다. 상가도 작년에 이미 처분해서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고 절세 상품이나 3개월짜리 단기상품으로 운용하면서 다시 재투자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태이다. 일부 외화예금 보유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 현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서 달러 자산 보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으며 리디노미네이션에 대한 대책으로 부동산을 고려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움직임은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상태이다.

전체 자산의 50∼60%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주식, 예금 등 금융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주식편입비율은 극히 낮은 것으로 보이고 예금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투자기간에 대한 포트폴리오는 1년 이내 투자가 90% 이상이며 일부 후순위채권이나 국채 등으로 투자하는 경우에만 장기투자 자산을 50% 정도로 보유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식보다는 부동산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고 아파트나 상가보다는 땅이나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 땅도 특정한 한 지역보다는 분산투자로 보통 3∼4군데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금융자산도 확정금리를 뚜렷하게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강남 부자는?

다른지역에 비해 시장 흐름보다 앞서 투자땅투자는 발전가능성·주변관심 덜한 곳 선택강남 부자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시장의 흐름에 앞서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아파트의 경우 2001년 본격적 상승에 앞서 대부분 매수한 상태고 해외 펀드의 경우도 2003년 해외 펀드 붐이 일기 전에 이미 투자에 나선 경우가 많다. 부동산도 주택, 상가시장이 침체되기 전에 토지 쪽으로 투자 방향을 바꾸어 높은 수익을 올렸다. 부유층 밀집지역이라는 특성으로 다양한 투자정보와 지식의 공유가 그 비결이다. 풍부한 자본은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사를 결정한다. 고객 중에는 1990년대 3만원대에 매입한 삼성전자 주식을 아직도 보유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이처럼 그들은 투자와 자산관리에 있어 자신만의 원칙과 뚝심을 고수하고 있다. 부동산은 정부의 각종 규제와 경기침체 지속으로 주춤한 상태지만 적정 임대수익률(약 5%선)이 보장되는 강남권 상가에 대해서는 계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저금리 상황과 장기 불황에 대한 대비책으로 외화자산(외화 표시 장기 연금·저축보험, 외화표시 해외 펀드) 및 위험은 높지만 고수익 추구가 가능한 주식이나 투자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원금이 보장되면서 시장상황에 따라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지수연동정기예금, 통화분산 및 비과세 효과가 있는 10년 이상 장기외화표시보험, 안정성과 수익성의 동시 추구가 가능한 변액연금보험 등에 관심이 높다. 채권형펀드는 최근 사상 최저금리의 갱신으로 채권가격이 상승해 인기가 있었으나 금리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경계감으로 3개월 미만의 단기채권형 펀드나 MMF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강남을 기준으로 보면 압구정동과 같은 오래된 아파트 단지는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의 비중이 높은 반면, 도곡동과 같은 신축 주상복합아파트단지는 금융자산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식은 삼성전자와 같은 핵심우량주 위주로 투자를 하지만, 가스주, KT&G, 풍산과 같은 배당수익률이 높은 경기방어주에 장기예금의 개념으로 장기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 부동산은 주택은 자가소유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 노후생활보장 차원에서 수익성 상가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토지에 대한 투자는 이미 개발재료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보다 향후 발전가능성이 있고 주변의 관심이 덜한 곳에 장기 투자하고 있다.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총 자산의 10∼20% 정도는 원금이 보장되고 수익률이 확정된 은행 예금을 이용하고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해당자는 분리과세 목적으로 만기 5년 이상 장기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장기금리 하락 및 분리과세 요건 강화로 채권투자에 대한 인기는 시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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